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 협박/감금
행정보급관 A는 훈련 중 병사 E의 뺨을 한 대 때리고 욕설하여 폭행 혐의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A가 감찰 조사와 관련하여 병사들에게 허위 진술서 작성을 강요했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면담강요등) 혐의는 수사가 개시되지 않은 시점의 행위이므로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대대장 B 또한 A의 면담 강요 행위를 방조했다는 혐의에 대해 정범인 A의 면담 강요죄가 성립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2019년 10월경, 행정보급관 A는 훈련을 마친 병사 E의 뺨을 한 대 '툭' 치며 욕설했습니다. 이후 2020년 3월경, L사단 감찰부의 설문조사에서 병사 E, H, I, G 등이 A의 언어폭력 등 비위 사실을 작성했습니다. A는 이 사실을 G를 통해 알게 되자, 자신에 대한 무고를 증명하기 위해 대대장 B에게 병사 E, H의 가혹행위 혐의 징계 조사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해당 병사들이 자신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 무고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언급하며 징계 조사를 승인받았습니다. 이후 A는 2020년 3월 16일부터 17일까지 E, H, I, G를 개별적으로 불러 '감찰 조사에서 자신을 무고했다'는 취지의 허위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는 H에게 '내가 만만하냐? 감찰 신고한 거 4명인 거 안다, 무고죄로 풀려났다, 나는 피해자다, 너는 살려줄 테니 무고한 것에 대해 작성해라', '25명 중 4명만 진술하고 21명은 내 편이다, 간부들도 내 편이니 풀려난 것이다, 너 인천 살지? 내가 너 못 이길 것 같냐, 네가 이길 것 같냐?', '무고한 것 내용 쓰고 E이 잘못한 것을 다 써라, E은 더 처벌받는다, 그럼 넌 살려주겠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 A의 병사 폭행 사실 인정 여부와 더불어, A가 병사들에게 허위 진술서 작성을 강요한 행위가 '형사사건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면담강요등'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또한 A의 행위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피고인 B이 이를 방조했는지 여부도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피고인 A는 폭행 혐의에 대해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면담강요등) 혐의는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피고인 B 또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면담강요등) 방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 A의 병사 E에 대한 폭행 사실을 인정하여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A의 면담 강요 행위에 대해서는 당시 A에 대한 '형사사건의 수사가 개시되지 않았고' 피해자들의 형사 고소도 임박하지 않아, '특가법상 면담강요죄'의 요건인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A의 면담 강요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이를 방조했다는 B의 혐의 또한 무죄로 결론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라 형벌 법규의 엄격한 해석을 강조하며,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지나치게 확장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260조 제1항 (폭행):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합니다. 피고인 A가 병사 E의 뺨을 때린 행위는 이에 해당하여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 제4항 (보복범죄의 가중처벌 등 - 면담강요등):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또는 그 친족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면담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 법조항의 핵심은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라는 조건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행위 당시 피고인 A에 대한 형사사건 수사가 개시되지 않았으므로 이 조항이 적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죄형법정주의: 범죄와 형벌은 법률로 정해야 하며, 법률이 없으면 범죄도 없고 형벌도 없다는 원칙입니다. 형벌 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하며,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하거나 유추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 원칙에 따라 법원은 특가법상 면담강요죄의 적용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했습니다.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형법 제32조 (종범, 방조범): 타인의 범죄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방조라고 하며, 방조범은 정범의 고의와 방조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범인 피고인 A의 면담강요죄가 성립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 B에 대한 방조죄 역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형사사건에서 피해자나 증인에게 진술 강요나 위력을 행사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범죄로 다루어집니다. 그러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면담강요등의 죄가 성립하려면 행위 시점에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임박했다는 인식'이 분명하게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감찰 조사나 내부 감사 단계에서는 이 죄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더라도, 추후 형사 고소나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면 관련자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하는 행위는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폭행은 아무리 경미하더라도 피해자와의 합의나 피해 정도와 관계없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