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사망한 운전자 F의 유족인 원고들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이라며 보험회사 D와 공제조합 E에 보험금과 공제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운전자의 사망이 사고로 인한 것이 아니라 사고 전 발생한 심근경색증에 의한 것으로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사건입니다.
운전자 F은 2021년 6월 18일 새벽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승합차량을 운전하던 중 앞서 서행하던 레미콘 차량의 후미를 추돌하여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03시 30분경 사망했습니다. F의 아내와 아들들은 F이 사고로 인해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F이 가입한 상해보험의 보험회사와 차량 공제조합에 사망 보험금 1억 원과 공제금 1억 원의 지급을 각각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보험회사와 공제조합은 F의 사망 원인이 교통사고가 아닌 심장 질환으로 인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운전자 F의 사망 원인이 교통사고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사고와 무관한 심근경색증과 같은 내부적 원인에 의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이는 보험 계약 약관에서 정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사고와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문제였습니다. 인과관계 증명책임이 원고들에게 있었으며, 부검 여부도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보험금 및 공제금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재판부는 운전자 F의 병원 후송 직후 혈액검사 결과(CK-MB 13.19ng/ml, Troponin I 4.11ng/ml로 정상치 수십 배 이상), 사고 차량의 파손 및 운전자의 외상 정도, 119구조대의 구급활동 기록, 사고 전 운전 행태(브레이크/방향 전환 시도 없음, 빠른 속도로 2차로 지속 주행)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F이 사고 직전 이미 심근경색 상태에 빠져 정상적인 운전을 할 수 없었으며, 결국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습니다. 따라서 사고가 F의 사망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며,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나 '자기신체사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보험약관상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의 의미: 보험 약관에서 보험금 지급의 요건으로 정하는 '외래의 사고'는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사고의 외래성과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증명 책임은 보험금을 청구하는 자(보험금청구자)에게 있습니다. 민사 분쟁에서의 인과관계: 민사 분쟁에서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 인과관계가 아닌 사회적·법적 인과관계를 뜻합니다. 따라서 반드시 의학적으로 명확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고와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합니다. 부검을 통한 사망 원인 규명의 중요성: 사망 원인이 불분명하여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 사망자의 유족이 사망과 관련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먼저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증명 과정입니다. 부검을 하지 않아 사망 원인을 밝히지 못함으로써 생기는 불이익은 유족이 감수해야 합니다. 민사소송법 제98조 (소송비용 부담의 원칙): 소송은 패소한 당사자가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이 패소하여 소송비용을 부담했습니다.
교통사고 후 사망하여 보험금을 청구하는 상황에서는 사망 원인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망 원인이 불분명할 경우, 부검을 통해 사인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증거 확보 방법입니다. 부검을 하지 않으면 사망 원인에 대한 입증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고 당시 운전자의 건강 상태, 의무기록, 혈액검사 결과 등은 사망 원인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심근경색 관련 수치(CK-MB, Troponin I)는 심장 질환 여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사고 현장의 객관적인 증거(차량 파손 정도, 운전자의 외상 유무, 사고 지점 도로 상황, 블랙박스 영상 등)는 사고 경위와 사망 원인 간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입니다. 보험 약관상 '외래의 사고'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사고를 의미하며, 피보험자의 질병이나 체질 등 내부적 요인에 의한 사망은 보상 범위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보험금 청구자는 사망이 외래의 사고로 발생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