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창립자 상속재산 평가와 세금 부과 취소 소송 판결

이 사건은 고인이 된 기업 창립자 H의 상속인들이 경주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입니다. 상속인들은 I 주식의 가액, K 주식의 가액, 그리고 특정 대출금 채무의 상속재산가액 공제 여부에 대해 세무서와 이견을 보였습니다. 특히, 일부 주식이 명의신탁 상태로 소송이 진행 중이었고, 계열사의 연대보증 채무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법원은 유증으로 인한 상속세 납세의무가 사망일에 성립하고, 소송 중인 권리도 최종 판결에 따라 가액이 확정되면 상속재산으로 평가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계열사의 연대보증 채무는 상속재산에서 공제하기 어렵지만, 실질적으로 피상속인의 채무인 개인 대출금은 공제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와 피고 양측의 상고가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C, D (피상속인의 배우자 및 자녀, 법정상속인): 상속세 부과처분 취소를 구한 사람들입니다.
• 원고 E, F, G (피상속인의 유언에 따라 재산을 받은 수유자): 상속세 납세의무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 피고 경주세무서장: 상속세 부과처분을 내린 세무 당국입니다.
• 망 H (피상속인): 사망한 기업 창립자로, 여러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 N (망 H의 차남): H의 법정상속인 중 한 명이며, H 명의의 주식을 가지고 있었으나 실제 주주권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분쟁 상황

창립자 H는 사망 시 I, K, L 등 여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중 K 주식의 86.78%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L은 약 563억 원의 차입금이 있었고 K은 이를 연대보증했습니다. 또한, I 주식 9만 주 중 43,750주는 N 명의로 등재되어 있었으나, H는 생전에 해당 주식의 주주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소송을 제기하여 진행 중이었습니다. H는 이 I 주식에 대해 유언을 남겼습니다. 상속인들은 상속세를 신고하면서 소송 중인 I 주식과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고 본 K 주식의 가액을 0원으로 신고하고, 특정 대출금 채무는 H의 실질적인 채무라며 상속재산가액에서 공제했습니다. 그러나 경주세무서장은 이 주식들의 가액을 평가하여 상속재산에 포함시키고, 대출금 채무 공제를 부인하면서 상속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상속인들이 세무서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하여 상속재산 평가와 채무 공제, 가산세 부과에 대한 법적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유증(유언에 의한 증여)에 따른 상속세 납세의무의 성립 시기가 언제인지.
2. 소송이 진행 중이던 비상장 주식(I 주식 중 N 명의 주식)의 상속재산 가액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3. 계열사(K 주식)의 가액을 평가할 때, 다른 계열사(L)의 차입금에 대한 연대보증 채무를 부채로 반영하여 순자산가액에서 차감할 수 있는지.
4. 특정 대출금 채무(O 및 T은행 대출금)가 실질적으로 피상속인 H의 채무로 인정되어 상속재산가액에서 공제될 수 있는지.
5. 상속세 신고 시 과소신고 및 납부불성실 가산세 부과 처분의 적법성 여부.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유증에 따른 납세의무 성립시기: 유증에 조건이 붙어 있더라도, 수유자(유증을 받는 사람)의 상속세 납세의무는 피상속인(사망자)의 사망일로서 상속개시일에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2. 소송 중인 주식의 평가: 상속개시 당시 소송 중이던 N 명의 I 주식은 '소송 중인 권리'에 해당하나, 이후 관련 소송 판결로 H에게 귀속되는 것이 확정되었으므로, 판결로 확정된 주식의 가액을 기준으로 상속개시 당시 시가를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비상장 주식은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하여 가액을 평가한 것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3. K 주식 평가 시 연대보증 채무 반영 여부: L 주식회사의 차입금 채무에 대한 K 주식회사의 연대보증 채무는 K의 주식 가액을 평가할 때 부채로 반영하여 순자산가액에서 차감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피상속인 채무 공제 여부: L 주식회사의 차입금 채무나 K 주식회사의 연대보증 채무는 피상속인 H의 채무로 볼 수 없으므로 상속재산가액에서 공제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O와 T은행에 대한 특정 대출금 채무는 실질적으로 H의 채무로 볼 수 있으므로 상속재산가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5. 가산세 부과 처분: I 주식 중 N 명의 주식과 U, V 명의 주식에 대한 가산세 부과는 위법하다고 보았으나, I 주식 중 원고 B, C 명의 주식과 K 주식에 대한 가산세 부과는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원고와 피고의 모든 상고를 기각하여, 원심인 대구고등법원의 판결이 대체로 옳다고 확정했습니다. 즉, 복잡한 상속재산의 평가와 채무 공제, 가산세 부과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대부분 유지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상고와 관련된 모든 비용은 각자의 상고로 인한 부분에 대해 해당 당사자들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 이 법에 따라 상속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은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속재산을 평가하는 기본 원칙입니다.
2.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3항: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해당 재산의 종류, 규모, 거래상황 등을 고려하여 제61조부터 제65조까지에 규정된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을 시가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상장 주식과 같이 시장 가격이 없는 재산에 적용됩니다.
3. 구 상증세법 제65조 및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60조 제3호: '소송 중인 권리'의 가액은 평가기준일 현재의 분쟁관계의 진상을 조사하고 소송진행 상황을 감안한 '적정가액'으로 평가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소송 중인 권리도 상속개시 당시의 현황을 기준으로 평가하되, 만약 과세처분취소소송의 변론종결 이전에 법원 판결 등으로 권리의 내용과 범위가 구체적으로 확정되었다면, 그 확정된 가액을 기초로 상속개시 당시의 가액을 평가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4. 구 상증세법 제63조 제1항 제1호 (다)목: 비상장 주식의 보충적 평가방법에 관한 조항으로, 이 사건에서 I 주식의 가액을 평가하는 데 적용되었습니다.
5. 상호저축은행법 제37조의3 제2항: 이 법률 조항은 대법원이 피상속인이 L의 차입금 채무에 대해 연대책임을 부담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의 근거로 언급되었으며, 특정 상황에서 회사 대주주 등이 채무에 대한 연대책임을 지는 경우를 다루지만, 이 사건에서는 해당 상황이 아니라고 보아 피상속인의 채무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상속재산 평가 시 소송 중인 권리: 특정 재산의 소유권이나 가액을 두고 소송이 진행 중이라 하더라도, 상속개시일 이후 법원 판결 등으로 그 권리의 내용과 범위가 확정되면, 확정된 가액을 기초로 상속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무조건 0원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2. 비상장 주식 평가의 복잡성: 상장되지 않은 주식은 시가 산정이 어렵기 때문에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정한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가액이 산정됩니다. 이 방법은 회사의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를 복합적으로 고려하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3. 상속재산에서 공제되는 채무의 명확한 증명: 상속재산가액에서 채무를 공제받기 위해서는 해당 채무가 피상속인의 실질적인 채무임을 명확하게 증명해야 합니다. 계열사 또는 다른 사람의 채무에 대한 단순한 연대보증은 피상속인의 직접적인 채무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금전대차계약서, 금융거래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채무의 귀속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유증의 조건과 상속세: 유언을 통한 재산 증여(유증)에 특정 조건(예: 소송 승소)이 붙어 있더라도, 상속세 납세의무는 피상속인의 사망 시점에 발생합니다. 조건 성취 여부와 관계없이 상속개시일에 납세의무가 성립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5. 가산세 면제 사유의 신중한 적용: 상속세 신고 시 재산 평가나 채무 공제에 오류가 있어 과소신고 또는 납부불성실에 해당하는 경우 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법률 해석의 착오나 판단의 어려움만으로는 가산세 면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으니, 상속세 신고에는 최대한 신중을 기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