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파탄 책임 배우자의 반복된 이혼 청구 기각 판결

원고(남편)는 피고(아내)와 피고의 어머니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며 이혼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원고의 과거 부정행위, 가정폭력, 그리고 피고와 가족에 대한 수많은 소송 제기 등이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으로 인정되어, 이미 여러 번 기각된 바 있는 이혼 청구가 이번 항소심에서도 최종적으로 기각되었습니다. 제1심은 원고의 이혼 청구를 인용했으나 항소심은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의 남편으로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청구한 당사자
• 피고 (B): 원고의 아내로 원고의 이혼 청구에 반대하며 혼인 관계 유지를 원하는 당사자
• G: 피고의 어머니
• E: 원고가 과거 부정행위를 저지른 상대방
• F: 원고와 피고의 아들

분쟁 상황

원고(남편)는 2006년 E와의 부정행위로 피고(아내)와의 불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원고는 같은 해 피고와 아들 F, 피고의 어머니 G에게 칼 또는 낫으로 협박하였고 G에게 상해를 가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집을 나가 피고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고 급여와 연금을 가압류했으며 공무원 신분을 상실하게 할 목적으로 간통죄 고소 및 허위 확인서 제출을 통해 원고가 공무원 신분을 상실하고 연금도 수령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한 원고는 피고와 G을 상대로 대여금 청구 등 다수의 민사소송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며 소장 또는 준비서면에 원고를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기재했습니다. 원고와 피고는 8년 이상 별거 중입니다. 원고는 이러한 사유들을 들어 이혼을 청구했으나 피고는 혼인 파탄의 책임이 원고에게 있으며 원고의 이혼 청구가 수차례 기각된 바 있음을 주장하며 이혼을 거부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전에 기각되어 확정된 이혼 사유에 대해 다시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지(기판력의 문제) 여부와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이혼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원고가 이전에 이혼 소송에서 패소하여 확정된 사유들과 동일한 사유를 다시 주장하는 것은 기판력에 저촉되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전소 변론 종결일 이후에 발생한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원고의 과거 부정행위, 가정폭력, 그리고 피고와 그 가족에 대한 끊임없는 소송 제기 등이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오랜 별거 기간만으로는 원고의 유책성이 약화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혼인 계속 의사가 없다는 증거도 없으므로 유책 배우자인 원고의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이혼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민법 제840조 (이혼원인)​: 이혼은 배우자에게 부정행위가 있었을 때,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그 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피고의 모 G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주장했습니다.
• 기판력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 가사소송법 제12조)​: 동일한 소송물에 대하여 이미 확정된 판결의 효력으로서 동일한 소송물에 대해 다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원은 이전 판결과 모순되는 판단을 할 수 없습니다. 본 사례에서는 원고가 이미 패소하여 확정된 이혼 사유를 다시 주장했기 때문에 기판력에 저촉되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 유책주의 원칙 (대법원 판례)​: 혼인 생활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례입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0므4095 판결 등). 이는 자신의 잘못으로 혼인 관계가 파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요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상대방 배우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입니다.
•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 예외 (대법원 판례)​: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판결 등에서는 예외적으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할 수 있는 경우를 제시합니다.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 계속 의사가 없거나 유책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또는 세월의 경과로 유책성과 정신적 고통이 약화되어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이 해당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예외적 사유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 사례에 참고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유책주의 원칙: 혼인 생활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유책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이는 유책 배우자가 자신의 잘못으로 파탄된 혼인을 정리하려는 것을 막아 상대방 배우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 기판력의 중요성: 이전에 동일한 이혼 사유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하여 확정되었다면 그 사유로는 다시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혼을 다시 청구하려면 이전 판결이 확정된 날 이후에 발생한 새로운 이혼 사유나 유책성을 상쇄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 예외적으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허용될 수 있지만 이는 매우 엄격한 기준을 따릅니다.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 계속 의사가 없거나 유책성을 상쇄할 만큼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혹은 오랜 세월이 흘러 유책성과 고통이 약화되어 쌍방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해진 경우 등입니다. 이 경우에도 유책성의 정도, 별거 기간, 상대방 배우자의 현재 상태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 지속적인 갈등의 영향: 본 사례처럼 유책 배우자가 배우자와 그 가족을 상대로 계속해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을 심화시키는 행위는 오히려 본인의 유책성을 더욱 강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