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과천지식정보타운 공공주택지구 사업과 관련하여 안양시장으로부터 부과받은 하수도원인자부담금 중 일부에 대해 취소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문제는 안양시 조례가 개발제한구역 및 녹지지역에서의 신규 개발 사업에 대해 하수발생량과 무관하게 하수처리시설 설치 비용을 달리 산정하도록 규정한 부분이 구 하수도법에 위배되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해당 조례 규정이 위법하여 무효라고 판단했으며, 피고인 안양시장이 원고와 체결한 협약이 비록 존재하더라도, 위법한 조례 규정을 근거로 한 처분은 법치행정의 원리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보아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원고)는 과천지식정보타운 공공주택지구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안양시(이하 피고)로부터 하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받았습니다. 문제는 피고가 부과한 하수도원인자부담금의 산정 근거가 된 안양시 조례의 특정 규정이었습니다. 해당 조례는 '개발제한구역 및 녹지지역 등에서의 신규 개발 사업'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하수발생량 기준과 달리 높은 단위단가를 적용하여 하수도 공사 비용을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원고는 이러한 조례 규정이 상위 법규인 구 하수도법의 취지에 어긋나 과도한 부담금을 부과받았다고 주장하며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부과처분이 조례뿐 아니라 원고와의 협약에 따른 것이므로 적법하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안양시 하수도 조례 중 개발제한구역 및 녹지지역 등에서의 신규 개발 사업에 대한 하수도원인자부담금 산정 기준이 구 하수도법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와 원고 사이에 체결된 협약이 이 사건 부과처분의 적법성을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위 조례 규정이 무효인 경우, 하수도원인자부담금 산정에 어떤 조례 규정을 적용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 안양시장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청구를 받아들여 하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 처분 중 일부를 취소하라는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안양시 조례의 쟁점 규정(개발제한구역 및 녹지지역 등 신규 개발 사업에 대한 특례)이 하수발생량을 기준으로 공공하수도 공사비용을 용도지역에 따라 달리 산정할 합리적 근거가 없으므로 구 하수도법 제61조 제4항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아 위법하여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가 원고와 맺은 협약이 비록 존재하더라도, 이는 하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위법한 조례 규정의 적용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며, 상호 대등한 당사자 간에 새로운 납부 의무를 성립시키는 공법상 계약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위법한 조례를 포섭한 협약을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로 삼는 것은 법치행정의 원리를 잠탈하는 행위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결과적으로, 쟁점 조례 규정이 무효인 이상, 원고에게 부과할 하수도원인자부담금은 원칙 규정인 조례 제19조 제3항 본문 [별표 6] 가.항에 따라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피고 안양시장의 항소는 기각되었고,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이는 위법한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근거한 하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이 취소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진 결과입니다.
이 사건은 주로 구 하수도법과 부담금관리 기본법,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제정 한계 및 법치행정의 원칙과 관련이 있습니다.
1. 구 하수도법 제61조 (원인자부담금) 하수도법 제61조는 공공하수도 신설, 증설 또는 이익을 받는 자에게 그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원인자부담금'의 근거 규정입니다. 특히 제3항은 원인자부담금의 산정 기준, 징수 방법 등 필요한 사항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위임은 무한정한 것이 아니며, 조례는 상위 법령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제정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안양시 조례가 하수발생량을 기준으로 한 공공하수도 공사 비용을 용도 지역에 따라 달리 산정하도록 한 것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상위 법령의 취지(하수발생량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2조 및 제3조 이 법은 부담금의 설치 및 관리에 관한 기본 원칙을 정하고 있습니다. 제2조는 부담금을 '법률에 따라 금전적 부담의 부과 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라고 정의합니다. 제3조는 부담금은 '별표에 규정된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부담금 부과의 법적 근거가 반드시 법률에 있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규정들은 원인자부담금이 행정처분의 일종으로서 법률(하수도법) 및 그 위임에 따른 조례에 근거해야 함을 명확히 합니다.
3. 법치행정의 원리 이 원리는 행정 작용은 법률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법률의 구속을 받아야 한다는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원칙입니다. 법원은 위법한 조례 규정을 근거로 한 행정처분은 설령 당사자 간의 협약이 있더라도 법치행정의 원리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즉, 지방자치단체가 고권적 지위에서 하는 행정처분(부담금 부과)은 상호 대등한 당사자 간의 협약보다 법령의 적법성이 우선하며, 위법한 법규정을 확인하는 내용의 협약이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치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유사한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하수도원인자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을 부과받는 경우, 다음과 같은 점들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부담금 부과의 근거가 되는 지방자치단체 조례나 규정이 상위 법령(예: 하수도법, 부담금관리 기본법)의 위임 범위와 취지에 맞게 제정되었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둘째, 특히 특정 용도 지역이나 개발 형태에 대해 달리 산정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 그 합리적인 근거가 명확한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셋째,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체결하더라도, 위법한 법규정을 토대로 한 협약은 그 자체로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없거나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치유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넷째,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부과처분에 대해서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음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