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기사 최저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사건

피고 회사인 택시운송사업자는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택시 운전근로자의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서 제외되자, 실제 근로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단축하는 합의를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러한 합의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이에 따른 퇴직금 및 퇴직연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판단하고 피고에게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망 C의 소송수계인 D, E, F, G, H, I, J, K, L, M, N, O, P, Q, R, S 등): 피고 회사에서 택시운전기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들 (망 C는 재판 중 사망하여 배우자인 D가 단독으로 상속하여 소송을 수계함)
• 피고 (T 주식회사): 서울특별시에서 일반택시 운송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

분쟁 상황

피고 회사에서는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사납금을 납입하고 나머지는 운전기사 수입으로 하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해왔습니다. 최저임금법이 개정되어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이 산입되지 않게 되자, 피고는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정을 통해 1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에서 5시간, 다시 4시간 30분으로 형식적으로 단축했습니다. 이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가시켜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러한 합의가 무효이므로,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이를 반영한 퇴직금 및 퇴직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택시운송사업자가 최저임금법 개정 후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단축한 합의가 유효한지 여부입니다.2. 이 합의가 무효인 경우, 원고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최저임금 미달액과 이에 따른 미지급 퇴직금 및 퇴직연금의 산정 방법과 범위입니다.3. 상여금, 운행숙달보조금, 성실근무수당 등이 최저임금 산정 시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인용금액표에 기재된 각 원고별 인용금액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됩니다.3. 소송비용은 피고가 60%, 원고들이 40%를 각 부담합니다.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회사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정급 인상 부담을 피하기 위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화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한 합의는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려는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이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6시간 40분을 기준으로 해야 하며, 이에 따라 재산정된 최저임금 미달액과 미지급 퇴직금 및 퇴직연금을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상여금, 운행숙달보조금, 성실근무수당 등은 최저임금 산정을 위한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택시운전근로자 특례조항) 및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3: 이 조항들은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택시 운전근로자들의 불안정한 임금 수입을 보완하고 생활 안정을 보장하려는 사회정책적 목적을 가집니다.2.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사용자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고정급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입니다.3.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제50조 제1항, 제2항: 근로자와 사용자는 기준근로시간(1주 40시간, 1일 8시간)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소정근로시간을 합의할 수 있으나, 단지 형식에 불과하거나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가 있는 경우 그 합의의 효력은 부정될 수 있습니다.4.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에 관한 규범적 부분은 단체협약이 실효되더라도 변경되지 않는 한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유효하게 존속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과 같이 새로이 체결된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무효인 경우, 종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됩니다.5.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개정 전후 규정)​: 최저임금 적용 기준 시간 수 산정 방식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2018년 12월 31일까지는 월 단위 임금을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누어 시간급으로 환산할 때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주휴시간)을 고려할 필요가 없었으나, 2019년 1월 1일부터는 '1주의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소정근로시간 수 + 주휴시간 수)에 '1년 동안의 평균의 주의 수'를 곱하여 12로 나눈 '1개월의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에 주휴시간을 포함하여 계산하도록 변경되었습니다.6.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 제11조의2: 2019년 8월 20일에 신설된 조항으로, 택시운수종사자의 근로시간을 1주간 40시간 이상으로 정해야 한다고 규정하여, 최저임금 인상을 소정근로시간 축소로 상쇄하는 편법을 막고 최저임금 제도의 본질적인 취지를 보호하려는 목적을 가집니다.7.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0조 제1항, 제3항: 사용자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가입자에 대해 매년 1회 이상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납입해야 합니다. 최저임금 미달로 인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이 재산정될 경우, 퇴직금과 퇴직연금 부담금도 이에 따라 재계산되어 미지급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8. 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다70388 판결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아왔던 경우, 퇴직금 산정 시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미지급 임금 포함)이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9. 상법 연 6%, 근로기준법 제36조, 제37조 제1항, 시행령 제17조 연 20% 지연이자: 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에 대해서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에 따른 연 6%의 이율이,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 20%의 이율이 지연손해금으로 적용됩니다.

참고 사항

1. 택시 운전 근로자의 경우,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무 형태의 변화 없이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2.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로 판단되면, 최저임금 미달액을 산정할 때 해당 합의 이전의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3.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고, 단체협약 등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되며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을 말합니다. 생활 보조나 복리후생을 위한 임금은 제외되니, 자신의 임금 항목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상여금, 운행숙달보조금, 성실근무수당 등이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되었습니다.4. 최저임금 미달액이 발생하면, 이를 바탕으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 또한 재산정되어야 합니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경우에도 법정 의무 납입금과의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5. 최저임금 산정 시 '1개월의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 계산 방법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18년 12월 31일까지는 주휴시간을 고려하지 않았으나, 2019년 1월 1일부터는 주휴시간을 포함하여 계산합니다. 자신의 근무 기간에 해당하는 시행령 규정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6. 단체협약 내용이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로 판단된 경우, 종전 단체협약의 내용이 근로관계에 계속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7. 노동관계법령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이나 행정지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강행규정을 잠탈하는 의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