성폭행/강제추행
피고인 A는 2020년 3월 31일 새벽 지하철 7호선 전동차 안에서 옆자리에 앉은 피해자 B의 허벅지부터 무릎까지 손으로 쓸어내려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며, 법원은 수사 과정에서의 범인 식별 절차 문제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부족 등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해자 B는 2020년 3월 31일 새벽, 지하철 7호선 전동차에서 옆자리에 앉은 남성으로부터 허벅지를 만져지는 추행 피해를 입었다며 112에 신고했습니다. 수사기관은 지하철 CCTV 자료를 분석하여 피고인 A를 용의자로 지목했고, 피해자에게 사진을 제시하여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받았습니다. 이에 피고인 A는 강제 추행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자신은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무죄를 주장하며 법정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수사기관의 범인 식별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추행 사실을 뒷받침할 다른 객관적인 증거가 충분한지가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피고인 A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의 동의가 없어 무죄 판결의 요지는 공시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 외에 추행 장면을 직접적으로 증명할 CCTV 녹화 자료나 목격자의 진술이 없음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묘사한 범인의 인상착의(40~50대, 술에 엄청 취한 상태, 머리숱이 많지 않음)가 실제 피고인의 모습(30대, 그다지 취하지 않음, 머리숱 적지 않음)과 크게 다르다는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수사기관의 범인 식별 절차가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러 사람의 사진을 동시에 제시하는 원칙을 지키지 않고 단일 또는 소수의 사진만을 제시하여 피해자에게 암시를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를 추행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다음 법령과 법리적 원칙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판결): 이 조항은 피고인의 범죄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은 경우 무죄를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추행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조항에 근거해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이 적용된 결과입니다.
형법 제58조 제2항 (판결의 공시): 무죄 판결의 요지는 피고인이 동의하는 경우 공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공시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본 사건에서도 피고인의 동의가 없어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았습니다.
증거법상 범인 식별 절차의 원칙: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도2520 판결 등)에 따르면, 사진제시에 의한 범인 식별 절차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려면, 범인의 인상착의 등을 사전에 상세히 기록하고, 용의자를 포함하여 그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러 사람의 사진을 동시에 피해자에게 제시하여 지목하도록 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이 낮게 평가되었습니다. 즉, 단 2장의 사진만 제시되거나 피고인의 사진만 제시된 점, 피해자의 진술이 암시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이 절차의 부적절성을 뒷받침했습니다.
성범죄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으나, 그 진술의 신빙성은 다른 객관적인 증거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범인 식별 과정이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낮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첫째,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한 사전 상세 진술 없이 단일 또는 소수의 사진만으로 범인을 지목하게 한 경우. 둘째,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러 사람의 사진을 동시에 제시하지 않은 경우. 셋째, 수사기관이 피해자에게 특정인을 범인으로 암시하는 듯한 질문이나 태도를 보인 경우. 유사한 피해를 입었을 경우, 가해자의 인상착의, 당시 상황, 주변 목격자 유무 등을 최대한 정확하게 기억하고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사건 현장의 CCTV 녹화 여부를 신속히 확인하여 증거로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