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공직선거법상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권을 가진 사람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 개표에 투표지분류기 등의 기계장치와 전산조직을 이용하는 것이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투표함 송부 규정(공직선거법 제170조)과 개표 시 기계장치 사용 규정(공직선거법 제178조 제2항), 그리고 향후 선거에서 기계 사용 행위의 위헌확인을 구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투표함 송부 조항과 개표 행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각하하고, 개표 시 기계장치 사용을 허용한 공직선거법 제178조 제2항은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기각했습니다.
청구인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02년 6·13 지방선거 개표사무 보조를 위해 투표지분류기를 도입한 이래 현재까지 공직선거 개표에 투표지분류기, 보고용 컴퓨터, 선거관리시스템 등 기계장치 또는 전산조직을 사용하는 것이 선거 개표의 공정성을 해치는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기계장치를 이용한 개표가 컴퓨터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으로서는 검증이 곤란하고, 제어용 컴퓨터의 보안이 취약하며, 득표수 자동 집계 과정에서 혼표 발생 가능성이 있어 선거공개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투표소에서 직접 개표하지 않고 투표함을 개표소로 이동하여 집중 개표하도록 한 것이 기계장치 이용을 강제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결정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선거 개표 과정에서 투표함을 송부하는 조항과 구체적인 개표 행위는 심판청구 대상이 아니라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반면, 개표에 기계장치나 전산조직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개표의 신속성, 정확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합리적인 입법자의 선택이며, 육안 검열, 참관인 제도 등 다중의 안전장치가 있어 국민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합헌으로 결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공직선거법의 여러 조항과 헌법상의 기본권 침해 여부를 다루었습니다.
1. 공직선거법 제170조 (투표함 등의 송부) 이 조항은 투표가 끝난 후 투표관리관이 투표함과 관련 서류를 관할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에 송부하도록 규정하며, 이때 후보자별 투표참관인 1인과 경찰공무원 2인이 동반할 수 있다고 명시합니다. 청구인들은 이 조항이 투표소에서 직접 개표하는 것을 막고 투표함을 이동시켜 집중 개표하게 함으로써 기계장치 사용을 유도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에 의해 어떤 기본권이 침해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주장이 없다고 판단하여 심판청구를 각하했습니다.
2. 공직선거법 제178조 제2항 (개표의 진행) 이 조항은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사무를 보조하기 위해 투표지를 유·무효 또는 후보자별로 구분하거나 계산에 필요한 기계장치나 전산조직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이 개표사무의 신속성과 정확도를 높이고 예산 및 인력을 절감하기 위한 합리적인 입법자의 선택이라고 보았습니다.
헌재는 다음의 이유로 이 조항이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3. 헌법 제24조 (선거권) 헌법재판소는 선거권이 단순히 투표할 권리뿐만 아니라, 투표를 통해 표출된 국민의 의사가 공정한 개표 절차를 통해 정확한 선거 결과로 반영될 때 비로소 제대로 보장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개표 절차에 기계장치 및 전산조직을 이용할 것인지의 문제는 입법자가 국민의 의식 수준, 선거 풍토, 기술적 수준, 개표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는 입법정책의 영역에 속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입법권이 자의적으로 행사되어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한 입법이 아닌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이 조항은 헌법소원청구인이 자신의 기본권에 대한 공권력 주체의 제한행위가 위헌적인 것임을 구체적으로 주장해야 함을 명시합니다. 청구인들이 이 사건 투표함 송부 조항과 특정 선거에서의 개표 행위에 대해 구체적인 기본권 침해 주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헌법재판소는 이 부분 심판청구를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선거 개표 과정에서 사용되는 투표지분류기나 전산조직은 보조적 역할만을 수행하며, 최종적인 유효표와 무효표의 구분 및 득표수 확인은 개표사무원과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의 육안 검열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투표지분류기 등은 개표의 신속성, 정확성, 예산 및 인력 절감에 기여하며, 종이 투표지에 직접 기표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개표 이후에도 실물 투표지를 통해 투표 결과를 충분히 검증할 수 있습니다. 선거 개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직선거법은 개표참관인 제도(후보자 추천 정당 6인, 무소속 후보자 3인 참관 가능), 공정하고 중립적인 개표사무원 위촉, 투표함 개함 시 참관인의 검사, 개표내용 식별 가능한 참관인석 마련, 일반인의 개표 상황 관람 허용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기계장치의 해킹 가능성이나 오작동 우려에 대해서는 보안 전문가들의 공개 검증과 대법원 판례를 통해 해킹 및 조작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된 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어용 컴퓨터는 자료 수신기능만 있고 자료 전송 기능이 없으며, 보고용 컴퓨터는 제어용 컴퓨터와 별개로 운영되고, 투표지분류기는 외부 통신망과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무선 랜 기능이 차단되어 있습니다. 선거 관리 방식은 국민의 의식 수준, 선거 풍토, 개표를 위한 기술적 수준, 개표 환경 등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이며,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지 않은 한 헌법에 위반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