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그룹 계열사들이 총수 지배력 강화를 위해 부당 자금 지원 및 이익 제공한 사건

J그룹의 동일인(총수)인 원고 H가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한 원고 G에 대해, 원고 F을 포함한 J그룹 내 9개 계열회사들이 정상 금리보다 현저히 낮은 이자로 총 1,306억 원을 대여했습니다(자금대여 거래). 또한 J그룹 계열사인 K 주식회사는 외부 기내식 공급업체 선정 과정에서 원고 G에 1,6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0% 이자로 발행하게 하고, K에게 불리한 기내식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기내식·BW 거래).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두 거래를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구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이익제공행위'로 판단하여 원고들에게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을 부과했습니다. 원고들(E 주식회사, G 주식회사, H)은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H: J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원고 G 설립 및 계열사들의 지원 행위를 지시하거나 관여한 인물.
• 원고 E 주식회사(구 F 주식회사)​: J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한 회사로, 원고 G에 대한 자금대여 행위를 직접 실행하고 다른 계열사들에게 이를 교사한 주체. K 주식회사의 최대주주.
• 원고 G 주식회사(구 AM, AN 주식회사)​: 원고 H가 J그룹 지배권 확보를 위해 설립한 지주회사로, 여러 계열사로부터 부당하게 자금을 지원받고 이익을 제공받은 회사.
• J그룹의 9개 계열회사 (원고 E 포함)​: 원고 G에 총 1,306억 원을 낮은 금리로 대여한 회사들.
• K 주식회사: J그룹의 계열사이자 기내식 공급업체 선정 계약 당사자. 원고 G에 유리한 조건으로 BW를 인수하게 하고 불리한 기내식 계약을 체결하여 원고 G을 지원한 주체.
• 공정거래위원회: 피고로서 J그룹의 부당지원행위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이익제공행위를 규제하고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한 기관.
• BM 주식회사: K에 기존 기내식을 독점 공급하던 독일 항공사 계열 합작투자법인.
• BP그룹 (BQ, BT, BR)​: J그룹의 새로운 기내식 사업 파트너. K과 합작법인(BT)을 설립하고, 원고 G이 발행한 BW를 인수한 스위스/룩셈부르크 소재 기업집단.
• CI증권: 원고 G이 원고 F을 인수할 때 3,300억 원의 인수금융을 제공하고 조기상환을 요청했던 증권사.
• 협력업체들 (DK, DL, DM, DN, DO, DP, DQ 등)​: 원고 F이나 K의 지시 또는 요청에 따라 원고 G에 우회적으로 자금을 대여한 업체들.

분쟁 상황

J그룹은 2006년 대규모 인수 후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2009년 워크아웃에 돌입하는 등 총수 원고 H의 그룹 지배력이 약화되었습니다. 원고 H는 지배력 회복을 위해 2015년 AM(이후 원고 G)을 설립하고, AM을 통해 핵심 계열사인 원고 F을 인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M은 CI증권으로부터 3,300억 원의 인수금융을 차입했고, 이 자금은 J그룹 계열사들이 특수목적회사(DI)를 통해 CI증권이 발행한 신용연계채권(CLN)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조달된 실질적인 계열사 자금이었습니다. CI증권이 F 인수금융의 조기 상환을 요청하자, 자금력이 부족했던 원고 G은 J그룹 전략경영실의 주도로 2016년 8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원고 F을 포함한 9개 계열사로부터 총 1,306억 원을 정상 금리보다 낮은 이자로 대여받았습니다(자금대여 거래). 한편, J그룹의 계열사인 K은 기존 기내식 공급업체 BM과의 계약 종료를 앞두고 새로운 공급업체를 물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BM은 K에 2,830억 원 상당의 이익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되었고, J그룹 전략경영실은 K의 기내식 사업권을 미끼로 해외 업체(BP그룹)로부터 원고 G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K은 BP그룹과의 합작법인(BT)을 통해 기내식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동시에 BP그룹 계열사(BR)가 원고 G이 발행한 1,600억 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0% 이자로 인수하도록 하는 '패키지 딜'을 진행했습니다(기내식·BW 거래).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일련의 행위가 구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이익제공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고,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정상금리 산정의 타당성: 공정거래위원회가 자금대여 및 BW 거래에 적용한 정상금리(이자율) 산정 방식이 합리적인지 여부.
2. 경제적 이익 귀속 및 부당성: 계열사들의 자금대여 및 기내식·BW 거래가 원고 G과 총수 원고 H에게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귀속시켰는지 여부.
3. 거래의 상호 대가성: K의 기내식 공급 계약과 원고 G의 BW 인수 계약이 별개의 독립적인 거래인지, 아니면 상호 연계된 일괄 거래인지 여부.
4. 지원 및 이익제공 의도: 계열사들(원고 F, K)에게 원고 G 및 원고 H를 지원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
5. 지원객체(원고 G)의 책임: 원고 G이 이러한 부당한 지원 또는 이익제공 행위에 해당할 우려가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여부.
6. 간접거래를 통한 부당이익제공 가능 여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이익제공 행위가 제3자를 매개한 간접적인 방식으로도 성립하는지 여부.
7. 경제력 집중 유지·심화 및 공정거래 저해성: 이 사건 거래들이 J그룹의 경제력 집중을 유지·심화시키거나 관련 시장에서 공정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었는지 여부.
8. 원고 F의 교사 책임: 원고 F이 부당지원행위를 교사한 책임이 있는지, 그리고 경정처분이 적법한지 여부.
9. 원고 H의 지시·관여 책임: 총수 원고 H가 부당지원 및 이익제공 행위에 지시하거나 관여한 책임이 있는지 여부.
10. 과징금 산정의 적정성: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산정 방식(위반 횟수 가산, 정상금리 적용, 비례의 원칙 등)이 적법하고 타당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들(E 주식회사, G 주식회사, H)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는 J그룹 계열사들의 원고 G에 대한 자금대여 및 K의 기내식·BW 거래가 구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하며, 그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적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론

이번 판결은 대기업 집단 총수가 지배력 유지 또는 강화를 목적으로 계열사들을 동원하여 특정 계열사에 부당하게 자금이나 사업 기회를 몰아주는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겉으로는 정상적인 거래처럼 보일 수 있는 '패키지 딜(Package deal)' 형태의 간접적인 지원 행위나, 그룹 차원의 '전략경영실'을 통한 조직적인 지시·관여 행위도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며 총수 본인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투명성을 강화하고, 총수 일가 사익편취를 통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려는 공정거래법의 취지를 재확인하는 중요한 판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구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7호 (부당지원행위)​
   • 내용: 사업자는 부당하게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되도록 자금, 자산, 인력 등을 제공하거나 불리한 조건으로 거래하여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 본 사건 적용: J그룹 9개 계열회사들이 원고 G에 정상 금리보다 현저히 낮은 이자로 총 1,306억 원을 대여한 행위, K 주식회사가 BP그룹과의 기내식·BW 거래를 통해 원고 G에 자금을 지원하고 K에게 불리한 계약을 체결한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지원주체와 지원객체의 관계, 지원의도, 거래 규모, 경제적 이익, 시장 경쟁 저해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부당성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원고 G의 시장 퇴출을 막고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공정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제1호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이익제공행위)​
   • 내용: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는 동일인 및 그 친족(특수관계인) 또는 특수관계인이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회사와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될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여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간접적인 이익 제공도 포함됩니다.
   • 본 사건 적용: 계열사들의 원고 G에 대한 저금리 자금대여 행위, K의 원고 G에 대한 0% 이자 BW 인수 및 K에게 불리한 기내식 계약 체결 행위가 원고 G(특수관계인이 28.9% 지분 보유)과 총수 원고 H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켰다고 보았습니다. '부당성'은 경쟁 제한 여부뿐 아니라 변칙적인 부의 이전 등을 통한 경제력 집중 유지·심화 우려로 판단되며, 간접적인 거래(기내식 거래와 BW 거래를 연계한 '패키지 딜')로도 해당 행위가 성립됨을 명확히 했습니다.
3.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구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후단 (부당지원행위 교사 책임)​
   • 내용: 부당한 지원행위를 하도록 다른 사업자를 교사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
   • 본 사건 적용: 원고 F의 전략경영실이 다른 계열사들에게 원고 G에 대한 자금대여를 요청하고 주도한 행위는 원고 F이 부당지원행위를 교사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4.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4항 (특수관계인의 지시·관여 책임)​
   • 내용: 특수관계인(동일인 및 그 친족)은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를 하도록 계열회사에 지시하거나 해당 행위에 관여해서는 안 됩니다.
   • 본 사건 적용: 원고 H가 그룹 지배권 회복이라는 목적 아래 전략경영실을 통해 계열사들의 자금 현황을 파악하고, F 인수의 필요성과 계열사 협력을 강조하며, 직접 해외 파트너와 협상을 주도하는 등 일련의 과정에 지시하거나 묵시적으로 승인한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5.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4조 제1항 및 제36조 제1항: 버스여객운송사업 및 여객자동차터미널 운영업은 면허가 필요한 허가 사업임을 보여주는 조항으로, 원고 G이 인수한 舊 G의 사업 성격과 시장 상황을 설명하는 맥락에서 언급되었습니다.
6. 상법 제398조 (이사 등과의 거래)​: 이사 또는 주요 주주와의 자금 대여 등 거래는 이사회의 승인 사항임을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 F이 원고 G에 자금을 대여하면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7. 법인세법 제52조 및 동법 시행령 제89조 제3항 (부당행위계산의 부인)​: 특수관계인 간 부당하게 저리로 자금을 대여한 경우, 시가(당좌대출이자율 등) 상당의 이자소득을 얻은 것으로 보아 법인세를 과세하는 규정입니다. 본 사건에서 일부 원고들이 이 규정에 따라 법인세를 추가 납부한 사실이, 계열사 대여금리가 정상 금리보다 낮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되었습니다.
8.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부과 고시: 위반행위의 중대성, 위반액 산정, 과거 위반 횟수 등에 따른 과징금 가산 기준 등을 정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가 적용한 고시 및 산정 방식의 적법성과 비례의 원칙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내부거래의 투명성 확보: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자금 대여, 담보 제공, 사업 기회 제공 등 모든 내부거래는 반드시 정상적인 시장 가격과 조건을 따르고, 관련 법규(이사회 승인, 공시 의무 등)를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2. 독립적인 의사결정 존중: 계열사들은 각자 독립된 법인으로서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경영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총수나 지주회사의 지시라 할지라도 개별 회사의 합리적인 이익에 반하는 거래는 지양해야 합니다.
3. '패키지 딜' 형태의 간접 지원 주의: 겉으로는 여러 독립적인 거래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특정 계열사나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복합적인 계약(예: 유리한 사업권 제공과 동시에 불리한 조건의 투자 유치)은 공정거래법상 위반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4. 정상가격 산정의 중요성: 내부거래 시 정상가격(시장 가격)을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유사한 시장 상황, 시기, 조건 등을 고려한 비교 대상 거래를 찾아야 하며, 정당한 근거 없이 유리한 조건을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5. 지원 및 이익제공 의도의 객관적 판단: 지원 의도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거래의 동기, 경위, 규모, 당사자의 경제적 상황, 이익 귀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추단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6. 총수의 지시·관여 범위: 대기업집단 총수의 지시나 묵시적 승인도 부당지원 행위 또는 부당이익제공 행위의 '관여'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룹 내 전략경영실 등 컨트롤타워의 역할과 총수와의 보고체계에 대한 기록 관리가 중요합니다.
7. 재무 상태 악화 기업에 대한 지원 신중: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계열사에 대한 지원은 '시장 퇴출 저지' 등의 효과로 인해 공정거래 저해성이 높다고 판단될 수 있으므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8. 위반행위 종료 시점의 중요성: 과징금 산정 시 위반행위의 종료 시점이 달라지면 적용되는 과징금고시나 가산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복합적인 거래의 경우 전체 행위가 언제 종료되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