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표이사 대출 부정과 검사 방해 징계 요구 취소 판결

주식회사 B은행의 전 대표이사였던 원고 A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개별차주 신용공여한도 초과 취급, 검사 방해를 위한 PC 하드디스크 교체, 대주주 등에 대한 재산상 이익 부당 제공, 타인 명의 이용 신용공여 등 4가지 위반 사항을 이유로 '해임권고 상당'의 징계 요구 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 A는 이 처분에 대해 절차적 하자와 처분 사유의 부존재, 그리고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하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4가지 처분 사유 중 금융감독원 검사 방해를 위한 PC 하드디스크 교체만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대출 관련 3가지 사유는 실차주에 대한 입증 부족 또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인정된 하나의 사유만으로는 '해임권고'라는 중징계가 과도하다고 판단하여 금융위원회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고, 원고 A에 대한 징계 요구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C(이후 B은행으로 상호 변경)의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인물. 금융위원회의 징계 요구 처분에 불복하여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건의를 받아 원고 A에게 '해임권고 상당'의 징계 요구 처분을 의결하고 통보한 행정기관입니다.
• 주식회사 B (이 사건 은행): 원고 A가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상호저축은행으로, 금융감독원의 부문 검사를 받았습니다.
• 금융감독원: B은행에 대한 부문 검사를 실시하고 원고 A에 대한 제재 조치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한 금융감독기관입니다.
• D: 일부 대출 건에서 대출 구조를 기획하고 원고를 통해 실행을 의뢰하는 등 대출 과정에 깊이 관여하여 실차주로 지목된 인물입니다.
• U: 이 사건 은행의 실질적 대주주로, 대출 관련 지시 등에 관여한 것으로 언급된 인물입니다.
• Q: U의 특수관계인으로, L에 대한 대출 과정에서 이 사건 은행으로부터 부당한 지원을 받았다고 지목된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9년 8월 5일부터 2020년 7월 29일까지 주식회사 B(구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로 재직했습니다. 금융감독원장은 2020년 3월 23일부터 2020년 9월 14일까지 이 사건 은행에 대한 부문 검사를 실시했으며, 이 검사 결과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이 사건 은행 및 원고 A에 대한 제재 조치를 건의했습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2021년 1월 27일, 원고 A가 대표이사 재직 당시 다음과 같은 위법·부당사항을 저질렀음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퇴직자 위법·부당사항(해임권고 상당) 통보'를 의결하고 이를 B은행과 원고 A에게 통보했습니다.

1. 개별차주 신용공여한도 초과 취급
2. 자료 은폐 목적의 PC 하드디스크 교체 등 검사 방해
3. 대주주 등에 대한 재산상 이익 부당 제공
4. 타인의 명의를 이용한 신용공여 원고 A는 이 징계 요구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이 사건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금융위원회 징계 요구 처분 과정에서 원고 A의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4가지 징계 사유(개별차주 신용공여한도 초과 취급, 검사 방해를 위한 PC 하드디스크 교체, 대주주 등에 대한 재산상 이익 부당 제공, 타인 명의 이용 신용공여)가 실제로 존재하고 원고 A에게 책임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설령 일부 징계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해임권고 상당'의 중징계가 원고 A의 행위에 비해 과도하여 금융위원회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금융위원회가 2021년 1월 27일 주식회사 B에 대하여 원고 A에게 한 '퇴직자 위법·부당사항(해임권고 상당) 통보처분'을 취소했습니다.

1. 절차적 하자 (방어권 침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 A는 금융감독원 조사 당시 퇴직 상태였고 방어권 행사에 필요한 자료 확인이 어려웠다며 절차적 하자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가 재직 중 검사를 받았고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밝혔으며 변호사 조력권을 고지받았음을 이유로 해당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 처분 사유의 존재 여부 판단:
   • 제1 처분사유 (개별차주 신용공여한도 초과 취급)​: 피고는 사채 발행사나 D을 실차주로 보아 한도 초과 대출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메자닌 파이낸싱의 특성과 대출 당시 은행 직원들의 인식, 그리고 금융감독원의 불충분한 실차주 조사를 근거로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실차주가 발행사 또는 D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해당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제2 처분사유 (자료 은폐 목적 PC 하드디스크 교체 등 검사 방해)​: 법원은 원고 A가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 직전 자신의 PC 하드디스크 교체를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원고가 개인 자료나 민감 정보 우려를 주장했지만, 금융감독원 검사 시 진술 등을 종합하여 검사에 대비한 관련 문건 삭제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 해당 사유를 인정했습니다.
   • 제3 처분사유 (대주주 등에 대한 재산상 이익 부당 제공)​: 피고는 대주주 U의 특수관계인 Q가 L에게 대출을 해줌으로써 B은행이 Q에게 부당한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B은행이 주가 급락 위험 등을 고려하여 자체 대출을 제한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고, Q가 얻은 이익의 규모가 크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영업력 확장 및 이익 제고에 대한 피고의 설명도 불충분하다고 보아 해당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제4 처분사유 (타인 명의 이용 신용공여)​: 피고는 R이나 T가 실차주임에도 R과 S를 명의차주로 이용한 대출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대출이 담보물 가치 위주로 취급되었고 해당 담보 가치가 부당하게 산정되었다는 증거가 없으며, 은행이 명의차주와 실차주가 다르다는 사실을 명백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해당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판단: 법원은 4가지 처분 사유 중 제2 처분사유만 인정되고, 이 사유는 다른 사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미해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제2 처분사유가 고의에 의한 위반 행위로 보더라도 그 비위 정도에 따라 문책경고부터 해임권고까지 다양한 제재가 가능하며, 원고가 자신의 PC 하드디스크만 교체했고 금융감독원이 다른 임직원 PC에서 문건을 확보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제2 처분사유만으로는 해임권고 상당의 중징계가 당연히 유지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처분 상당 부분에 사실오인이 있고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금융위원회가 원고 A에게 내린 '해임권고 상당'의 징계 요구 처분에서 제기된 4가지 징계 사유 중 3가지 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단 1가지 사유만 인정됨에 따라, 해당 처분이 사실오인에 기하고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 A의 청구를 인용하여 금융위원회의 징계 요구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구 상호저축은행법 제12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1호 (개별차주 신용공여한도 제한)​:

   • 이 규정은 상호저축은행이 개별 차주에게 자기자본의 100분의 20(법인의 경우 100억 원)을 초과하는 신용공여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합니다. 중요한 법리는 대출명의인이 형식적으로 독자성을 갖더라도 대출금이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자, 즉 '실차주'를 기준으로 대출한도 초과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법원은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각 대출의 실질적인 귀속자가 발행사 또는 D이라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이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2. 구 상호저축은행법 제23조 제1항 및 제24조 제1항 제3호 ([별표 1] 제39호) (금융감독원 검사 방해 금지 및 제재)​:

   • 금융감독원장은 상호저축은행의 업무와 재산에 대해 검사할 권한이 있으며, 이 검사를 거부, 방해, 기피하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가 해임권고 또는 직무정지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 법원은 원고 A가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 직전에 자신의 PC 하드디스크 교체를 지시한 행위를 검사 방해 행위로 인정했습니다. 원고가 내세운 개인 정보 보호 등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3. 구 상호저축은행법 제18조의2 제1항 제7호 (대주주 등에 대한 재산상 이익 부당 제공 금지)​:

   • 상호저축은행은 정당한 이유 없이 대주주 등에게 금전, 서비스,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 이 사건에서 법원은 대주주 U의 지시가 있었더라도, B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출 리스크(주가 급락 위험 등)를 고려하여 대출 규모를 제한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고, 대주주 특수관계인 Q가 얻은 이익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부당한 재산상 이익 제공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4. 구 상호저축은행법 제18조의2 제1항 제6호 및 제2조 제6호 (타인 명의 이용 신용공여 금지)​:

   • 상호저축은행은 타인의 명의를 이용한 신용공여를 해서는 안 되며, '신용공여'란 누구의 명의로 하든지 본인의 계산으로 하는 신용공여는 그 본인의 신용공여로 봅니다.
   • 법원은 대출이 주로 담보물 위주로 취급되었고 담보가치가 부당하게 산정되었다는 증거가 없으며, B은행이 명의차주와 실차주가 다르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해당 징계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5. 재량권 일탈·남용 법리 (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0두6121 판결 등 참조)​:

   • 행정청의 징계 처분은 재량 행위에 해당하지만,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배 등의 사유가 있다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아 위법하게 됩니다. 특히 여러 징계사유 중 일부만 인정되더라도, 인정된 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 처분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징계 경위, 주된 사유, 인정된 사유의 내용과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 법원은 4가지 징계사유 중 단 1가지 사유(검사 방해)만 인정되었고, 그 경위와 정도를 볼 때 '해임권고 상당'의 중징계는 과도하며,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여 금융위원회의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참고 사항

금융기관 임직원은 금융감독원의 검사 과정에서 자신의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숙지하고 필요시 변호사 또는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의 조력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합니다. 조력받을 권리가 법규에 명시되어 있으므로 이를 침해당했다고 판단되면 절차적 하자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출 심사 시 실질적인 차주와 명의상 차주가 다를 경우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호저축은행법은 누구의 명의로 하든지 본인의 계산으로 하는 신용공여는 본인의 신용공여로 보도록 규정하므로, 복잡한 대출 구조에서는 실질적 귀속 주체를 명확히 확인하고 서류상 차주와 실차주 간의 관계를 투명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금융당국의 검사나 조사에 임할 때는 자료 은폐나 삭제를 시도해서는 안 됩니다. 업무용 PC의 하드디스크 교체와 같은 행위는 검사 방해로 간주되어 중징계 사유가 될 수 있으며, 이는 고의성 여부와 무관하게 기관의 투명성과 신뢰성에 대한 중대한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징계 처분을 받게 될 경우, 처분 사유가 여러 개이더라도 그중 일부만 인정되고 나머지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인정된 사유의 경중과 전체 징계 수위의 비례성을 면밀히 검토하여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다툴 수 있습니다. 해당 위반 행위의 동기, 정도, 평소 근무 태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자신의 행위에 비해 징계가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재산상 이익 제공 여부는 단순히 대주주의 지시 여부가 아니라, 해당 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실제 이익이 발생했는지, 그 이익의 규모가 상당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은행이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로 대출을 거절하거나 제한한 경우라면, 대주주 관련 인물에게 대출이 실행되었더라도 반드시 부당한 이익 제공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