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계약금 반환을 둘러싼 편의점 입점 분쟁 사건

원고는 피고로부터 오피스텔 상가를 분양받고 계약금을 지급하였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상가에 특정 편의점 입점이 결정된 것처럼 속여 계약을 체결하게 하였으므로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편의점 입점 불발 후 대출을 위해 허위 서류 작성을 강요했다며 신의성실 또는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 해제를 주장하며 이미 지급한 계약금 5,000만 원의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기망 행위나 계약 해제를 인정할 만한 사정변경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D 오피스텔 제1층 F호 상가를 614,404,000원에 분양받는 계약자
• 피고 주식회사 B: D 오피스텔 신축 공사 시행자이자 시공자
• E 주식회사: D 오피스텔 분양관리업무에 대한 신탁회사로 원고가 계약금을 입금한 계좌의 명의
• H: G 편의점 관계자로 이 사건 상가 임차에 대해 피고 및 원고와 협의를 진행했던 인물

분쟁 상황

피고는 서울 동대문구에 D 오피스텔을 신축하는 시행사이자 시공자입니다. 원고는 2019년 10월 7일 피고와 D 오피스텔 제1층 F호 상가(이 사건 상가)를 614,404,000원에 분양받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0% 중 5,000만 원을 피고가 지정한 E 주식회사 계좌로 입금했습니다.

원고는 계약 당시 피고가 G 편의점의 상가 입점이 확정된 것처럼 설명하여 그 차임으로 분양 잔금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계약을 맺었는데 실제로는 입점이 확정된 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G 편의점의 입점이 불발되자 원고는 분양 잔금 대출에 어려움을 겪었고 피고는 원고에게 금융기관에 G 편의점이 임차한 것처럼 허위의 대출 심사 자료를 제출할 것을 권유했다고 합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이러한 행위가 기망 또는 신의성실 원칙 위반 및 사정변경에 해당하므로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제하고 계약금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가 G 편의점 입점 계획에 대해 원고를 적극적으로 속여 계약을 체결하게 하였는지 여부.
2. G 편의점 입점 불발 및 피고의 허위 대출 서류 작성 권유 행위가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인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또는 현저한 사정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피고가 원고에게 G 편의점의 입점을 확약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기망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며 G 편의점 관계자와 임차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던 점도 인정되었습니다. 또한 G 편의점 입점이 불발된 것이 계약 성립 당시 예견할 수 없었던 객관적 사정 변경에 해당하여 계약 구속력을 인정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현저히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가 허위 대출 서류 작성을 권유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침해하는 강요 수준의 위법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원고는 피고에게 지급했던 계약금 5,0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었고 이와 관련된 소송 비용 일체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률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민법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 타인의 기망 행위로 인해 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기망이 계약 체결의 중요한 동기가 될 정도였다면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협조하겠다'는 의사 표명이나 '입점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을 넘어, 실제 입점과 관련된 구체적인 임차 조건을 제시하며 이를 확약했다고 볼 만한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기망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가 편의점 관계자와 임차 협의를 진행 중이었던 사실이 인정되었으므로 피고에게 적극적인 기망 의도가 있었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 해제 (대법원 2013다26746 전원합의체 판결 등)​:

  •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계약이 성립될 당시에는 당사자들이 예측할 수 없었던 현저한 객관적인 사정의 변화가 발생해야 하며, 이러한 변화가 계약을 해제하려는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해야 합니다. 또한 변경된 사정으로 인해 계약 내용대로 구속력을 유지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때에만 예외적으로 인정됩니다.
  • 여기서 '사정'이란 계약의 기초가 되었던 객관적인 상황을 의미하며, 계약 당사자 일방의 주관적인 또는 개인적인 사정 변경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G 편의점 입점 불발이 원고의 잔금 대출에 영향을 미쳤더라도, 이를 계약의 구속력을 벗어나게 할 정도로 현저한 객관적 사정 변경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민법 제2조(신의성실)​:

  •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해야 합니다. 피고가 원고에게 허위 대출 서류 제출을 권유한 행위는 부적절하나, 이 행위만으로 원고가 자유로운 의사 결정으로 체결한 계약의 구속력을 전적으로 벗어나게 할 정도의 신의성실 원칙 위반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 계약 내용의 명확화: 구두로 오고 간 중요한 약속, 특히 상가에 특정 업종이나 임차인이 입점하기로 했다는 내용은 반드시 계약서에 명시하거나 별도의 서면 합의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단순한 협의나 예정 사항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 정보의 교차 확인: 분양 과정에서 제공되는 정보, 특히 수익성이나 입점 현황과 관련된 내용은 판매자의 일방적인 설명에만 의존하지 말고 가능한 한 독립적으로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주관적 기대와 사정변경: 개인적인 사업 계획이나 기대 변화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계약 체결 전에 자신의 사업 계획에 맞는 충분한 검토를 하고 객관적인 위험 요소를 파악해야 합니다.
• 부당한 요구에 대한 대처: 분양 대출과 관련하여 허위 서류 작성 등 위법한 행위를 요구받는 경우, 이는 심각한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절대 응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한 요구가 계약 해지의 정당한 사유가 되는지 여부는 별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