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과 의사 사이 퇴직금 및 세금 환급금 분쟁 사건

이 사건은 의료법인 A가 퇴직한 의사 B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고, 의사 B는 의료법인 A를 상대로 미지급 퇴직금과 연말정산 환급금 지급을 청구한 사례입니다. 의료법인 A는 의사 B의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매월 급여에 퇴직금 일부를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만약 이 약정이 무효라면 이미 지급된 퇴직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반면 의사 B는 그러한 약정은 없었으며, 병원 근무 기간에 대한 퇴직금과 연말정산 환급금을 받지 못했으므로 이를 지급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법원은 의료법인 A와 의사 B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의료법인 A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기각하고, 의사 B에게 204,858,196원의 미지급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네트제 근로계약의 특성을 고려하여 연말정산 환급금은 원고인 의료법인 A에게 귀속되어야 한다고 보아 의사 B의 연말정산 환급금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의료법인 A: 의사 B에게 퇴직금 분할 지급을 주장하며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고, 항소한 병원 (본소 원고이자 반소 피고)
• B: 병원으로부터 퇴직금과 연말정산 환급금을 받지 못했다며 지급을 청구한 의사 (본소 피고이자 반소 원고)

분쟁 상황

의료법인 A는 의사 B와 네트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근무했습니다. 의사 B가 퇴직하자, 의료법인 A는 그동안 지급한 월급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주장하며 이미 퇴직금을 지급했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의사 B는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며 퇴직금과 연말정산 환급금의 지급을 요구했고, 병원 측은 이를 부당이득으로 보고 반환을 청구하면서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병원과 의사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유효하게 체결되었는지 여부
2. '네트제 근로계약'이 퇴직금 포함 지급을 의미하는지 여부
3. 유효하지 않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지급된 금원이 부당이득으로 반환되어야 하는지 여부
4. 네트제 근로계약에서 발생하는 연말정산 환급금의 귀속 주체
5. 미지급 퇴직금 액수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적용 이율

법원의 판단

1. 원고(의료법인 A)의 본소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다.
2. 제1심판결 중 반소에 대한 부분을 변경하여, 원고(의료법인 A)는 피고(의사 B)에게 204,858,196원 및 이에 대하여 2020년 3월 30일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피고(의사 B)의 나머지 반소청구(연말정산 환급금 청구 등)를 기각한다.
4. 소송 총비용 중 90%는 원고(의료법인 A)가, 나머지는 피고(의사 B)가 각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병원과 의사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없었거나 무효라고 판단하여 의사의 미지급 퇴직금 청구를 인용하고 병원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하지만 네트제 근로계약의 특성을 고려하여 연말정산 환급금은 병원에 귀속된다고 보아 의사의 해당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병원은 의사에게 퇴직금 2억 485만여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게 되었고, 소송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퇴직금 중간정산의 제한)​: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미리 지급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 보아 무효가 됩니다. 이는 근로자의 퇴직금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강행법규입니다.
2. 근로기준법 제36조, 제37조 제1항 및 시행령 제17조 (금품 청산 및 지연이자)​: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비롯한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 기한을 넘길 경우,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3.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및 시행령 제18조 제3호 (지연이자 특례)​: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미지급 퇴직금 등에 대한 다툼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다툼이 존속하는 기간 동안은 연 20%의 지연손해금 대신 상법상 이율(일반적으로 연 6%) 등의 낮은 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법원의 제1심판결 선고일까지를 다툼이 적절한 기간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4. 부당이득 반환의 법리: 유효하지 않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했더라도, 이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으며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근로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은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해당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는 것이 공평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네트제 근로계약과 연말정산 환급금: '네트제 근로계약'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소득세 등 제세공과금을 전부 부담하기로 약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계약에서는 연말정산 결과 발생하는 환급금은 당초 사용자가 부담했던 세금이 환급되는 것이므로, 특별한 합의가 없는 한 사용자에게 귀속되는 것이 타당합니다.

참고 사항

1. 근로계약 체결 시 퇴직금의 지급 방식에 대해 명확히 합의하고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네트제' 계약이라고 해서 퇴직금까지 월급에 포함된다고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2. 퇴직금 분할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방식은 피해야 합니다.
3. 연말정산 환급금은 네트제 근로계약에서 사용자가 세금을 부담한 경우, 환급금이 사용자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별도 합의가 없는 한, 환급금은 근로자의 소유가 아닐 수 있습니다.
4. 퇴직금은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되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연 20%의 높은 지연이자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에서 다툼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기간에는 상법상의 이율(연 6%) 등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5. 급여대장, 급여명세서 등 임금 지급 내역과 퇴직금 산정의 근거가 되는 자료들을 철저히 보관해야 합니다. 이러한 자료들은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