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택시 운전기사인 원고는 피고 택시회사가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시행 이후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기 위해 실제 근무 형태 변화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며 이는 강행법규를 잠탈하는 탈법 행위로 무효이므로 미달된 최저임금을 지급하라고 청구하였습니다. 1심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으나 2심 법원은 택시운송업의 특성과 소정근로시간 및 실근로시간의 개념적 차이 등을 고려할 때 해당 단체협약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취소하였습니다.
원고 A는 피고 주식회사 B의 택시 운전기사로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받아왔습니다. 2010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은 일반택시 운송사업 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회사와 그 전신인 C 주식회사는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통해 1일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 또는 7.43시간으로 추정되던 것에서 3.6시간, 3.1시간, 2.94시간 등으로 단축했습니다. 원고는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근무 형태의 변경 없이 고정급의 시간당 외형상 액수를 늘려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 행위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미지급된 최저임금 차액 16,984,356원을 청구하였습니다.
택시회사가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시행 이후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이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각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것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으며 실제 근로 시간이나 근로 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소정근로시간과 실근로시간은 개념상 구분되고 택시운수업의 특성상 실제 근로시간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 회사 양수도 이후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다는 점, 소정근로시간 변경이 급격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또한 원고가 초과 운송수입금을 취득하기 위해 휴게시간에 운행한 것은 자신을 위한 근로이므로 피고의 이익을 위한 근로로 평가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택시 운전 근로자의 임금은 고정급과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으로 구성될 수 있으며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은 특정 법률 조항에 따라 제외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으로 정해지는 약정된 근로시간으로 실제 근무 시간인 실근로시간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단체협약 등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이 변경될 때는 그 변경이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화 없이 단순히 최저임금 회피를 위한 탈법 행위에 해당하는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다만 본 판례에서는 택시운송업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회사 양수도 이후 새로운 회사와 근로자들이 체결하는 단체협약은 기존 회사의 합의 내용과 무관하게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자발적으로 초과운송수입을 얻기 위해 휴게시간에 운행한 시간은 일반적으로 회사의 지휘 감독을 받는 실근로시간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임금 소송에서 소정근로시간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려면 해당 합의가 형식에 불과하거나 강행법규를 잠탈하려는 명백한 의도가 있었음을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