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금전문제 · 노동
마케팅 및 컨설팅 회사인 원고가 식품 제조 회사인 피고에게 신규사업 브랜드 전략 컨설팅 용역을 제공했으나, 용역대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가 중단되었습니다. 이에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용역대금 및 실비 지급을 청구하였고, 법원은 명시적인 계약서가 없더라도 업무 착수 및 지시가 있었으므로 계약이 성립했다고 보아 원고에게 인력 투입 임률 방식에 따른 용역대금과 실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피고는 신규사업 추진을 위해 여러 광고업체로부터 브랜드 전략 컨설팅 제안을 받았고, 원고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피고는 사업 일정이 급박하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즉시 용역 업무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원고는 비밀유지약정서를 작성하고 2017년 3월 10일부터 컨설팅 업무에 착수했습니다. 원고는 피고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수시로 보고했으며, 일부 용역(E 네이밍)은 완성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용역대금을 15억 원으로 제시했다가 11억 3,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낮추어 견적서를 제출했지만, 피고가 난색을 표하자 2017년 4월 28일 계약 중단을 선언하고 투입 자원에 대한 실비 정산 및 인건비 지급을 요청했습니다. 피고는 합리적인 범위의 대가를 지급할 의사는 있으나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했지만, 결국 대금 합의에 이르지 못해 원고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정식 계약서에 용역대금이 명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용역 업무가 시작되고 중단되었을 경우, 계약의 성립 여부와 이미 수행된 용역에 대한 대금 산정 방식 및 지급 책임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106,570,345원(용역대금 98,984,970원 + 실비 7,585,375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2017년 7월 20일부터 2019년 2월 15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도 지급해야 합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요청에 따라 원고가 즉시 용역 업무에 착수하고 상당 부분 업무를 진행했으며, 용역이 무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명시적인 대금 합의가 없었더라도 유상 용역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용역대금은 업계 관행에 따라 투입 인력의 시간당 임률 방식을 적용하여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아, 이에 따른 용역대금과 원고가 지출한 실비를 피고가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제3조에서 정한 서면 계약서 발급 의무를 위반했으므로, 같은 법 제35조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도급법 제3조는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수리, 건설, 용역 등의 위탁을 하는 경우, 수급사업자가 그 위탁받은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하도급대금과 그 지급 방법 등 일정한 사항을 적은 서면을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35조 제1항은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 원사업자에게 배상책임을 지웁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법원은 하도급법 적용 여부에 대한 명시적인 판단보다는, 당사자들 사이에 구체적인 업무 지시와 수행이라는 사실관계가 있었으므로 유상 용역계약이 성립했고, 업계 관행에 따른 임률 방식으로 대금을 정산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민법상 계약 관련 일반 원칙에 기반하여 판결을 내렸습니다. 즉, 하도급법상 서면 발급 의무 위반 주장은 원고의 여러 청구원인 중 하나였으나, 최종 판결은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보다는 이미 수행된 용역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급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급박한 일정으로 인해 정식 계약서 작성이 미뤄지더라도, 상대방의 명확한 지시와 요청에 따라 업무에 착수하고 상당 부분 진행했다면 구두 계약이라도 유효하게 성립될 수 있습니다. 특히 용역대금이나 지급 방식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가 시작되고 중단될 경우, 해당 업계의 통상적인 관행(예: 투입 인력의 시간당 임률에 따른 정산)이 대금 산정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용역 업무 진행 중에는 투입 인력 및 시간, 업무 내용, 지출된 실비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업무 보고서, 출장비 영수증, 업무일지 등)를 꼼꼼히 기록하고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서 대금 청구의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또한, 비록 급하더라도 최소한 업무 범위, 대금 산정 기준, 중단 시 정산 방식 등에 대한 기본적인 서면 합의를 마련해 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가장 효과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