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금전문제 · 노동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 회사인 원고 A 주식회사가 부동산 개발 회사인 피고 B 주식회사와 호텔 인테리어 디자인 용역 계약을 체결했으나, 피고가 용역 착수를 부정하며 용역대금 지급을 거절하자 미지급된 용역대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1억 1,0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A 주식회사는 2021년 1월 20일 피고 B 주식회사와 거제시에 신축될 호텔의 인테리어 디자인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로부터 계약금 1억 1,0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후 호텔 프로젝트의 경영 위탁 운영 계약 체결이 보류되는 등 사업 진행에 일부 어려움이 생기자, 피고는 원고가 수행한 업무가 정식 용역이 아닌 사전 지원 업무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추가 용역대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미지급된 1단계 업무 용역대금 2억 2,000만 원 및 2, 3단계 업무 일부에 대한 용역대금을 청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인테리어 디자인 용역 계약이 실제로 개시되었는지 여부였습니다. 피고는 용역 계약이 형식적으로만 체결되었고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용역 개시를 위한 사전 지원 업무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용역비 지급 의무가 없다고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1억 1,000만 원과 이에 대해 2023년 7월 9일부터 돈을 모두 갚는 날까지 연 18%의 비율로 계산한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3분의 2, 피고가 3분의 1을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계약금 1억 1,000만 원, 용역 계약서에 용역 개시 시점에 대한 별도 합의가 없었던 점, 피고 주장과 같은 사전 지원 업무에 대한 구체적 합의 증거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용역 계약이 개시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계약 체결 후 당사자 간에 용역 업무 관련 협의 메일이 오갔고 원고가 시공사 및 건축설계사와 회의에 참석하며 브랜딩 자료, 배치도, 레이아웃 등을 제출한 사실 등이 용역 업무 수행으로 인정되어 원고의 청구 일부를 인용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민법상의 계약의 효력 및 채무불이행과 관련된 법리가 적용됩니다.
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용역 제공이라는 채무를 불이행했을 때 상대방이 용역대금 지급이라는 채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법원은 원고가 용역 업무를 시작하고 상당 부분 수행했음을 인정했으므로, 피고가 용역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채무불이행에 해당합니다.
계약의 해석 원칙 계약의 내용은 당사자가 표시한 의사표시의 내용에 따라 확정되며, 명확하지 않을 때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용역 계약서에 개시 시점에 대한 별도 합의가 없었고, 피고가 계약금을 지급했으며, 이후 실제 업무 협의가 진행된 점 등을 종합하여 계약이 실질적으로 개시되었다고 해석했습니다.
입증 책임 일반적으로 계약의 존재 및 그 내용, 그리고 그에 따른 채무의 발생은 청구하는 측(여기서는 원고)이 입증해야 합니다. 반면, 계약이 실제로는 개시되지 않았다거나 다른 특별한 합의가 있었다는 등의 주장은 이를 주장하는 측(여기서는 피고)이 입증해야 합니다. 피고가 용역 개시를 위한 사전 지원 업무라는 주장을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용역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의 시작 시점과 각 단계별 업무 내용, 대금 지급 조건 등을 계약서에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계약 이후의 모든 업무 협의 내용, 회의 참석 여부, 보고서나 디자인 시안 제출 등의 활동은 문서나 이메일 등 객관적인 형태로 기록하고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금이 지급되었다면 이는 통상적으로 계약 이행의 의사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단순한 사전 지원 업무라고 주장하려면 계약서에 명확한 단서 조항을 두거나 별도의 서면 합의를 해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계약 내용이 불분명할 경우, 실제로 업무를 수행했음을 입증할 수 있는 다양한 증거 자료들이 계약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