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처분/집행
주식회사 H는 B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피고 조합')에 용역을 제공하여 국공유지 무상양도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사업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H사는 계약에 따른 인센티브 14억 5,900만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했으나, 계약이 변호사법 위반으로 무효가 될 경우를 대비해 예비적으로 부당이득 반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계약체결상 과실 책임 등 여러 청구를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주위적 청구(인센티브)는 기각했으나, 변호사법 위반으로 계약이 무효임에도 피고 조합의 불법성이 현저히 크다고 판단하여 H사가 용역을 위해 지출한 비용 7억원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주식회사 H는 B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과의 용역계약에 따라 '국공유지 무상양도를 통한 수익성 개선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원고는 이 업무를 통해 피고 조합이 약 81억원 상당의 토지 매수대금을 절약하여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주장하며, 계약에 명시된 인센티브 14억 5,900만원의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피고 조합은 이 인센티브 지급을 거부했으며, 이에 원고는 인센티브 지급 외에 계약 무효 시 부당이득 반환 등을 예비적으로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본 사건의 핵심 쟁점은 재개발 정비사업관리 용역 계약에서 '국공유지 무상양도를 통한 수익성 개선 업무'가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가 금지하는 비변호사의 법률사무 취급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만약 계약이 무효라면 원고의 용역 제공이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여 반환을 청구할 수 없는지 여부, 그리고 부당이득 반환의 범위였습니다.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H의 주위적 청구(약정금)와 나머지 예비적 청구(불법행위, 계약체결상 과실)를 기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법원에서 추가된 원고의 제1예비적 청구(부당이득 반환)를 일부 받아들여 피고 조합은 원고에게 7억원과 이에 대한 2021년 10월 26일부터 2024년 1월 18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각각 50%씩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조합 사이의 용역 계약 중 '국공유지 무상양도 협의 업무'가 변호사만이 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 해당하며, 원고는 변호사가 아니므로 이 계약이 변호사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 원칙에도 불구하고, 피고 조합이 법률사무 취급 자격이 없는 원고에게 해당 업무를 맡기는 입찰공고를 내고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익자인 피고 조합의 불법성이 용역을 제공한 원고의 불법성보다 현저히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불법원인급여의 예외를 적용하여 피고 조합이 원고의 용역으로 얻은 이득 중 원고가 실제 지출한 용역 비용 7억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이 조항은 변호사가 아닌 자가 금품 등을 받고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재판부는 주식회사 H가 수행한 '국공유지 무상양도 협의 업무'가 법률사무에 해당하며, H사가 변호사가 아니므로 이 사건 용역 계약은 변호사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비변호사의 법률시장 침범을 막고 전문적인 법률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민법 제746조 (불법원인급여): 이 조항은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사회 질서에 반하는 행위로 발생한 이득에 대해 법이 보호하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의 용역 제공이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불법을 원인으로 했기에 원칙적으로 반환 청구가 불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불법원인급여의 예외 (대법원 1997. 10. 24. 선고 95다49530, 49547 판결 등): 그러나 재판부는 수익자(피고 조합)의 불법성이 급여자(원고 주식회사 H)의 불법성보다 현저히 크고, 급여자의 불법성이 미약한 경우에는 민법 제746조 본문의 적용을 배제하여 급여자의 반환 청구를 허용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피고 조합이 법률사무 취급 자격이 없는 업체에게 해당 업무를 맡기는 입찰공고를 내고 계약을 체결한 점, 계약 업무 범위가 피고 조합이 일방적으로 정한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 조합의 불법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부당이득 반환 범위: 부당이득 반환은 수익자가 얻은 이익의 범위 내에서 손실자가 입은 손해에 한정됩니다. 노무 제공으로 인한 부당이득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손실자가 지출한 노무비나 용역비 상당액이 반환 범위에 해당합니다. 이에 따라 원고가 용역 제공을 위해 실제 하도급 업체에 지출한 7억원을 반환 범위로 인정했습니다.
정비사업조합이나 기타 사업 주체들은 용역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때, 제공받으려는 업무의 성격이 법률사무에 해당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변호사만이 취급할 수 있는 법률사무를 변호사가 아닌 자에게 맡기는 계약은 변호사법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계약이 무효로 판단될 경우, 용역을 제공한 측은 계약에 따른 대가를 받지 못할 수 있으며, 용역을 제공받은 측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은 것이 되어 부당이득 반환의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부당이득 반환 범위는 계약의 무효가 누구의 책임에 더 큰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수익을 얻은 쪽의 불법성이 용역을 제공한 쪽보다 현저히 크다면, 비록 불법적인 계약이었다 할지라도 용역 제공자의 손해(실제 지출 비용 등)는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 체결 전 법률 전문가의 충분한 검토를 통해 계약 내용과 업무 범위가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