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금 · 기타 형사사건
피고인 A는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서 2014년 3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D, E, F, G 등 E 관계사들과 실제보다 부풀려 기재하거나 실물 거래 없이 허위로 작성된 매출 및 매입 세금계산서를 발급 및 수취하여 조세범처벌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들은 E 관계사와의 합판 거래가 점유개정 방식으로 물품 인도가 이루어지고 대금도 지급된 실제 거래였으므로, 세금계산서가 거짓 또는 허위가 아니며,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인 B는 2014년 3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E 관계사(주식회사 E, 주식회사 D, F, 주식회사 G)들로부터 합판을 매입한 후 이를 다시 다른 E 관계사에게 매도하는 형태의 합판 거래를 반복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사실은 합계 287,501,600원 상당의 재화만을 공급하고도 합계 2,046,678,900원 상당의 재화를 공급한 것처럼 거짓 기재한 세금계산서 4장을 발급하고, 사실은 합계 641,821,000원 상당의 재화만을 공급받고도 합계 3,472,210,000원 상당의 재화를 공급받은 것처럼 거짓 기재한 세금계산서 4장을 수취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재화나 용역을 공급한 사실이 없음에도 합계 2,474,862,582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 5장을 발급하고,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합계 1,087,598,500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 3장을 수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거래들은 E 관계사들이 특수관계에 있었고, 합판의 현실적인 인도가 대부분 없었으며, 대금 결제가 개별 거래 시점이 아닌 나중에 한꺼번에 이루어졌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피고인들이 발급하고 수취한 세금계산서가 실제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이루어진 '허위' 또는 '거짓'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검사의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입니다.
피고인 A와 피고인 주식회사 B 모두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가 실제보다 더 많은 재화를 공급한 것처럼 부풀리거나 실제 재화 공급 없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수수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E 관계사들이 비록 특수관계에 있었으나 각자 별개의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독립적인 법인으로 존재했으며, 피고인 회사가 ERP 시스템을 통해 구체적인 거래 내역을 관리했고, 합판 거래의 특성상 현실적인 물품 이동 없이 점유개정 방식으로 소유권 이전이 이루어지는 것이 업계 관행이며, 대금 결제 방식 또한 합판 도매업계의 관행에 부합한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입니다. 또한, H 등에 대한 선행 사건의 유죄 판결이 있었지만, 해당 사건에서 실질적인 심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H 등의 자백에 의해 확정된 '특별한 사정'이 있어 본 사건에서는 선행 판결의 사실 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조세범처벌법 제10조 제3항 위반 여부를 다루었습니다. 조세범처벌법 제10조 제3항은 재화나 용역을 실제로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법원은 이 규정에서 말하는 '실물거래'란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기로 하는 구속력 있는 합의, 즉 공급가액, 공급품목, 단가, 수량 등 구체적인 합의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합니다. 형사재판의 기본적인 법리로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며, 유죄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해야 하고, 그러한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이 적용됩니다. 또한, 납세의무자가 세금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여러 법률관계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가장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는 법리도 인용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해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의 사실 판단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지만, 그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와 배치되는 사실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제시되었습니다.
특수관계 회사 간의 거래라도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실제 재화가 존재하며, ERP 시스템 등을 통해 구체적인 거래 내역을 관리했다면 실물 거래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물품의 현실적인 인도가 없더라도, 점유개정이나 목적물반환청구권 양도와 같은 동산 소유권 이전 방식이 상업적 관행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는 실물 이동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가공거래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부피나 무게가 큰 물품의 경우 물류비 절감을 위해 직접 이동 방식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대금 결제가 개별 거래 시점에 즉시 이루어지지 않고 나중에 한꺼번에 이루어지거나 외상 거래 형태를 띠더라도, 업계의 관행이나 회사의 신용 등을 고려할 때 실제 거래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거래 내역 중 일부 매도일이 매입일보다 앞서거나 매입 금액이 매도 금액보다 높은 등 이례적인 부분이 있더라도, 단기간 내 가격 변동이 심한 품목의 특성, 외상 거래의 가능성, 착오 기재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과거 유사 사건에서 다른 당사자들이 유죄를 인정받았더라도, 해당 판결이 실질적인 심리 없이 자백에 의해 이루어졌거나, 본 사건 피고인에게 진술 기회가 없었던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그 선행 판결의 사실 판단에 구속되지 않고 재조명될 수 있습니다. 세금계산서의 거짓 또는 허위 여부를 판단할 때는 거래 당사자들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 재화의 존재 여부, 대금 결제 방식, 업계 관행 등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