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류/처분/집행
피고(매도인)는 남편이 고독사한 주택을 원고(매수인)에게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남편의 시신은 사망 후 약 2주 만에 부패한 상태로 발견되었는데, 원고는 매도인이 주택의 '심리적 하자'(악취, 구더기 발생 등)를 충분히 고지하지 않아 기망당했다고 주장하며 계약금 반환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매도인이 공인중개사를 통해 고독사 및 시신 방치 사실을 고지했고 매수인이 현장 확인까지 했으므로, 매도인에게 고지의무 위반이나 기망행위가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부산 북구의 한 건물에서 건물주 D(피고의 남편)가 홀로 거주하다가 2019년 12월 24일경 사망했습니다. 그의 시신은 사망 후 약 2주가 지나 부패된 상태로 발견되었고, 피고는 2020년 1월 29일 이 건물을 상속받았습니다. 2020년 2월 9일, 피고는 공인중개사 E, F의 중개로 원고에게 이 건물을 매매대금 3억 500만원(계약금 1,000만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원고는 계약 당일 계약금 1,0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원고는 망인의 고독사 및 시신 부패로 인한 악취, 구더기 발생 등이 이 건물에 심리적 하자를 발생시켰음에도 피고가 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자신을 기망했다며, 계약 취소와 계약금 반환, 그리고 법률상담료 등 1,750,0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매도인이 고독사 및 시신 방치 사실을 고지한 것만으로 주택의 '심리적 하자'에 대한 고지의무를 다한 것인지, 악취나 구더기 발생과 같은 구체적인 하자를 명시적으로 고지하지 않은 것이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피고(매도인)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원고(매수인)가 청구한 계약금 반환 및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소송에 들어간 모든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매도인이 공인중개사를 통해 망인의 고독사 사실과 시신이 2주 가량 늦게 발견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냄새 때문에 소독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고지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매수인이 계약 전 주택 내부를 직접 확인했을 때 벽지와 장판이 제거되고 소독약 냄새만 남아있던 점을 고려하면, 매수인이 사망에 따른 부패 발생과 악취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매도인이 기망행위를 했거나 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매수인이 알지 못하는 숨은 하자가 있었다고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매도인의 고지의무 범위와 기망행위 여부, 그리고 부동산 하자담보책임에 대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1. 매도인의 고지의무: 매도인은 매매 목적물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경우 이를 매수인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주택의 가치나 사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리적 하자'(예: 고독사, 자살, 살인 사건 발생 등)는 중요한 고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판례에서는 매도인이 공인중개사를 통해 고독사 및 시신이 2주간 방치된 사실과 냄새 때문에 소독을 했다는 사실을 고지한 것이 매도인의 고지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2. 기망행위 (민법 제110조): 기망행위는 상대방을 속여 착오에 빠뜨려 의사표시를 하게 하는 행위를 말하며, 기망으로 계약을 체결한 경우 취소할 수 있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악취의 정도나 구더기 발생 사실 등을 구체적으로 고지하지 않아 기망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매도인이 주요 사실을 고지했고 매수인이 현장 확인을 통해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아 기망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3. 하자담보책임 (민법 제580조): 매매 목적물에 하자가 있어 매수인이 이를 알지 못하고 매수했으며, 그 하자로 인해 매매 목적물의 목적 달성이 어렵거나 가치가 현저히 떨어질 경우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망인의 사망 및 시신 방치 사실을 고지받았고, 계약 체결 당시 건물에 악취나 구더기가 남아있지 않았으며, 벽지와 장판 제거 등 소독된 상태를 직접 확인했으므로, 매수인이 예상할 수 없었던 '숨은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하자담보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부동산 매매 시 주택 내부에서 고독사 등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경우, 매도인은 해당 사실을 매수인에게 명확하게 고지해야 합니다. 매수인은 고지받은 내용 외에 궁금한 점이나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계약 전 반드시 해당 부동산을 직접 방문하여 내부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매도인이나 중개인에게 추가적인 정보를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합니다. 특히 시신 부패로 인한 악취나 훼손 여부 등이 주택의 가치나 거주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청소 및 소독 상태, 관련 흔적 유무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매도인이나 공인중개사가 주요 사망 사실을 고지하고 매수인이 현장 확인을 통해 청소 및 소독이 된 상태를 인지했다면, 후에 매매계약을 취소하거나 하자담보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매수인은 고독사 및 시신 방치 사실을 고지받았고, 건물을 직접 확인하여 벽지와 장판이 제거되고 소독된 상태를 보았으므로, 추가적인 '숨은 하자'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