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내 직장 괴롭힘 징계 및 성폭력 명예훼손 관련 판결

이 사건은 전 E정당 대표인 원고 B가 피고 C정당으로부터 받은 당원권 정지 2년 및 직장 내 괴롭힘 교육 이수 명령 징계가 무효임을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입니다. 또한 원고는 피고의 징계 관련 홈페이지 게시행위, 자신의 성폭력 피해 주장에 대한 피고의 언론 공표행위 및 직장 내 성희롱 조치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명예회복을 위한 정정 입장문 게재 및 문자 발송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에 대한 징계가 절차적, 실체적으로 위법하지 않고 징계 양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징계 무효 확인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또한 피고의 게시행위와 공표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고, 성희롱 조치 의무도 이행했다고 보아 원고의 모든 손해배상 및 명예회복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B: 피고 C정당에 입당하여 2021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E정당 대표로 활동했던 인물. 피고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징계를 받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C정당: 정당법에 따라 설립된 정당으로, 원고 B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 신고인 1, 2, 3, 4 (F, L, M, N 등): 원고 B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신고하거나 관련 피해를 주장한 피고 C정당의 전·현직 당직자들입니다.
• O: 당시 피고 C정당의 대표자로, 원고 B에 대한 징계를 제소했습니다.
• H: 이 사건 조사위원회 위원이자 피고 C정당 대변인실 국장으로, 원고 B에 대한 책임 추궁 입장문에 서명했습니다.
• T: 피고 C정당의 광역시도당 위원장으로, 원고 B가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 당사자입니다.
• R: 피고 C정당의 수석대변인으로, 원고 B의 성폭력 주장에 대해 피고의 입장을 언론에 공표했습니다.
• W: 당시 피고 C정당의 부대표이자 젠더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원고 B의 성폭력 피해 주장을 전달받고 조치에 관여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B는 2021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피고 C정당 산하 E정당 대표로 근무했습니다. 2022년 3월 14일, 피고 C정당의 특별직 당직자 F은 원고 B가 E정당 당직자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텔레그램 대화방에 게시했습니다. 이에 원고 B는 E정당 대표직을 사퇴했고, 피고 C정당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신고인들이 주장한 피해 사실 중 일부가 사실로 확인되었고, 이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 피고 C정당의 대표 O은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고 B를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했습니다. 중앙당기위원회는 원고 B에게 당원권 정지 2년 및 직장 내 괴롭힘 교육 4시간 이수 명령 징계를 내렸습니다. 한편, 원고 B는 2022년 5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E정당 당직자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며 과거 피고 C정당 내에서 있었던 성폭력 피해 사실과 당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는 글을 게시했습니다. 이에 피고 C정당 수석대변인 R은 2022년 5월 17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원고 B의 주장을 반박하는 입장을 공표했습니다. 이후 원고 B는 피고 C정당의 징계가 부당하며, 징계 관련 게시 및 성폭력 관련 공표 행위로 인해 명예가 훼손되었고, 피고 C정당이 성희롱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C정당이 원고 B에게 내린 당원권 정지 및 교육 이수 명령 징계가 절차적, 실체적 위법성이 있는지, 그리고 징계 양정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C정당의 징계 관련 홈페이지 게시행위 및 원고 B의 성폭력 주장 반박 언론 공표행위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 C정당이 원고 B가 주장한 직장 내 성희롱 사실에 대해 남녀고용평등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사업주의 조사 및 조치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징계 무효 확인 청구: 기각. 이 사건 징계 결정은 절차적 위법성(징계사유 동일성, 조사위원회 구성)이 없고, 징계 사유 중 이 사건 제5 징계사유(신고인2에 대한 발언)는 인정되지 않지만, 나머지 징계사유(제1, 2, 3, 4, 6, 7, 8 징계사유)는 인정되며, 이들만으로도 당원권 정지 2년 및 교육 이수 명령 징계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2. 징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기각. 징계가 위법하지 않으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3. 홈페이지 게시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기각. 징계 결정 게시행위는 진실한 사실에 해당하고 정당 당규에 따른 것이며, 실명 노출 후 즉각 수정 조치된 점을 고려할 때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언론 공표행위 및 직장 내 성희롱 조치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기각.
   • 성희롱 조치 의무 불이행: 원고의 성폭력 피해 주장에 대해 피고가 피해 사실을 수용하고 공식적인 문제 제기 자리를 마련했으며, T에게 경고 및 서면 사과 조치를 취하는 등 남녀고용평등법 및 취업규칙에 따른 조치 의무를 이행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언론 공표행위 명예훼손: 피고의 언론 공표행위는 원고의 주장을 반박하고 피고의 조치 경위를 설명하는 것으로서 전체적으로 객관적 사실에 합치되며,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는 허위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5. 명예회복을 위한 처분 및 간접강제 청구: 기각. 공표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명예회복을 위한 처분 의무나 간접강제 청구도 이유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법원은 원고 B의 피고 C정당에 대한 징계 무효 확인, 손해배상, 명예회복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원고에게 내려진 징계가 정당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관련 당규와 강령의 목적에 비추어 정당하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여러 비위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의 정보 공표 행위 역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성희롱 관련 조치 의무 또한 충실히 이행되었다고 보아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률과 법리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 정당의 자유 및 민주적 내부 질서: 대한민국 헌법은 정당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정당의 활동은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민주적 내부 질서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법적 규제가 필요합니다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23791 판결).
• 징계 무효 확인의 법률상 이익: 정당의 당원권 정지 징계 처분의 효력은 기간이 경과하면 상실되지만, 만약 부수적인 처분(예: 교육 이수 명령)이 남아있어 당원의 법적 지위에 불이익을 초래하는 경우, 주된 징계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됩니다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23791 판결 참조).
• 징계 사유의 동일성: 징계 절차에서 제소 사유와 최종 징계 사유 사이에 기본적 사실 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절차적 위법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관계가 기본적으로 동일하고, 당사자가 쟁점이 되는 사실 관계를 인지하고 충분히 의견을 진술할 기회가 있었다면 위법하지 않다고 봅니다.
• 직장 내 괴롭힘 판단: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정당 당규 및 강령과 함께 이 기준이 준용되어 원고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판단되었습니다.
• 징계 양정의 재량권 일탈·남용: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징계 처분이라 할지라도, 그 내용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위법합니다. 이는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 목적, 징계 기준, 비례 원칙 및 평등 원칙 위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두9179 판결 등).
•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사유: 어떤 표현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더라도, 그 표현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진실한 사실이거나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습니다 (대법원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판결 등).
•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해야 하며, 성희롱 사실이 확인되면 행위자에게 징계, 근무 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 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 제5항).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정당 내부 징계의 자율성: 정당은 정치적 조직체로서 내부 규율에 대한 자율성이 존중됩니다. 따라서 징계 사유나 절차의 위법성을 다툴 때는 해당 정당의 당헌, 당규에 명시된 기준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 직장 내 괴롭힘의 판단 기준: 정당의 당직자 간 괴롭힘 여부를 판단할 때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 및 요건(직위 또는 관계의 우위 이용,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위, 신체적·정신적 고통 야기 또는 근무환경 악화)이 준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해당 정당이 추구하는 강령이나 당헌에 비추어 당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인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처우: 기간제 근로자나 고용 불안정한 당직자에게 근로 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거나, 불필요한 야간 업무 지시, 개인의 사적 활동(SNS) 지적, 고용 연장을 빌미로 한 부당한 요구 등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조사 절차의 공정성: 징계를 위한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될 경우, 위원 구성의 객관성과 조사 과정의 공정성이 중요합니다. 외부 전문가를 포함하거나 이해관계가 없는 위원을 참여시키는 것이 공정성 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명예훼손 및 공표의 위법성 판단: 언론 공표나 게시글로 인한 명예훼손 주장이 있을 때는 해당 내용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진실한 사실'인지 또는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등이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또한, 실명이 노출된 경우 즉각적인 수정 조치 등도 위법성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다.
• 성희롱 조치 의무의 이행: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사업주는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사실 확인을 위한 지체 없는 조사와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피해자의 의견을 듣고, 단순한 구두 경고가 아니라 실질적인 재발 방지 및 피해 회복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가 핵심입니다. '성폭력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라는 피해자의 발언이 있었더라도, 불쾌한 신체 접촉이나 무례한 태도 등은 성희롱 예방 및 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