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 안전 미흡으로 인한 근로자 부상 손해배상 판결

산업기계 제조 및 판매업체인 피고 회사의 작업장에서 원고 근로자 A가 열 교환기 금속관 번들 인서트 작업 보조 중 번들을 받치던 롤러가 넘어져 중증 상해를 입은 사건입니다. 원고는 피고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충분한 안전장치와 교육을 제공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원고가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위험 구역에 임의로 진입하여 발생한 사고이므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안전배려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원고에게도 사고 발생 및 손해 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하고 총 157,389,075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회사에서 작업 보조 업무를 담당하던 근로자로 2015년 작업 중 부상을 입은 피해자
• 피고 주식회사 B: 산업기계 제조 및 판매업 등을 하는 회사이자 원고 A의 사용자

분쟁 상황

원고는 2015년 7월 27일 피고 회사의 작업장에서 열 교환기 금속관 번들을 쉘에 넣는 작업을 보조하던 중 사고를 당했습니다. 번들의 수평을 맞추는 과정에서 번들을 받치는 롤러 아래 나무받침목의 위치를 바로잡기 위해 번들과 롤러 아래쪽으로 들어갔는데, 이때 균형을 잃은 롤러가 원고 쪽으로 넘어지면서 충격을 가했습니다. 이 사고로 원고는 제12번 흉추의 압박골절, 제9번 흉추 골절 등 중상을 입었습니다. 원고는 피고 회사가 근로계약상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것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191,403,254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반면 피고 회사는 원고가 충분히 안전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위험한 작업 공간으로 들어가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전적으로 원고의 과실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핵심 쟁점

사용자인 피고 회사가 근로계약상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원고 근로자에게 발생한 산업재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지 여부와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경우 근로자의 과실을 참작하여 그 책임의 범위를 어디까지 제한할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157,389,07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15년 7월 27일부터 2019년 7월 19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원고의 과실을 30%로 보아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한 결과입니다. 법원은 번들 인서트 작업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롤러 고정 등 안전장치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고, 보조 작업자가 위험 구역에 들어가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구체적인 작업 수칙 및 충분한 안전 교육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원고가 롤러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알면서도 지시 없이 스스로 위험한 번들 아래로 접근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손해배상액을 감액했습니다. 손해배상액은 일실수입, 향후치료비, 기왕개호비, 위자료를 합산하여 산정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적절한 안전 조치와 교육이 미흡했던 사용자에게 사고 발생의 주된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동시에 근로자 스스로도 안전 수칙을 준수하고 위험한 행동을 자제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여 쌍방의 과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주요 법률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 (근로계약상 신의칙)​:

  • 대법원 판례(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등)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 및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합니다.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사용자는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회사가 번들 인서트 작업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롤러 고정 등 안전장치를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고, 보조 작업자가 직접 위험 구역에 들어가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구체적인 작업 수칙을 마련하지 않았으며, 세부적인 안전 교육도 실시하지 않아 안전배려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과실상계 (민법 제763조, 제396조 유추적용)​:

  • 피해자에게도 손해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있을 경우, 법원은 이를 참작하여 손해배상액을 감액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공평의 원칙에 입각한 손해배상 책임의 제한입니다.
  • 이 사건에서 원고는 사고 이전에 해당 작업을 여러 번 보조한 경험이 있어 롤러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있었고, 크레인 작업자의 지시 없이 스스로 위험한 번들과 롤러 아래쪽으로 접근했으므로, 원고의 과실이 사고 발생 및 손해 확대에 기여했다고 보아 피고의 책임 비율을 70%로 제한했습니다.

• 지연손해금 이율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 금전채무의 이행을 지체한 경우에 부과되는 이자에 대한 규정입니다. 이 법률에 따라 채무자는 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이율을, 판결 선고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이율(2019년 6월 1일 개정 전에는 연 15%)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한 분들이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근로자(피해자) 입장:

  • 작업 전에는 반드시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작업 환경이나 지시에는 즉시 이의를 제기하거나 작업을 중단해야 합니다.
  • 안전 장치나 작업 수칙이 미비하다고 느껴진다면 반드시 사전에 관리자에게 개선을 요구하고 그 내용을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사고 발생 시 회사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지시받지 않은 위험한 행동이나 안전 수칙을 위반하는 행동은 스스로 삼가야 합니다. 본인의 과실이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 사고 발생 시 즉시 병원에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고 모든 의료 기록을 보관해야 합니다. 이는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산정의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상과는 별개로, 회사의 과실이 입증된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추가적인 손해(일실수입, 위자료 등)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 사용자(회사) 입장:

  • 모든 작업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면밀히 파악하고, 이에 상응하는 충분한 안전 장치와 시설을 반드시 마련해야 합니다.
  • 작업의 위험성에 따라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작업 수칙을 마련하고, 모든 근로자에게 주기적이고 반복적인 안전 교육을 철저히 실시해야 합니다. 교육 이수 여부 및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 특히 위험성이 높은 작업의 경우에는 작업 관리자가 현장에서 직접 감독하며,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위반 시 즉시 제지하는 등 적극적인 안전 관리를 해야 합니다.
  • 근로자의 안전배려의무는 근로계약의 중요한 부수적 의무이며,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중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넘어 형사상 책임까지 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 사고 발생 시에는 관련 법규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및 실행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