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강판 작업 중 발생한 발 부상에 대한 손해배상 사건

피고 회사에 고용된 원고가 공장에서 600kg의 강판을 천장 크레인으로 뒤집는 작업을 하던 중, 강판 고정 철봉이 빠지면서 강판이 발 위로 떨어져 심각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 회사가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법원은 피고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원고의 일부 과실을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75%로 제한하고 총 4,625만 원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회사에서 근로를 제공하다가 작업 중 강판 낙하 사고로 발에 중상을 입은 피해 근로자.
• 피고 주식회사 B: 금형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원고의 고용주이자 사고가 발생한 공장의 운영 주체.

분쟁 상황

원고는 2017년 2월 20일경부터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금형 제조 공장에서 근무했습니다. 2017년 10월 9일 오전 9시경, 원고는 무게 약 600kg의 강판 한쪽 면에 가공 작업을 마친 뒤, 반대쪽 면 작업을 위해 강판 측면 구멍에 일자형 철봉을 끼우고 이를 천장 크레인과 로프로 연결하여 강판을 뒤집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강판이 뒤집히는 도중 한쪽 구멍에 끼워 둔 철봉이 강판에서 빠져나오면서 고정 로프가 분리되었고, 그 결과 600kg 강판이 원고의 오른쪽 발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원고는 우측 족부 외상성 절단, 우측 족부 개방성 압궤상 등 심각한 상해를 입었으며, 이에 피고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사업주인 피고가 중량물 취급 작업 시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와 그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발생 여부, 그리고 원고의 과실이 사고 발생에 기여한 정도를 판단하여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것이 이 사건의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B가 원고 A에게 4,625만 원(재산상 손해 1,125만 원 및 위자료 3,500만 원)과 각 금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1/5,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피고 회사는 근로계약상의 안전배려의무 위반 및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인정되었으나, 원고의 주의의무 소홀도 일부 참작되어 피고의 책임 비율이 75%로 제한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약 4,625만 원을 배상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들이 적용되었습니다.

1. 근로계약상의 안전배려의무: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 의무로서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보호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는 중량물인 강판을 뒤집는 작업 시 강판이 크레인으로부터 분리되지 않도록 연결 부위를 견고하게 체결하는 작업 방식을 제한하거나 안전한 작업 방식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채 원고의 작업을 방치함으로써 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2. 산업안전보건법: 이 법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 및 증진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사업주는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을 할 때 안전조치를 취해야 할 법령상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반하여 사고가 발생하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뿐만 아니라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3.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근로자가 상해를 입은 경우, 이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4. 과실상계 (민법 제763조 및 제396조 준용)​: 손해배상 사건에서 피해자에게도 사고 발생이나 손해 확대에 일부 책임(과실)이 있는 경우, 법원은 이를 참작하여 손해배상액을 감액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가 고정 철물을 이용하지 않거나 안전한 위치로 대피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되어 피고의 책임 비율이 75%로 제한되었습니다.
5. 손해배상액의 산정: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은 크게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위자료)로 나뉩니다. 재산상 손해에는 치료비, 개호비, 일실수입(일을 할 수 없어 벌지 못한 수입), 그리고 의족과 같은 보조구 구입비 등이 포함됩니다. 보조구의 경우 기대여명과 수명을 고려하여 현가(현재 가치)로 계산하며, 위자료는 사고 경위, 피해자의 나이, 과실 정도, 후유장해 부위 및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원이 재량으로 결정합니다.
6. 지연손해금 (민법 제379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는 지연손해금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위자료 3,500만 원에 대해서는 사고 발생일인 2017년 10월 9일부터, 재산상 손해배상금 1,125만 원에 대해서는 2018년 12월 1일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1년 1월 13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이율이 적용되고,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이율이 적용됩니다. 이는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기간에 대해서는 비교적 낮은 이율을, 그 이후에는 높은 이율을 적용하여 채무이행을 독려하기 위함입니다.

참고 사항

중량물 취급 작업은 항상 높은 위험을 수반하므로, 유사한 작업 환경에 있는 경우 다음 사항을 유의해야 합니다.

1. 철저한 안전 수칙 준수: 중량물 운반 및 가공 시에는 반드시 정해진 작업 절차와 안전 수칙을 지켜야 합니다. 특히 크레인 등 장비를 이용할 때는 연결 부위의 견고함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작업 전 안전 점검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2. 안전한 작업 방식 교육 및 숙지: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안전한 작업 방식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근로자 또한 교육 내용을 정확히 숙지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고정 철물 사용이나 안전한 위치 대기 등 안전 조치 미흡이 원고의 과실로 인정되었습니다.
3. 안전한 작업 도구 사용: 작업 현장에 비치된 안전 고정 철물과 같은 적절한 도구를 사용하여 사고 위험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임시 방편적인 방법보다는 검증된 안전 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작업자 안전거리 확보: 중량물 작업 중에는 혹시 모를 낙하에 대비하여 강판이 완전히 안전하게 착지할 때까지 위험 반경 밖으로 이동하여 대기하는 등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5. 사업주의 안전 관리 의무: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안전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고, 위험 요소를 제거하며, 필요한 안전 장비를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은 물론, 민법상 불법행위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6. 사고 발생 시 기록 및 증거 보존: 만약 사고가 발생했다면, 즉시 의료 조치를 받고 사고 발생 시각, 장소, 경위, 부상 정도, 목격자, 현장 사진 등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관련 증거를 보존하는 것이 향후 손해배상 청구에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