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육
초등학교 4학년 피해아동을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폭언과 신체적 가해를 한 혐의로 기소된 체육관 코치(피고인 B)가 원심에서 벌금 2,000,000원을 선고받고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재판부 또한 피고인 B의 아동학대 및 정서적 학대 사실을 인정하며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한편, 같은 사건으로 기소되었으나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다른 코치(피고인 A)에 대한 검사의 항소와 피고인 B의 형량이 가볍다는 검사의 항소 역시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2021년 12월 20일, 피고인 B는 실내체육관에서 초등학교 4학년 피해아동에게 훈련을 시키던 중, 라켓으로 셔틀콕을 날려 맞히거나 피해아동의 등을 할퀴고 어깨 및 팔을 꼬집는 신체적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또한 피해아동에게 '시발년아. 느리다고!'와 같은 욕설을 하며 밀어 바닥에 넘어뜨리는 행위도 하였습니다. 피고인 B는 당일 피해아동의 부모에게 '오늘 훈련 중 악력기 테스트를 실시하였는데 4, 5학년 모두 거짓말한 것이 적발되어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같은 날 저녁 피해아동의 아버지가 피해아동의 팔, 어깨, 등에 멍과 상처가 있는 사진을 피고인 B에게 보내자, 피고인 B는 다음 날 '피해아동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라며 사과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후 피고인 B는 이러한 행위가 학대가 아닌 고강도 훈련이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습니다.
피고인 B가 피해아동에게 실제로 아동학대 행위를 했는지 여부, 특히 피해아동 진술의 신빙성 및 정서적 학대행위에 대한 법리 적용의 적정성 여부가 주된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피고인 A에 대한 무죄 판단의 타당성과 피고인 B의 원심 형량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도 다투어졌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 B가 피해아동에게 라켓으로 셔틀콕을 날려 맞히고, 등을 할퀴며 어깨 및 팔을 꼬집는 등 신체적 가해와 함께 '시발년아. 느리다고!'와 같은 욕설을 하며 밀어 넘어뜨린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아동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피고인 B 스스로도 강도 높은 훈련을 시켰음을 인정한 점, 피해아동의 신체에 멍과 상처가 촬영된 사진, 피고인 B가 피해아동의 아버지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 등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정서적 학대행위와 관련해서는, 아동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가 없었더라도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을 저해할 위험을 미필적으로 인식했다면 정서적 학대가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에 따라 피고인 B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 B의 항소는 기각되었고, 원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피고인 A에 대한 검사의 항소와 피고인 B의 형량이 가볍다는 검사의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피고인 B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가 모두 기각됨에 따라, 피고인 B는 원심과 동일하게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벌금 2,000,000원의 형이 확정되었고, 피고인 A는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행위, 특히 '정서적 학대행위'의 성립 요건에 대해 중요한 법리를 제시합니다.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행위는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서 아동의 정신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정도이거나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반드시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행위로 인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있음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 충분히 성립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7도5769 판결,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3488 판결 참조). 양형(형량 결정)에 있어서는 형법 제51조에 따라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다양한 조건을 종합적으로 참작하며, 항소심에서는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경우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합니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아동의 신체에 발생한 멍이나 상처는 아동학대의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발생 시점을 명확히 하고 관련 사진이나 영상 등 증거를 즉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도자(코치, 교사 등)의 교육적 목적 훈련이라 할지라도, 아동의 신체적 또는 정신적 건강이나 발달을 해치거나 해칠 위험이 있는 경우 '아동학대' 또는 '정서적 학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가 없었더라도 아동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아동의 진술은 일관성과 구체성을 갖춘 경우 신빙성이 높게 인정될 수 있으며, 다른 목격자의 진술이 없다고 해서 아동 진술의 신빙성이 무조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동학대 관련 사건에서는 피해아동과 가해자 간의 메시지, 녹음 기록 등도 사건 경위와 가해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초등학생에게 고강도 훈련을 시킬 때는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 수준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욕설이나 물리력을 동반한 훈련은 학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