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해 · 강도/살인 · 노동
이 사건은 E중학교 급식시설 개선 공사 현장에서 안전수칙 미준수로 인해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된 판결입니다. 공사 현장소장이자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피고인 A, 펌프카 작업 수급인이자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피고인 B, 그리고 건설업체인 피고인 주식회사 C는 경사로에서의 콘크리트 펌프카 작업 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여 근로자 G이 사망하고,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 H가 상해를 입게 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또한 피고인 A와 주식회사 C는 이후 중량물 취급 작업에서도 안전대책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아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피고인 주식회사 C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2022년 5월 6일 오후 12시 30분경 E중학교 급식시설 개선 공사 현장의 경사도 3.7도의 경사로에서 피해자 G이 약 10,370kg의 콘크리트 펌프카를 이용하여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작업 완료 후 오후 4시 30분경 피해자 G은 아웃트리거를 접고 운전석을 이탈하여 고임목을 제거했는데, 이때 콘크리트 펌프카가 시동이 켜진 상태로 브레이크가 확실히 걸리지 않아 경사면을 따라 뒤로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펌프카는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도로에 정차해 있던 피해자 H의 올란도 승용차 우측면을 충격했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 G이 펌프카와 승용차 사이에 끼어 쓰러져 다발성 골절에 의한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했습니다. 피해자 H는 뇌진탕 및 신경뿌리 병증을 동반한 경추간판장애 등 약 3주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또한 2022년 5월 19일경 같은 공사 현장 2층에서 시멘트 중량물 취급 작업을 하면서 추락, 낙하, 전도, 협착, 붕괴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도록 한 사실도 있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건설 현장에서 차량계 건설기계 사용 및 중량물 취급 작업 시, 사업주와 안전보건총괄책임자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요구되는 안전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경사로에서의 펌프카 운행 중 근로자 안전 확보 조치, 작업계획서 작성 및 준수 여부,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한 근로자 사망 및 타인 상해에 대한 업무상 과실 책임이 핵심적으로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8개월에 처하고,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피고인 B에게는 징역 6개월에 처하고,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피고인 주식회사 C에게는 벌금 600만 원을 선고하고,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습니다.
재판부는 공사 현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 및 사업주가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아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건설기계 작업 및 중량물 작업 시 작업계획서 작성, 지형 및 지반 조사, 운전자 이탈 시 안전조치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자의 엄중한 책임을 확인한 판결입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상)'는 업무상 과실로 인해 사람을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A와 B는 안전 관리 업무를 소홀히 하여 근로자 사망 및 타인 상해라는 결과를 초래했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처벌되었습니다. 둘째,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은 사업주가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을 할 때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38조 제2항'은 작업계획서 작성 등의 의무를 포함합니다. 피고인들은 콘크리트 펌프카 작업과 중량물 취급 작업 시 이러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습니다. 셋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도급인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는 도급인이 관계 수급인 근로자가 작업하는 경우 자신의 근로자와 동일하게 안전보건에 관한 조치를 해야 할 의무를 부과합니다. 주식회사 C와 현장소장 A는 하청업체 F의 근로자 G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습니다. 넷째,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과 '제168조 제1호'는 이러한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대한 벌칙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의 사용인이 업무에 관하여 법을 위반한 경우, 행위자를 벌하는 것 외에 그 법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하게 되어 주식회사 C가 피고인 A의 위반행위에 대해 함께 처벌받았습니다. 또한,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경우 가장 무거운 죄로 처벌하는 '형법 제40조(상상적 경합)'와 일정한 조건 하에 형의 집행을 미루는 '형법 제62조 제1항(집행유예)'이 양형에 적용되었습니다.
경사진 작업장에서 콘크리트 펌프카와 같은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작업장소의 지형 및 지반상태를 사전에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기계의 운행 경로와 작업 방법을 포함한 상세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콘크리트 펌프카 운전자가 운전석을 이탈하는 경우, 원동기를 정지시키고 브레이크를 확실히 걸며, 경사로에서는 차량 이동 전까지 고임목을 제거하지 않는 등 갑작스러운 주행이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준수하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운전자가 고임목을 직접 제거하는 위험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보조자가 안전하게 고임목을 제거한 후 운전자가 탑승하여 차량을 이동하도록 하는 등의 명확한 작업 절차를 수립하고 지켜야 합니다. 중량물 취급 작업을 할 때도 추락, 낙하, 전도, 협착, 붕괴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 등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반드시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사업주는 자신의 근로자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관계 수급인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 확보에 대한 총괄적인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