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금전문제 · 노동
원고 A는 피고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B와 충남 금산군 일원에 F 신규마을 조성사업에 따른 인허가 기술용역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대금은 당초 3억 5천만원에서 2억 2천만원(부가세 별도)으로 감액되었습니다. 원고는 선급금 5,500만원과 중도금 7,700만원을 지급받고 용역업무를 수행했으나, 피고가 추가 토지 매입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중도금을 미지급하며, 피고 사내이사가 원고에게 상해를 가하는 등의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피고는 2018년 원고의 계약 미이행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이전 민사소송에서 피고의 계약 해제가 부적법하다는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협력의무 불이행, 중도금 미지급, 신뢰 관계 파괴 등을 이유로 2021년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미지급 용역대금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이 계약이 도급과 위임이 혼합된 무명계약으로 판단하고, 피고의 중도금 지급 거부 및 신뢰 관계 파괴를 이유로 원고의 계약 해지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가 수행한 용역 업무의 기성고를 80%로 인정하여, 미지급 중도금 7,700만원의 80%인 6,160만원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신규마을 조성사업 부지 추가매입 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용역업무를 완료할 수 없었음에도 피고가 협력의무를 불이행하고 필요한 자료만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며, 중도금 7,7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피고 사내이사가 원고에게 상해를 가해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더 이상 계약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되었으므로, 이미 지출한 비용과 용역업무를 완성했더라면 얻었을 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거나, 예비적으로 이행불능으로 인한 반대급부로서 중도금 전액을 청구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원고가 마을정비계획서 등 용역업무의 주된 목적에 부합하도록 수행하지 않았고 인허가 관청과 협의도 하지 않았으며, 제출된 자료들도 불완전하거나 허위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원고에게 중도금 전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이 사건 기술용역계약의 법적 성격이 도급계약과 위임계약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피고의 협력 의무 불이행으로 인해 원고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계약 해지 시 원고가 수행한 용역 업무의 기성고를 얼마나 인정하고 미지급 용역비를 지급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61,600,000원 및 이에 대해 2022년 1월 1일부터 2023년 3월 14일까지는 연 6%의 이자,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77,000,000원 전액 및 지연손해금)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1/5, 피고가 4/5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기술용역계약이 도급과 위임이 혼합된 형태의 계약이라고 보았습니다. 피고가 K 토지 추가매입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만으로 원고의 업무 완성이 불가능했다고 보기는 어려웠으나, 피고가 중도금 지급 의무를 명백히 거부하고 피고 사내이사가 원고에게 상해를 가하여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괴된 점, 그리고 원고가 중도금 지급을 최고했음에도 피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의 계약 해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해지 당시 원고가 수행한 용역 업무가 피고에게 충분히 이익이 된다고 보아, 용역업무의 내용과 결과물, 처리 경과, 난이도 등을 고려하여 기성고를 80%로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약정된 중도금 7,700만원의 80%에 해당하는 6,160만원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법령 및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첫째, 민법 제538조 제1항(채권자 귀책사유로 인한 이행불능)은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즉, 발주처(채권자)의 협력 의무 불이행 등 책임으로 용역 수행자(채무자)가 업무를 완성하지 못하게 되면, 용역 수행자는 자신의 업무를 완료하지 못했더라도 용역 대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원칙입니다. 다만 본 사건에서는 피고의 K 토지 추가매입 결정 지연이 원고의 업무완성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했다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둘째, 민법 제686조(수임인의 보수청구권)는 위임계약에서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던 중 자신의 책임 없는 사유로 위임 계약이 종료된 경우, 수임인은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라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건과 같이 도급과 위임이 혼합된 계약의 경우, 위임의 성격이 있는 부분에 이 조항이 적용되어 기성고에 따른 보수 청구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도급계약 해제 시 기성고에 따른 보수 지급에 관한 법리(대법원 2017다83890, 2012다39769 판결 등)가 적용되었습니다. 도급계약이 해제될 당시 작업이 상당 부분 진척되어 원상 회복이 어렵고 완성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 계약은 미완성 부분에 대해서만 효력을 잃고, 수급인은 해제 당시의 상태로 목적물을 인도하며, 도급인은 인도받은 목적물의 완성도나 기성고를 참작하여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해야 합니다. 특히 설계 용역의 경우, 약정된 총 용역대금을 기준으로 중단 시점의 기성고 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의 계약 해지가 적법하다고 판단되었고, 원고가 수행한 용역 업무의 기성고를 80%로 인정하여 중도금 7,700만원의 80%에 해당하는 6,16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첫째, 계약 내용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용역의 범위, 각 단계별 업무 내용, 대금 지급 조건, 계약 해지 사유 및 절차, 협력 의무 등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합니다. 특히 복합적인 성격의 용역 계약은 각 업무의 성과 측정 기준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협력 의무 이행 및 기록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용역 계약의 경우 발주처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발주처는 용역 진행에 필요한 정보 제공이나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이행해야 합니다. 용역 수행자는 협력 요청 및 그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을 문서나 전자메일 등으로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용역 진행 상황을 문서화해야 합니다. 용역 수행자는 업무 진행 단계별로 결과물을 충실히 작성하고, 이를 발주처와 공유하여 업무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추후 분쟁 발생 시 기성고를 입증할 자료로 활용해야 합니다. 미완성된 자료라도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보관하는 것이 유용합니다. 넷째, 분쟁 발생 시 신뢰 관계 유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계약 관계에서 신뢰가 파괴될 수 있는 행위(예: 상해, 일방적인 계약 해지 주장 등)는 피해야 합니다. 사소한 갈등이라도 문서화된 소통을 통해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행 지체나 불완전 이행이 발생할 경우 즉시 상대방에게 시정을 요구하고 그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해지 통보의 적법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을 해지할 때는 계약서에 명시된 해지 사유와 절차를 정확히 따르고, 해지 의사를 명확히 통보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귀책사유가 명확하고 이행을 최고했음에도 이행되지 않는 경우에 해지가 적법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