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이 사건은 원고가 사망한 아들의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법원은 사망보험금의 수익자가 법정상속인인 손녀라고 판단하여 손녀에게 보험금 5천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특히 사망 원인이 '고의적 자살'인지 '우발적 사고'인지가 쟁점이 되었는데, 법원은 고의적 자살로 보기 어렵고 과실에 의한 상해사망으로 보아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 보험회사가 제기한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미성년후견인의 적법한 최고와 독립당사자참가로 인해 시효가 중단되었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원고 A의 아들인 H은 2009년 7월 2일 피고 D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와 사망보험금 5천만원이 지급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보험수익자는 H의 법정상속인으로 지정되어 있었습니다. H은 2018년 6월 6일 거주하던 아파트 베란다에서 빨래건조용 옷걸이에 넥타이를 묶어 목을 맨 채 사망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외부 침입 흔적이 없었고, 다량의 빈 소주병 15개가 발견되었으며, H의 수첩에는 삶을 비관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경찰은 H이 경제적·육체적인 고통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하고 내사종결했습니다. H은 과거 알코올 의존증으로 치료받은 이력이 있었고, 사망 당시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지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H에게는 딸 G가 있었고, G는 H의 유일한 법정상속인이었으나, G의 미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된 원고 A가 G를 대리하여 H의 상속을 포기했습니다. 이후 원고 A는 2021년 5월 18일 피고 보험회사에 H의 사망보험금을 지급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보험약관상 피보험자의 고의나 심신상실 또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 손해에 해당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본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H의 딸 G는 미성년후견인 A를 통해 H의 법정상속인으로서 고유의 보험금 청구권이 있다며 독립당사자참가 방식으로 소송에 참여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망인 H의 사망이 보험계약에서 정한 '상해사망'이라는 보험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사망이 '고의에 의한 자살'인지 아니면 '심신상실 상태에서의 우발적 사고'로 볼 수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습니다. 둘째, H의 사망보험금 청구권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다툼입니다. 원고 A는 H의 재산 상속을 포기한 손녀 G 대신 자신이 법정상속인으로서 보험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고, 독립당사자참가인 G는 상속포기와 별개로 고유의 보험금 청구권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셋째, 독립당사자참가인 G의 보험금 청구권이 소멸시효 3년이 지나 소멸했는지 여부입니다. 피고는 G의 참가 신청이 사망일로부터 3년이 지난 시점에 이루어졌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독립당사자참가인 G의 청구를 인용하고,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H의 사망이 '고의적 자살'이 아닌 '우발적 사고'에 해당하므로 보험사고로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H이 빨래건조대 봉에 넥타이를 묶어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되었고, 발이 바닥에 닿아있는 자세였으며, 사망 직전까지 과도한 음주 상태였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H이 자살을 위한 준비는 했으나, 고의로 자살을 실행한 것이 아니라 과도한 음주 또는 체력 고갈 등으로 수면에 빠져들어 기도가 압박되는 상태에 접어들었음에도 넥타이를 제거하지 못하고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H이 사망 당시 심신상실 상태였다는 피고의 주장도 H의 음주 습관과 자살 준비 노력 등을 고려할 때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보험금 청구권자에 대해서는 보험수익자가 H의 법정상속인이며, H의 유일한 상속인은 딸 G이므로 G가 사망보험금을 청구할 권리가 있고, 상속인이 아닌 어머니 A는 청구권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멸시효 주장에 대해서는 G의 미성년후견인인 어머니 A가 2021년 5월 18일 피고에게 사망보험금을 청구한 것이 G를 위한 '최고(催告)'로서의 효력이 있다고 보았고, 미성년후견인 선임 확정일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의 최고였으며, 최고 후 6개월 내인 2021년 11월 4일에 G가 독립당사자참가를 신청했으므로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