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금전문제 · 노동
원고 회사가 피고 회사에 부동산 개발 컨설팅 용역 미지급 보수 5억 원을 청구한 사건으로, 피고가 기존 계약 당사자인 C 회사의 계약상 지위를 승계했거나 C 회사의 영업 양수인으로서 채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며 피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원고 주식회사 A는 2018년 11월 C 회사와 부동산 개발 관련 컨설팅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억 원 중 5천만 원을 지급받았습니다. 이후 C 회사의 대표자 E은 2019년 10월 D 회사(이후 피고 B로 상호 변경)를 설립했고, 피고는 2019년 10월 F 회사와 공동사업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원고 A는 2019년 12월 '컨설팅용역 변경계약서'를 작성하며 피고 B가 C 회사의 계약상 지위를 승계하는 '인수약정'을 했다고 주장하고, 피고가 나머지 용역비 5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청구했습니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C 회사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영업양수인에 해당하므로 상법에 따라 C 회사의 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가 주장하는 C 회사의 계약상 지위 승계를 내용으로 하는 '인수약정'이 유효하게 성립되었는지 여부. 둘째, 인수약정이 성립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사 E의 자기거래에 해당하여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승인이 없었으므로 무효인지 여부. 셋째, 피고가 C 회사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영업양수인으로서 상법상 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 넷째, 원고가 주장하는 컨설팅 용역이 실제로 이행되었고 그 객관적 가치가 이미 지급된 금액을 초과하는지 여부.
법원은 원고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추가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는 제1심 판결과 동일한 결론입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첫째,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인수약정(C 회사의 계약상 지위 승계)은 구체적인 승계 내용이 불분명하고, C 회사가 당사자로 표시되지 않았으며, 피고 측의 적법한 서명·날인도 없어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둘째, 설령 인수약정이 성립했더라도, C과 피고의 대표이사를 겸임하는 E이 체결한 이 거래는 이해관계 충돌의 염려가 있는 '이사의 자기거래'에 해당합니다. 피고는 E의 1인 회사가 아니었으므로 상법 제398조 및 제383조 제1항, 제4항에 따라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의 승인이 필요했지만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원고는 이러한 승인 부재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으므로 인수약정은 피고에 대해 효력이 없습니다. 또한, E의 행위는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 행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셋째, 피고가 원고에게 5,500만 원을 송금한 사실만으로는 '의사실현에 의한 계약 성립'이나 '피고의 추인'으로 볼 수 없습니다. 넷째, 피고가 C 회사의 물적·인적 시설을 그대로 승계한 영업양수인이라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며, C, 피고, L은 E이 운영한 별개의 법인으로 보입니다. 다섯째, 원고가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컨설팅 용역의 내용은 매우 막연하고, 구체적인 이행 내역이나 객관적인 가치가 이미 지급된 1억 원을 초과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습니다. 따라서 용역비 청구 자체도 이유가 없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되거나 논의된 법률과 그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법 제398조 (이사의 자기거래): 이사가 자신이나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할 때에는 미리 이사회에서 해당 거래의 중요 사실을 밝히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만약 이를 위반하면 그 거래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이사가 회사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거래를 할 때 회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상법 제383조 제1항, 제4항 (이사의 수와 10억 미만 회사의 이사): 자본금 총액이 10억 원 미만인 회사는 이사를 1명 또는 2명으로 둘 수 있는데, 이 경우 이사의 자기거래에 대해서는 이사회 승인 대신 주주총회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피고가 E의 1인 회사가 아니므로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상법 제395조 (표현대표이사): 등기된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나 지배인, 기타 사용인이 대표이사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제3자와 거래했을 때, 그 거래가 회사를 대표할 권한 범위 내의 행위라면 회사가 책임을 지는 규정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E이 피고의 진정한 대표이사였기 때문에 이사의 자기거래에 대한 승인 부재의 문제이지, 대표 권한이 없는 자의 행위가 아니므로 이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민법 제532조 (의사실현에 의한 계약성립): 승낙의 통지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청약의 의사표시가 사실상의 행위로 나타나는 때에 계약이 성립하는 것으로 봅니다. 이는 계약의 성립 방식 중 하나이지만, 이 사건에서는 피고 측의 송금 행위만으로 계약 인수에 대한 승낙 의사가 실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상법 제42조 제1항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의 책임): 영업을 양수하고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 양수인은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는 영업 양도인의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C 회사의 영업 양수인이라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계약 당사자가 변경되거나 계약상 지위가 승계되는 경우, 관련 당사자(원래 계약 당사자, 인수하는 당사자, 피인수 당사자) 모두의 명확한 의사 합치와 서명 또는 날인이 포함된 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합니다. 특히 법인의 이사 또는 대표이사가 자신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회사와 거래를 하는 경우(자기거래), 반드시 상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해당 거래는 회사에 대해 효력이 없을 수 있으며, 거래 상대방이 이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영업 양수도 주장을 통해 채무 승계를 주장하려면 양도인의 영업을 실질적으로 동일하게 승계했음을 입증할 수 있는 물적 시설(자산, 사업장 등)과 인적 시설(종업원 등)의 승계 증거를 명확하게 확보해야 합니다. 컨설팅 용역 계약과 같이 무형의 서비스 제공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의 경우, 용역의 범위, 구체적인 내용, 완료 시점, 성과 기준, 보수 지급 조건 등을 계약서에 매우 상세하게 명시해야 합니다. 또한 용역 제공 과정 및 결과에 대한 기록(회의록, 보고서, 이메일, 자료 등)을 체계적으로 보관하여 추후 용역 이행 여부와 가치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법인격이 다른 회사는 별개의 법적 주체이므로, 대표이사가 같더라도 한 회사의 채무가 다른 회사에 자동으로 승계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거래에 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