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강제추행
지적장애인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모순되는 부분이 많으며 유도 질문에 의한 답변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원심의 무죄 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피고인 A는 2021년 9월 30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지적장애 2급 피해자 B(당시 만 17세)를 자신의 차량에 태운 뒤 손과 가슴을 만진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1심과 항소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2021년 9월 30일 저녁 6시 50분경 피고인 A는 계룡시 C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같은 아파트 단지 옆 동에 사는 지적장애 2급 피해자 B(당시 만 17세)를 발견하고 '차에 태워주겠다'고 말하여 자신의 QM6 승용차에 태웠습니다. 차량이 불상의 장소로 이동하던 중 피고인 A가 피해자 B의 손을 만지고 겉옷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상황입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여부였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인 피해 내용이나 가해자에 대해 일관성이 없고 모순되는 부분이 많았으며 수사기관이나 고모의 유도 질문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거짓말 탐지기 검사에 적극적으로 응하려 했던 태도와 사별한 배우자가 장애인이었다는 주장의 신빙성도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무죄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재판부는 원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고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에 여러 모순과 비일관성이 있었고 외부의 영향으로 기억이 변형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인정되었습니다. 반면 피고인의 변소는 일부 수긍할 만한 부분이 있고 거짓말 탐지 검사에 적극적으로 응하려 한 태도도 신뢰를 더했습니다. 결국 피해자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유죄 증거인데 그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이 판결에서는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항소기각의 사유)이 적용되었습니다. 이 조항은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될 때 검사의 항소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형사사건에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있어야 한다는 법리가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이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1428 판결 등)에서 확립된 원칙으로,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경우 항소심이 단순히 반대되는 개연성이나 의문이 제기된다는 이유만으로 1심의 합리적인 의심을 해소하지 못한 채 유죄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피고인의 유죄가 명확히 증명되지 않는 한 유죄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특히 지적장애인과 같은 취약한 피해자의 경우, 진술의 일관성 부족이나 모순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것이 곧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유도 질문이나 반복적인 질문이 피해자의 기억에 영향을 미쳐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수사 과정에서 이러한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피고인 측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정황이나 일관된 진술이 중요하며, 필요시 거짓말 탐지 검사 등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태도도 고려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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