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상품 인기도·베스트셀러 순위 조작 사건

이 사건은 오픈마켓 운영업체인 주식회사 이베이코리아가 상품 '인기도순' 정렬 시 부가서비스 구매를 반영하고, '베스트셀러' 순위 선정 시 가격대별 가중치를 부여한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상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례입니다. 법원은 이베이코리아의 행위가 소비자의 합리적인 기대를 저버리는 기만적 행위이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이베이코리아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이베이코리아)​: 국내 대형 오픈마켓(G마켓, 옥션 등)을 운영하는 회사로, 이 사건에서는 상품 정렬 방식이 문제가 되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게 되자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과 소비자 권익 보호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으로, 이 사건에서 이베이코리아의 상품 전시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여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을 내렸습니다.

분쟁 상황

온라인 오픈마켓은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상품을 사고팔 수 있는 온라인 시장으로, 오픈마켓 운영업체는 판매자들로부터 중개수수료를 주요 수익원으로 얻습니다. 이 사건의 원고인 주식회사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 옥션 등 국내 대형 오픈마켓을 운영하며, 판매자들이 상품을 등록할 때 부가서비스 구매를 유도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베이코리아가 소비자들이 상품을 검색하거나 볼 때 사용하는 '인기도순' 정렬 방식에 판매량 외에 판매자의 부가서비스 구매 여부를 반영하여 순위를 높게 전시하고, '베스트셀러' 코너에서도 단순히 판매량이 많은 상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판매량에 가격대별 가중치를 적용하여 가격이 높은 상품이 더 잘 보이도록 한 사실을 적발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행위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에 규정된 '기만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베이코리아에 시정명령과 함께 이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라는 공표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이베이코리아는 자신들의 행위가 기만적인 것이 아니며 공표명령 또한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인기도순' 상품 정렬의 기만성: 오픈마켓에서 '인기도순'으로 상품을 정렬할 때 판매실적 외에 판매자가 부가서비스를 구매했는지 여부를 반영하여 순위를 올린 것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인지 여부입니다.
• '베스트셀러' 상품 전시의 기만성: '베스트셀러' 코너에 상품을 전시할 때 단순히 판매량이 많은 순서가 아니라, 판매량에 가격대별 가중치를 적용하여 가격이 높은 상품이 우선적으로 노출되게 한 것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인지 여부입니다.
• 공표명령의 적법성: 공정거래위원회가 위반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한 공표명령이 전자상거래법 위반 효과의 지속성, 소비자 피해, 재량권 남용 여부 등을 고려할 때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주식회사 이베이코리아의 청구를 기각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인기도순' 상품 정렬에 대하여: 소비자는 '인기도순'이 순수한 판매량이나 관심도를 기준으로 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가 부가서비스 구매 여부를 가산점으로 반영하여 상품을 먼저 전시되게 한 것은 이러한 소비자의 합리적 기대를 저버리는 기만적인 행위이며, 소비자를 특정 상품 구매로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 '베스트셀러' 상품 전시에 대하여: '베스트셀러'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가 판매량 외에 가격대별 가중치를 적용하여 가격이 높은 상품이 우선적으로 전시되게 한 것은 소비자의 기대를 배반하는 기만적인 방법으로, 특정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사업자들도 유사한 방식을 사용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 공표명령에 대하여: 법원은 이베이코리아의 위반 행위로 인한 효과가 계속되고 피해가 지속될 것이 명백하며,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서 위반 기간이 1년이 넘는 점, 소비자 및 판매자 보호의 필요성, 이전에 유사한 위반으로 경고를 받은 전력 등을 고려할 때 공표명령 부과는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팝업창 공표가 과도한 영업 방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팝업창은 쉽게 닫을 수 있어 영업 폐쇄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소비자 및 입점 업체 피해 방지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보아 재량권 일탈이나 남용이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법원은 이베이코리아의 '인기도순' 및 '베스트셀러' 상품 정렬 방식이 전자상거래법상 기만적인 소비자 유인 행위에 해당하며, 이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은 모두 적법하다고 보아 이베이코리아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중요하게 적용된 법률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입니다.

•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 통신판매업자 또는 통신판매중개업자는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 또는 소비자와 거래하거나 청약 철회 등 또는 계약의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사례 적용: 법원은 이베이코리아가 '인기도순' 정렬 시 부가서비스 구매를 반영하고, '베스트셀러' 선정 시 판매량에 가격 가중치를 적용한 행위가 소비자가 기대하는 '인기도'나 '베스트셀러'의 의미와 달라, 소비자를 속이거나 오인하게 하여 구매를 유도하는 '기만적인 방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신의칙상 의무: 법원은 오픈마켓 운영자로서 소비자를 유인할 목적으로 '인기도순'과 같은 정보를 제공할 경우, 소비자의 합리적 기대와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면 그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릴 '신의칙상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정한 거래를 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를 의미합니다.
• 공표명령의 적법성: 공정거래위원회는 법 위반 행위로 인한 피해가 지속되거나 재발할 우려가 있을 때 공표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위반 행위로 인한 효과가 계속되고 피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소비자 보호의 공익적 필요성이 인정되어 공표명령이 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또한, 공표명령이 과도한지 여부는 '비례의 원칙'과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통해 판단되는데, 법원은 해당 명령이 위반 행위의 내용, 정도, 기간, 소비자 및 입점 업체 보호의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적정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 상품 정렬 기준 확인의 중요성: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픈마켓에서 '인기도순', '판매량순', '베스트셀러' 등의 기준으로 상품을 검색할 때, 해당 순위가 실제 상품의 인기도나 판매량만을 기준으로 하는지, 아니면 광고나 부가서비스 구매 등의 다른 요소가 반영되는지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표시 내용에 대한 의심: '베스트셀러'와 같은 명칭은 사전적 의미와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므로, 단순히 상품명이나 순위표시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상품의 상세 정보, 다른 소비자들의 후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구매 결정을 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 소비자 기만 의심 시 신고: 만약 온라인 플랫폼이 제공하는 상품 정렬이나 추천 기준이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오인하게 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공정거래위원회나 한국소비자원 등 관련 기관에 신고하여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 오픈마켓 판매자 입장: 오픈마켓 판매자 역시 플랫폼의 정책을 꼼꼼히 확인하고,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는 마케팅 방식은 지양해야 합니다. 전자상거래법 등 관련 법규를 준수하여 공정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