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러시아 국적의 원고 A씨가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난민 신청을 했으나,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이 박해의 근거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난민 불인정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A씨는 불량배들로부터의 위협으로 인한 박해 가능성을 주장하며 결정 취소를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주장이 난민 인정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A씨는 러시아 국적을 가진 키르기스 민족 출신으로, 2017년 11월 25일 대한민국에 사증 면제 체류자격으로 입국하여 2017년 11월 29일 피고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에게 난민 인정을 신청했습니다. 원고는 2012년경부터 러시아에서 식료품 및 의류 판매 가게를 운영하다가 불량배들에게 돈을 갈취당하고 성관계 요구까지 받는 등 위협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러시아로 돌아갈 경우 생명 또는 신체적 자유에 대한 위협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2019년 5월 21일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및 의정서에서 규정한 난민의 요건인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난민 불인정 결정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2019년 6월 5일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했으나 2019년 12월 23일 기각되었고, 이에 불복하여 이 사건 난민불인정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가 러시아에서 겪은 불량배로부터의 위협과 이로 인한 건강 악화가 난민법 및 관련 국제 협약에서 정하는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한 '박해를 받을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됩니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이 사적인 분쟁이나 일반 형사범죄로 인한 피해에 해당할 뿐, 난민법에서 정하는 난민 인정 요건인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한 박해와는 무관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러시아에서 귀화자에 대하여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박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충분한 자료도 없으므로, 원고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은 피고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난민 인정의 요건을 규정한 법률과 국제 협약의 해석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1. 난민법 제2조 제1호 (난민의 정의) 이 조항은 난민을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를 받을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보호받기를 원하지 아니하는 외국인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대한민국에 입국하기 전에 거주한 국가로 돌아갈 수 없거나 돌아가기를 원하지 아니하는 무국적자인 외국인'으로 정의합니다.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불량배로부터의 위협이 이 조항에서 명시하는 '인종, 종교 등'의 사유로 인한 박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개인적인 범죄 피해는 난민법상 박해의 정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 난민법 제18조 (난민 인정 요건 및 절차) 이 조항은 난민 인정을 받기 위한 구체적인 요건과 절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난민법 제2조 제1호에 해당하는 박해의 우려가 객관적으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이 이러한 난민 인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피해가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이며, 러시아에서 귀화자에 대해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박해가 이루어진다는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3.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제1조 및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 제1조 이들 국제 법규는 국내 난민법의 기초가 되는 것으로, 난민의 요건으로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국내 법원은 이러한 국제 법규의 취지에 따라 난민 인정을 심사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불량배로부터의 위협이 이러한 국제 협약이 정의하는 '박해'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난민 불인정 결정이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개인이 자국에서 겪는 위협이 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사적인 분쟁이나 일반 형사범죄로 인한 피해가 아니어야 합니다. 난민법에서 명시하는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한 박해의 위험이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만약 자국에서 겪는 어려움이 일반적인 범죄나 개인적인 갈등이라면, 해당 국가의 사법 제도를 통해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귀화자로서 차별 대우를 받더라도, 그것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박해 수준에 이르지 않는다면 난민 인정 요건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