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
피고인이 아파트 개발 사업에 투자할 것을 권유받고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피해자 배우자 명의의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후, 대출금 중 1억 4,000만 원을 피해자로부터 편취했다는 사기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이 돈을 빌릴 당시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해당 금원이 피해자의 사업 투자금으로 볼 여지가 크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해자 D은 2014년 10월경 지인 K을 통해 알게 된 피고인 A에게 통영 아파트 건설 사업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피고인 A는 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D의 배우자 E 소유의 토지를 담보로 H은행에서 2억 7,000만 원을 대출받았으며, 이 대출금 중 1억 3,000만 원은 D의 기존 G조합 대출금 변제에 사용하고 나머지 1억 4,000만 원은 피고인 운영의 회사 계좌에 남겨두었습니다. D은 피고인이 '통영 아파트 사업으로 1년 후 변제하고, 다른 토지 지분을 팔아서라도 변제하겠으며, 대출 이자도 모두 납입하겠다'고 속여 1억 4,000만 원을 편취했다고 주장하며 사기죄로 고소했습니다. 반면 피고인은 이 돈이 D의 사업 투자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금전을 받을 당시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지 여부, 즉 사기죄의 핵심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와 해당 금원이 단순한 차용금인지 아니면 사업 투자금인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피고인은 무죄로 선고되었고,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도록 명령되었습니다.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변제 의사나 능력 없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1억 4,000만 원을 편취했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오히려 해당 금원은 피해자가 사업에 투자한 투자금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사업 추진에 깊이 관여한 점, 차용증이 작성되지 않은 점, 이익 분배 약정이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사기죄의 성립 요건인 '편취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판단했습니다. 사기죄는 사람을 속여 재산상의 이득을 취할 때 성립하는 범죄로, 특히 돈을 빌릴 당시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있는 것처럼 속여 돈을 받은 경우에 해당합니다. 대법원 판례(1996. 3. 26. 선고 95도3034 판결 등)는 편취의 범의를 판단할 때 범행 전후의 재산 상태, 환경, 범행 경위, 거래 이행 과정 등 객관적인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형사재판에서는 '증명책임'이 검사에게 있으며,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법관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합니다(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7도2697 판결 등). 이러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설령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대출이 사업 추진을 위한 것이고, 피해자도 사업에 깊이 관여하며 투자금으로 볼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검사의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기망 행위나 편취 의사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본 것입니다.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가 선고되었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 요지가 공시되었습니다. 또한 판결에서는 '금반언의 원칙'과 '신의성실의 원칙'도 언급하며, 피해자가 소개한 사업이 실패할 것이 명백한데도 자금을 융통해준 뒤 상환하지 못하자 태도를 바꿔 사기 주장을 하는 것은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유사한 사업 투자나 금전 거래 시에는 다음 사항들을 고려하여 분쟁을 예방해야 합니다. 첫째, 금전의 성격(대여금 또는 투자금)을 명확히 하고, 원금 변제 여부, 이자 지급 여부, 사업 수익 분배 방식 등을 상세하게 기재한 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합니다. 둘째, 차용증이나 투자계약서와 같은 문서뿐만 아니라, 금전이 오고 간 경위, 관련 의사소통 기록(메시지, 통화 녹음 등), 사업 추진 관련 자료 등을 증거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사업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은 사업의 진행 상황과 전망을 상호 충분히 공유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한쪽이 상대방에게 사업을 소개하고 참여를 권유한 경우,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나 위험성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넷째, 금전이 특정 사업을 위해 사용될 경우, 그 사용처를 명확히 하고 투명하게 관리하여 오해의 소지를 줄여야 합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