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서비스센터 수리 공임 가격 담합 사건

F 주식회사(E 승용차 국내 독점 수입사)와 원고들을 포함한 8개 딜러사들이 2009년 E 승용차 수리 서비스의 시간당 공임(작업 시간당 비용)을 인상하기로 묵시적으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가격 담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원고들은 이 처분에 불복하여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공정위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F가 제시한 공임 인상안을 딜러사들이 일률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묵시적 합의에 의한 담합이며, 관련 시장 획정도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주식회사, B 주식회사, 주식회사 C): F 주식회사와 딜러 계약을 맺고 E 승용차 판매 및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E 승용차 딜러사들의 시간당 공임 인상 행위를 공정거래법 위반(담합)으로 판단하여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기관입니다.
• F 주식회사: E 승용차를 L 본사로부터 국내에 독점 수입하여 딜러사들에게 판매하고, 딜러사들에게 시간당 공임 권장가격을 제시하여 담합 행위에 관여한 사업자입니다.
• 기타 딜러사들 (G 주식회사, H 주식회사, I 주식회사, J 주식회사, 주식회사 K): F 주식회사와 딜러 계약을 맺고 E 승용차를 판매 및 수리하며, 이 사건 담합 행위에 참여한 사업자들입니다.

분쟁 상황

1. 시장 구조 및 공임 논의 시작: 199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수입 승용차 시장이 급성장하였고, E 승용차는 F 주식회사가 독점 수입하여 딜러사들을 통해 판매 및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였습니다. 2008년 9월 F의 AS(After Sales) 부사장이 새로 선임된 후 다른 나라의 딜러 대표자 회의를 벤치마킹하여 F 및 대표 딜러사들로 이루어진 AS 커미티를 구성하여 주요 정책적 이슈를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F는 2009년 1월 9일 시간당 공임 등을 주요 논의 안건으로 하는 AS 커미티 개최를 제안했으며, 딜러사들은 딜러들만의 모임인 'AJ협의회(딜러사 모임)'를 구성하여 공임 인상을 논의했습니다.
2. F의 공임 인상안 제시 및 딜러사들의 합의: F는 2009년 2월 12일부터 5월 22일까지 AS 커미티, 서비스매니저 회의, 딜러사 모임 등을 통해 C계정(소비자 청구 계정)의 시간당 공임 인상을 논의했습니다. 2009년 5월 22일 AS 커미티에서 F는 목표 ROS(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달성을 위한 권장 시간당 공임 수준으로 일반수리 65,000원, 사고수리 60,000원을 제시했으나, 소비자 불만 등을 고려하여 1단계로 일반수리 공임은 58,000원, 사고수리 및 유지보수 공임은 55,0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F는 2009년 5월 28일 모든 딜러사 서비스매니저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이를 '권장가격'으로 명시하며 통지했습니다.
3. 딜러사들의 공임 인상 실행: 원고들을 포함한 딜러사들은 2009년 6월 1일경 F가 제시한 권장 공임으로 일제히 공임을 인상했습니다. 다만 K 주식회사는 정기점검/소모품 교환 공임을 다른 딜러사들과 달리 58,000원으로 인상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공동행위가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원고 A에게 1,400만 원, 원고 B에게 1,900만 원, 원고 C에게 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핵심 쟁점

1. E 승용차 딜러사들이 F 주식회사의 권장 가격에 따라 시간당 공임을 인상한 것이 공정거래법상 '합의'에 해당하는 부당한 공동행위(가격 담합)인지 여부.
2.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시장을 'E 승용차 공식 서비스센터에서의 수리 서비스'로 획정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즉,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은 적법하다.

결론

법원은 E 승용차 딜러사들이 F 주식회사의 권장 공임 인상안을 수용하여 일률적으로 공임을 인상한 것은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이 금지하는 묵시적 합의에 의한 가격 담합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자동차의 이동성 및 넓은 도로망 등을 고려하여 관련 지역 시장을 특정 도나 시의 범위로 한정하지 않고 광역적으로 획정한 것도 적법하다고 보아, 원고들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 이 조항은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특히 제1호는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본 판례에서 F 주식회사의 권장가격을 딜러사들이 일률적으로 수용하여 공임을 인상한 행위는, 명시적인 합의뿐만 아니라 묵시적인 의사의 일치에 의한 가격 담합 행위로 판단되었습니다.
2. 공정거래법 제21조 (시정명령)​: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한 공동행위가 확인된 경우, 해당 사업자에게 행위 중지, 시정조치 등 필요한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공정위가 원고들에게 공임 인상 합의 중지 및 관련 시정 조치를 명령했습니다.
3. 공정거래법 제22조 및 제55조의3 (과징금 부과)​: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사업자에 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과징금은 위반행위의 중대성, 위반 기간, 관련 매출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되며, 이 사건에서 원고들에게 부과된 과징금은 이러한 기준에 따라 결정되었습니다.
4. 관련 시장 획정의 원칙: 공정거래법상 경쟁 제한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관련 시장'을 명확히 획정해야 합니다. 관련 시장은 거래 대상 상품의 가격, 기능 및 효용의 유사성, 구매자와 판매자의 대체 가능성에 대한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본 판례에서는 E 승용차 공식 서비스센터에서의 수리 서비스를 관련 상품 시장으로 보았으며, 자동차의 이동성 및 발달한 도로망 등을 고려하여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광역적 시장으로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소비자의 가격 비교 권리: 자동차 수리비, 특히 '공임'은 서비스센터 선택의 중요한 요소이므로, 소비자는 여러 공식 서비스센터나 일반 정비업체의 공임을 비교하여 합리적인 선택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2. 담합 의심 시 대처: 특정 브랜드의 공식 서비스센터들이 거의 동시에 또는 일률적인 비율로 공임을 인상하거나, 서비스 가격이 경쟁 없이 유사하게 유지된다면 이는 담합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발견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여 조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3. '권장가격'의 실제 의미: 사업자나 수입사가 '권장가격'이라고 명시했더라도, 시장에서 딜러사들이 경쟁 없이 일률적으로 이 가격을 따랐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담합 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격 결정 과정에서의 독립적인 판단과 경쟁 여부입니다.
4. 수리 시장의 지리적 범위: 수입차 수리 서비스는 소비자의 이동성과 발달한 도로망 덕분에 특정 지역에만 한정되지 않고, 인접한 광역 지자체 간에도 서비스센터 이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는 거주지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의 서비스센터까지 고려하여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5. 비공식 정비센터의 활용: 공식 서비스센터의 공임 인상이 부담스러울 경우, 진단 장비 및 정비 매뉴얼 보유 여부 등을 확인하여 신뢰할 수 있는 비공식 정비센터를 대안으로 고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