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 기타 형사사건
이 사건은 축산물 도매업자로부터 부탁받고 영세 정육점 조합원들 명의로 53억 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준 조합 실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재판부는 대부분의 조합원들과의 공모가 인정되지 않고, 일부 공모가 인정된 부분은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건입니다.
피고인 A는 B빌딩에 위치한 C조합의 실장으로서 소규모 정육점을 운영하는 조합원들의 세무 업무를 대행하고 있었습니다. 2010년 1월경, 축산물 도매업자인 F로부터 조합원 명의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대가로 '수고비'를 받기로 했습니다. 피고인은 조합원들의 세무 신고 권한과 도장을 보관하고 있음을 이용하여, 2010년 1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총 1,062회에 걸쳐 약 53억 8천만 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E에게 발급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는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세범 처벌법을 위반한 것이며, 영리 목적으로 대규모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했다는 이유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가중처벌 대상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이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범행의 주체(정범)가 될 수 있는지 여부, 아니면 세금계산서 공급자로 기재된 조합원들의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인이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에 있어 조합원들과 '공모'하였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인에게 '영리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와, 관련 범죄가 '포괄일죄'인지 '실체적 경합범'인지에 대한 법률 적용 문제였습니다. 법원은 특히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자가 '자신을 공급자로 기재하지 않은 경우' 단독정범이 될 수 없다는 법리를 적용하여, 피고인이 조합원들과 공동정범 관계에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은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허위 세금계산서에 자신을 공급자로 기재하지 않았으므로 '단독정범'이 될 수 없고, 조합원들의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수사 결과, 피고인이 일부 매출 규모가 큰 조합원(I, O, V, Q)과는 공모하여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실은 인정되었으나, 이 부분 공급가액 합계는 3억 4천여만 원으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 기준(50억 원 또는 30억 원)에 미달하여 조세범 처벌법 위반에 해당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 범죄 행위가 2012년 3월에 종료되었고, 공소시효 5년이 지나 2018년 12월에 공소가 제기되어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K, M을 포함한 대부분의 다른 조합원들과는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에 대한 공모 사실이 인정되지 않아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했습니다. 전체 범죄가 '포괄일죄'인데 그중 일부는 무죄이고 일부는 면소 사유에 해당할 경우,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 옳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조세범 처벌법'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그리고 '형법'상 공동정범의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nn1.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 이 조항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고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법리는, 이 조항이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한 자가 자신을 공급하는 자로 기재한 세금계산서를 교부한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즉, 피고인처럼 타인(조합원)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경우, 자신을 공급자로 기재하지 않았다면 이 조항의 '단독정범'으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대신 사문서위조죄 등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nn2.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 이 법률은 영리를 목적으로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한 채 일정 금액 이상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수취한 경우에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발급한 허위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 합계가 이 법률이 정한 기준 금액(50억 원 또는 30억 원)에 미달하여 최종적으로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nn3.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실행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동가공의 의사'(범죄를 함께 저지르려는 마음)와 그 의사에 기반한 '기능적 행위지배'(범죄 실행 과정에서 각자의 역할이 본질적으로 기여하여 전체 범죄를 지배했다고 볼 수 있는 정도)가 필요합니다. 피고인과 조합원들 사이에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에 대한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조합원들의 명의를 이용하는 데 조합원들이 동의하거나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 공모 관계가 증명되어야 했습니다. 재판부는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피고인의 행위를 알지 못했거나 동의하지 않았다고 보아 공동정범 관계를 부정했습니다.nn4. 형사소송법상 포괄일죄, 공소시효, 무죄 및 면소: 여러 개의 범죄 행위가 하나의 범의 아래 일정 기간 계속 반복될 때 이를 '포괄일죄'라고 보며, 공소시효는 최종 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진행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공소사실 전체를 포괄일죄로 보았고, 일부 공모가 인정된 부분은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면소' 사유에 해당했습니다. 또한, 다른 대부분의 부분은 공모가 입증되지 않아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였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포괄일죄의 일부에 대해 유죄의 증거가 없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 피고인에게 유리한 '무죄'를 주문에 표시하고 면소 부분은 판결 이유에서 설명하는 것이 옳으므로, 이 사건 피고인에게는 최종적으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공소시효는 조세범 처벌법상 5년이 적용되었습니다. (구 조세범 처벌법 제22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제326조 제3호)nn이러한 법리들을 통해 법원은 피고인이 세무 대행 업무의 위임 범위를 넘어 독단적으로 허위 계산서를 발급한 행위와 관련하여, 조합원들과의 '공모'가 입증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공모가 인정되었으나 공소시효가 완성된 부분에 대해서는 면소에 해당하나 피고인에게 유리한 무죄를 최종 선고했습니다.
세무 대리인에게 세무 업무를 위임할 때는 그 위임의 범위를 서면으로 명확히 하고, 특히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행위(예: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는 위임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세무 대리인이 임의로 중요한 세무 행위를 하는 경우, 이는 대리인에게 위임된 권한을 초월한 행위로 간주되어 대리인 개인의 형사 책임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업자는 자신의 명의로 허위 세금계산서가 발행될 경우,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으로 처벌될 위험이 있으므로, 세무 대리인의 업무 처리 내역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면 즉시 확인하고 시정을 요구해야 합니다. '공모'는 명시적인 합의가 아니더라도 전체적인 상황과 각자의 역할 등을 종합하여 인정될 수 있으므로, 세무 대리인의 위법 행위에 암묵적으로라도 동의하거나 방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세금계산서 관련 범죄는 일반 범죄보다 공소시효가 길게 적용될 수 있으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될 수 있으므로 위법행위에 가담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