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L대학교의 전임교원 9명(원고들)은 학교법인 J(피고)가 임용 계약 시 적용한 연봉제가 무효이므로 호봉제에 따른 미지급 임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학교법인이 연봉제 도입을 위해 마련한 내규나 교직원보수규정 개정이 정관 및 관련 규정에 따른 적법한 절차(교원인사위원회 심의, 이사회 의결 등)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교수들이 연봉제 계약에 자유롭게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고, 학교법인의 착오 주장도 중대한 과실로 인정되지 않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교수들에게는 호봉제 급여 체계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았으며, 공무원보수규정 별표 12에 따른 봉급월액과 L대학교의 교원인사규정 별지 제3호 서식에 따른 초임호봉 산정 기준을 적용하여 미지급 임금 차액을 산정했습니다. 다만 정근수당 가산금 산정 시 전문트랙 전임교원 근무 기간은 포함되지 않으며, 휴직자의 수당은 일할 계산해야 한다고 보아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 중 일부를 인용하고,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L대학교의 여러 교수들이 학교법인으로부터 연봉제로 임금을 받아왔지만, 자신들에게는 호봉제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지급된 임금을 달라고 요구한 상황입니다. 교수들은 학교법인이 연봉제를 도입하면서 필요한 내부 절차(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 이사회의 의결 등)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으므로 연봉제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동일한 전임교원이면서 연봉제를 적용받는 자신들이 호봉제를 적용받는 다른 전임교원과 비교해 불합리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학교법인은 연봉제 도입이 정당하며, 설령 연봉제에 문제가 있더라도 교수들이 계약에 동의했거나 학교가 착오로 계약을 맺은 것이므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맞섰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통해 교수들은 호봉제에 따른 과거의 임금 차액과 각종 수당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피고 학교법인이 전임교원에게 적용한 연봉제 계약의 근거 규정(이 사건 내규 및 교직원보수규정)이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따라서 연봉제 계약이 유효한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연봉제 계약이 무효일 경우, 원고들에게 적용되어야 할 급여 체계(호봉제)와 그에 따른 미지급 임금 및 수당의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범위도 중요한 쟁점으로 다루어졌습니다. 특히 호봉 산정 시 공무원보수규정 적용 여부, 각종 수당의 일할 계산 여부, 정근수당 가산금 산정 시 전문트랙 전임교원 경력 포함 여부, 성과상여금 지급 요건 등이 세부적으로 검토되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연봉제를 적용한 근거인 '연봉제 정년트랙 교원의 연봉책정 지침에 관한 내규' 및 2015. 1. 14. 개정된 교직원보수규정 제7조 제2항이 모두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무효 사유는 정관에서 정한 교무위원회 심의, 이사회 의결, 교원인사위원회 심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특히 내규는 '규칙'의 형식이 아닌 하위 규범인 '내규'의 형태로 제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총장이 급여 조건을 임의로 정할 수 있다는 피고의 주장은 정관의 절차 규정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교원들에게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배척되었으며, 사립학교의 자율성 역시 적법한 근거 규정과 절차 준수를 전제로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들이 연봉제 계약에 자유로운 의사로 동의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피고의 착오로 인한 계약 취소 주장도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에게는 호봉제 급여체계가 적용되어야 하며, 봉급월액은 공무원보수규정 별표 12를 적용하되 초임호봉은 L대학교 교원인사규정 제22조 제1항 및 별지 제3호 서식의 경력 인정 환산율표에 따라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각종 교직원 수당(정액급식비, 정액연구비, 정근수당, 특별교육연구비, 명절휴가비, 봉급조정수당, 가계복지수당, 학사지도비, 성과상여금)도 호봉제 기준으로 재산정되어 미지급 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휴직자의 수당은 일할 계산해야 하며, 정근수당 및 정근수당 가산금 산정 시 '근무연수'는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신규 임용된 이후의 기간만을 기준으로 한다고 보아 전문트랙 전임교원으로서의 근무 기간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성과상여금은 지급기준일 현재 휴직 중이라도 평가대상에 포함되고, 성과평가가 없는 경우에도 규정된 금액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호봉제를 기초로 재산정한 임금액에서 이미 지급한 연봉제 금액을 공제한 차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피고 학교법인은 원고 교수들에게 별지 1 인용금액표에 기재된 미지급 임금 차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0. 12. 24.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을 지급해야 합니다.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공무원보수규정 별표 15 적용 주장)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이 사건 판결은 학교법인의 연봉제 도입 절차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데 여러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3항 (계약제 교원의 임용): 사립학교법은 계약제 교원의 임용 시 근무기간, 급여, 근무조건 등을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계약의 조건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여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 자율성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행사되어야 하며,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이 사건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97조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학교법인이 적법하지 않은 연봉제를 적용한 것이 취업규칙인 호봉제 규정에 미달하는 것이므로, 연봉제 부분이 무효가 되고 호봉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취업규칙의 작성 및 변경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호봉제에서 연봉제로의 변경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변경은 효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4조 제1항 (취업규칙의 게시 또는 비치):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장소에 항상 게시하거나 갖추어 두어 근로자에게 널리 알려야 할 '주지의무'가 있습니다. 학교법인이 연봉제 내규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점도 내규의 효력을 부정하는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6조 (균등처우) 및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이 원칙들은 성별, 직급,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해서는 안 되며,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원고들은 동일한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서 호봉제 교원과 차별적인 연봉제 적용을 받은 것이 이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연봉제 규정 자체의 절차적 하자로 무효임을 인정하면서 별도로 차별성 여부까지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민법상 착오로 인한 계약 취소 규정: 학교법인은 연봉제가 무효일 경우 계약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었다며 계약 취소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법적 효력에 대한 인식 부족을 착오로 보기 어렵고, 학교법인으로서 교원 채용에 신중을 기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년트랙 전임교원에게 연봉제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착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공무원보수규정 별표 12 (국립대학 교원 등의 봉급표): L대학교 교직원보수규정 제7조 제1항이 교원의 봉급월액을 이 별표 12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어, 호봉제 적용 시 봉급액 산정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L대학교 교원인사규정 제22조 및 별지 제3호 서식 '경력 인정 환산율표': 이 사건에서 초임호봉 산정의 구체적인 기준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원고들은 공무원보수규정 별표 15, 24, 26을 주장했으나, 학교 자체 규정인 교원인사규정의 경력 인정 환산율표가 우선 적용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사립학교 교원으로 임용될 때, 급여 체계(연봉제 또는 호봉제)와 관련된 규정이 적법하게 마련되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학교 내부 규정(정관, 교원인사규정, 교직원보수규정 등)에 따라 급여 조건 변경 시 이사회 의결, 교원인사위원회 심의 등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해당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만약 학교 측이 적법한 절차 없이 연봉제를 도입했다면, 해당 연봉제는 무효가 될 수 있고, 근로자에게 더 유리한 기존의 호봉제와 같은 취업규칙의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 내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이해했는지, 그리고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동의했는지를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호봉 산정에 필요한 경력 증명서를 제출할 때, 모든 관련 경력을 누락 없이 정확하게 기재하고 증빙 서류를 함께 제출하여 추후 분쟁의 여지를 줄여야 합니다.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급여 체계나 임금 수준에 차이가 있다면, 근로기준법상 '균등처우 원칙'이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는지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