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10만원 지역주택조합 분담금 반환 요구 기각 사건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하여 분담금을 납부했던 원고가 조합 탈퇴, 조합원 자격 상실, 계약 해제를 이유로 납부했던 분담금의 반환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청구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조합 계약 및 규약상 탈퇴 요건 미충족, 주택법 시행령에 따른 조합원 자격 유지,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특성상 사업 지연만으로는 계약 해제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이 주요 판단 근거가 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B지역주택조합과 아파트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분담금을 납부한 조합원
• 피고 B지역주택조합: 사천시 C 일원에 아파트를 신축하기 위해 2017년 11월 14일 설립 인가를 받은 주택조합

분쟁 상황

원고 A는 피고 B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하여 아파트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업무대행용역비 1,200만원과 계약금, 중도금, 브릿지대출 중도금을 포함하여 총 8,110만원의 분담금을 납부했습니다. 하지만 조합설립 후 6년이 넘도록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원고가 전용면적 59.9544㎡의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자, 원고는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소장 송달을 통한 탈퇴 의사 표시, 새로 취득한 주택으로 인한 조합원 자격 상실, 그리고 조합설립 후 6년 이상 사업이 지연된 점을 이유로 계약 해제를 주장하며 업무대행용역비를 제외한 6,910만원의 분담금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지역주택조합 가입 계약 및 분양 계약에 따른 탈퇴 요건 충족 여부, 신규 주택 소유로 인한 지역주택조합원 자격 상실 여부, 지역주택조합 사업 지연을 이유로 한 조합가입계약 해제 가능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피고 B지역주택조합에 대한 6,910만원의 부당이득금반환 청구를 모두 기각했으며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조합 탈퇴, 조합원 자격 상실, 계약 해제 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특성상 사업 지연이 흔하며 계약서에 명시된 탈퇴 요건이나 해제 사유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원고가 납부한 분담금을 반환받을 법적 근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들이 주요하게 적용되었습니다.

1. 주택법 제11조(주택조합의 설립 등)​: 지역주택조합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근거 조항입니다. 피고 지역주택조합이 이 조항에 따라 주택조합설립인가를 받았음이 확인되며, 법원은 주택조합이 다수의 개인이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하는 단체로서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조합원들의 공동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주택법 제11조 제7항 및 주택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1호(주택조합 조합원의 자격)​: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의 자격 요건을 규정하는 조항입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가 전용면적 59.9544㎡의 주택을 소유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하 1주택을 소유한 세대주'도 조합원 자격이 유지된다는 규정에 따라 원고의 조합원 자격이 상실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주택 소유 여부와 면적 기준이 조합원 자격 유지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3. 주택법 제16조 제4항(사업계획 승인의 취소)​: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착공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업계획 승인권자가 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 조합의 사업 지연이 있었지만, 관할 지자체인 사천시장이 사업계획 승인을 취소한 바가 없다는 점이 피고의 이행지체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의 한 근거로 제시되었습니다. 이는 사업 지연의 정도가 법적으로 정한 중대한 수준에 이르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4. 계약자유의 원칙 및 신의성실의 원칙: 원고는 조합 규약상 임의 탈퇴를 불허하는 것이 계약자유의 원칙을 침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특수성(조합원들의 분담금으로 운영, 사업 안정성 도모 필요, 총의로 제정된 규약 등)을 고려할 때 그러한 제한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계약자유의 원칙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단체법적 성격이나 사업의 특수성에 따라 일정 부분 제한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조합 가입 시 조합 규약에 대한 동의 의사가 포함된 것으로 보아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계약 내용을 이행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5.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 해제: 원고는 피고의 사업 지연을 이유로 이행지체 또는 이행불능에 따른 계약 해제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특성상 사업 지연이 발생할 수 있음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고, 피고가 사업을 방치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노력했으며 2024년 4월 5일 착공식까지 진행된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의 이행지체나 이행불능으로 인한 해제권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사업이 늦어진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채무불이행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법리를 보여줍니다.

참고 사항

지역주택조합 가입을 고려하거나 이미 가입한 경우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계약 내용의 철저한 확인: 지역주택조합 가입 전에는 조합 규약과 가입 계약, 분양 계약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특히 탈퇴, 해지, 환불 조건이 어떻게 명시되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지역주택조합은 사업의 안정성을 위해 조합원의 임의 탈퇴를 엄격히 제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중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2. 사업 지연에 대한 이해: 지역주택조합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합원 모집, 토지 매입, 사업 승인 등의 여러 변수로 인해 당초 예상했던 사업 진행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사업이 지연된다는 이유만으로 계약 해제를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사업 지연의 원인과 조합의 노력 여부, 계약서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3. 조합원 자격 유지 요건 확인: 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특정 면적 이하의 주택 1채를 소유하고 있어도 지역주택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하의 주택 1채를 소유한 세대주는 여전히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본인의 주택 소유 현황이 조합원 자격에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4. 조합의 단체적 성격 인지: 법원에서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조합원들이 단체 질서에 편입하는 의사까지 수용한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개별 조합원의 임의 탈퇴나 계약 해제가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조합의 규약과 결정에 따를 의무가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