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공군 소속 군인 B가 후임병의 이마를 만져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원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자 군검사가 항소한 사건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이마 접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상황, 접촉 부위,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추행' 행위로 볼 수 없고 추행의 고의도 없었다고 판단하여 군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피고인 B는 2021년 5월 17일 오전경 공군 작업장에서 전투복 칼라를 올리고 있던 후임병 피해자 F(가명)에게 "열이 나는 것 아니냐"고 말하며 자신의 손바닥을 피해자의 이마에 약 2초 정도 가져다 댄 행위로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이 행위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고, 군검사는 이를 추행으로 보아 기소했으나 원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항소하였습니다.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기재된 일시와 장소에서 피해자의 이마에 손을 댄 사실이 있었는지 여부 그리고 피고인의 행위가 군형법상 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추행'에 해당하는지 또 추행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군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이마에 손을 댄 사실은 인정하였으나, 해당 행위가 군인등강제추행죄의 '추행'에 해당하거나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점, 접촉 부위가 사회통념상 성과 관련된 특정 신체 부위로 보기 어려운 이마였던 점, 선후임 관계 및 평판에 대한 불만으로 신고가 이루어진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B의 군인등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원심과 항소심 모두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군검사의 항소는 최종적으로 기각되었습니다.
군형법 제92조의3(군인등강제추행)은 군인을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 범죄를 처벌하며 형법상 강제추행죄와 본질적인 차이 없이 동일하게 해석됩니다. 본 사건에서는 이 조항의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의 의미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도16111 판결 등 참조)에 따르면 일반인에게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체온 확인이라는 의도 이마라는 신체 부위 선후임 관계 등을 고려할 때 객관적인 추행이나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군사법원법 제430조 제1항(항소 기각)은 항소심에서 항소 이유가 없다고 판단될 때 항소를 기각하는 규정입니다. 본 사건에서 군검사의 항소가 이유 없다고 판단되어 적용되었습니다. 군사법원법 제380조(무죄 선고)는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무죄를 선고하는 규정입니다.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되었으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무죄 판결이 유지되었으므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할 필요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신체 접촉 시에는 상대방의 동의 여부와 의사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직위나 권력 관계가 있는 경우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건강 상태 확인 등 선의의 목적이라 하더라도 오해를 살 수 있는 신체 접촉은 자제하고 필요한 경우 비접촉식 체온계 사용 등 오해의 소지가 없는 방법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은 주관적일 수 있으나 법적으로는 객관적인 기준과 당시 상황 관계 행위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자신의 행위가 타인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폭력 관련 사안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이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지만 진술 내용의 일관성 구체성 경험칙과의 부합 여부 그리고 다른 객관적 증거와의 관계 등이 함께 검토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