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송치된 형사사건 정보와 심의회 회의록 공개 거부 취소 판결

원고는 G과 H를 업무상배임으로 고소하였으나, L경찰서장이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후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 기록 정보 및 이의신청을 기각한 정보공개심의회 회의록 공개를 청구했으나, 피고 L경찰서장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피고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 제5호, 제6호 및 수사준칙 제69조 제3항을 근거로 비공개 처분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특정인에 대한 업무상배임 고소인이자 정보 공개를 청구한 사람
• 피고 L경찰서장: 원고의 정보 공개 청구를 거부한 경찰서의 장

분쟁 상황

원고 A는 G과 H를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소했으나, L경찰서는 2023년 6월 20일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불송치 결정의 근거를 확인하고 권리 구제를 위해 2023년 12월 12일 피고에게 관련 형사사건 자료(서울고등법원 결정문, 명도소송 판결문, 지출결의서, 영수증서, 계약서, 관리비 납부 내역 등 총 12가지 정보)의 공개를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2023년 12월 14일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 및 수사준칙을 근거로 이를 거부(이 사건 제1처분)했고, 원고의 이의신청도 기각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2024년 1월 15일 이의신청을 심의한 정보공개심의회 회의록(발언자 개인 정보 제외)의 공개를 다시 청구했으나, 피고는 2024년 1월 26일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라며 다시 거부(이 사건 제2처분)했습니다. 이처럼 원고의 정당한 정보 접근 권리가 두 차례에 걸쳐 거부되자 원고는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입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가 보유한 정보 중 'I이 차지하는 면적을 세 평 정도로 계산한 근거 서류'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불송치된 형사사건 기록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수사 등 직무수행 현저한 곤란 초래) 또는 제6호(개인 사생활 침해 우려)의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가 정보공개 거부의 근거로 삼은 수사준칙 제69조 제3항이 고소인인 원고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정보공개심의회 회의록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의사결정 및 업무 공정성 저해)의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이들 정보가 공개될 경우 공익과 개인의 권리 구제 이익, 그리고 비공개로 보호되는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I이 차지하는 면적을 세 평 정도로 계산한 근거 서류'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부분은 피고가 해당 정보를 보유·관리하고 있다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소를 각하했습니다.
2. 2023년 12월 14일자 정보공개거부처분 중 별지2 비공개 목록에 기재된 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대부분의 형사사건 기록 정보)은 취소했습니다. 이는 해당 정보가 불송치 결정으로 수사가 종결되었으므로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우려가 없고, 개인 식별 정보 등 일부를 제외하면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도 크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3. 2024년 1월 26일자 정보공개거부처분 중 별지3 비공개 목록에 기재된 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정보공개심의회 회의록의 발언자 신원 부분을 제외한 내용)은 취소했습니다. 이는 회의록의 발언자 신원을 가릴 경우 업무 공정성에 지장을 초래할 염려가 적고, 국민의 알 권리 및 행정의 투명성 확보라는 공익이 더 크다고 보았습니다.
4. 원고의 나머지 청구(비공개로 결정된 일부 정보 포함)는 기각했습니다.
5. 소송 비용은 원고가 1/5, 피고가 4/5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원칙을 강조하며 불송치된 형사사건 기록과 정보공개심의회 회의록 대부분을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사 종결 후에는 수사기밀 보호의 필요성이 약해지고, 회의록의 경우 발언자 신원 보호를 통해 자유로운 토의를 보장하면서도 회의 내용 자체는 공개하여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고소인에게는 수사준칙상 피의자에 대한 정보 열람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해야 하지만, 특정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비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특히 다음 각 호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 제4호 (수사 등 직무수행 곤란)​: '수사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는 비공개 대상입니다. 법원은 수사가 불송치 결정으로 일응 종결되었고, 공개될 정보가 통상적인 수사 방법이나 절차를 넘어 수사 기밀을 드러낼 만한 내용이 아니며, 향후 수사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될 경우, 이 조항을 근거로 한 비공개는 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비공개로 보호되는 수사 공정성 이익과 공개로 보호되는 국민의 알 권리 및 수사 투명성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합니다.
   • 제5호 (의사결정 및 업무 공정성 저해)​: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 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는 비공개 대상입니다. 법원은 정보공개심의회 회의록의 경우, 의사결정 과정에 준하는 정보이므로 위원들의 자유로운 토의 보장을 위해 발언자의 신원 정보는 비공개할 수 있지만, 발언의 주된 내용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및 행정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공개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공개로 인한 이익이 비공개로 제한되는 이익보다 크다면 공개해야 합니다.
   • 제6호 (개인의 사생활 보호)​: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비공개 대상입니다. 다만, 단서 (다)목에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 또는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예외적으로 공개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의 권리 구제에 필요하고, 개인 식별 정보를 분리하여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해당 정보는 비공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즉, 개인의 사생활 보호 이익과 공익 또는 개인의 권리 구제 이익을 신중하게 비교·형량하여 판단합니다.
2.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이하 '수사준칙') 제69조 제3항: 이 조항은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에게 수사 기록의 열람·복사를 제한할 수 있음을 규정한 것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원고가 고소인에 해당하므로, 피의자나 그 변호인이 아닌 원고에게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이 조항의 근거가 되는 형사소송법 제195조 제2항은 극히 포괄적인 위임 규정에 불과하여 정보공개에 관한 구체적인 위임 규정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정보의 존재 확인: 정보공개 청구 시 공공기관이 해당 정보를 실제로 보유·관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존재하지 않는 정보에 대해서는 공개 의무가 없으므로, 소송으로 이어져도 각하될 수 있습니다.
2. 수사 종결 후 정보공개 가능성: 형사사건이 '불송치 결정' 등으로 종결된 경우, 수사 진행 단계에서 비공개될 수 있었던 정보도 공개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수사 기밀 보호의 필요성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3. 개인 정보 및 사생활 보호: 청구하는 정보에 개인 식별 정보나 타인의 사생활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경우, 해당 부분은 비공개되거나 가려진 상태(마스킹)로 공개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해당 정보의 '내용'이므로, 이러한 부분 공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4. 회의록 공개의 원칙: 공공기관의 위원회 회의록은 기관의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가 원칙입니다. 다만, 위원들의 자유로운 발언을 보장하기 위해 특정 발언자의 신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름, 직위 등)은 비공개될 수 있습니다.
5. 고소인/고발인의 정보 접근권: 고소인이나 고발인과 같이 수사 관련 사건 기록에 대한 권리 구제가 필요한 당사자는 수사 절차에서 피의자나 변호인에게 적용되는 열람·복사 제한 규정(예: 수사준칙 제69조 제3항)의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소인으로서 수사 결과를 이해하고 추가적인 권리 구제 절차를 모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6. 소의 이익: 공개를 청구하는 정보가 이미 공개되어 있거나 다른 방법으로 쉽게 알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정보공개 거부 처분이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국민의 정보공개청구권은 법률상 보호되는 구체적인 권리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