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근로자 A가 D 주식회사에서 근무 중 벤젠에 노출되어 '골수 이형성 증후군'과 '양측 고관절 무혈성 괴사'가 발병하자, A와 가족 B, C는 D 주식회사를 상대로 안전배려의무 위반 및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D 주식회사는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시효가 지나 소멸했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D 주식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A는 피고 D 주식회사에서 약 3년 6개월 동안 공무부 소속으로 도장부스 설비 유지보수 작업을 수행하며 벤젠에 간접적으로 노출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골수 이형성 증후군'과 '양측 고관절 무혈성 괴사'가 발병했다고 주장하며, 피고 회사가 유해물질 노출 방지 및 건강 관리 등 안전배려의무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아 발생한 손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D 주식회사는 이러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했다고 맞섰습니다.
근로자가 업무상 유해물질 노출로 질병을 얻었을 때,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이 얼마인지 그리고 그 시효가 언제부터 시작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채무불이행(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에 상사소멸시효 5년이 적용되는지 아니면 민사소멸시효 10년이 적용되는지, 그리고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제1심 판결 중 피고 D 주식회사에게 패소 판결을 내린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 A, B, C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또한 원고들의 항소도 기각하고 소송과 관련된 모든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는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시효가 지나 이미 소멸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원고 A가 D 주식회사에서 벤젠에 노출되어 발생한 손해가 '골수 이형성 증후군' 진단을 받은 1991년 10월 2일과 '양측 고관절 무혈성 괴사' 진단을 받은 2000년 5월 19일 중 늦어도 2000년 5월 19일에는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회사에 대한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에는 민사소멸시효 10년이 적용되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에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데 원고들이 이 사건 소송을 2020년 2월 10일에 제기했으므로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10년이 이미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의 모든 청구는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 사용자는 근로계약상 신의칙에 따라 근로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이 의무를 위반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 사용자가 상인이고 근로계약이 보조적 상행위라도, 근로자의 생명, 신체, 건강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권은 그 성질상 대량, 정형, 신속한 해결이 필요한 상거래 특성과는 맞지 않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10년의 민사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상법 제64조, 민법 제166조 제1항 관련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8다270876 판결 등).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하며(민법 제166조 제1항),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부터 시작됩니다. 이때 손해 발생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합니다(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8다240462 판결 등).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 및 기산점: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민법 제766조 제1항)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민법 제766조 제2항) 중 어느 하나가 먼저 경과하면 소멸합니다. 여기서 '불법행위를 한 날'은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의 결과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을 때를 의미하며, 피해자가 손해 발생을 알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됩니다(대법원 1993. 7. 27. 선고 93다357 판결 등). 본 판결에서는 '골수 이형성 증후군' 및 '양측 고관절 무혈성 괴사' 진단 시점을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때로 보아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삼았습니다.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고려하는 경우, 질병 진단을 받은 시점, 즉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시점을 명확히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회사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일반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입니다. 상법상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법적 절차(예: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요양급여 청구)의 진행이나 그 결과로 인한 판결 확정 시점이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새롭게 시작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업무상 질병이 진단되면, 가능한 한 빨리 손해배상 청구 여부를 결정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시효 만료로 인한 권리 상실을 피하는 데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