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판매 직원들의 태업 기간 임금 삭감 정당성 관련 판결

이 사건은 담배 판매 회사 직원들이 노동조합 쟁의행위로 태업을 진행하자 회사가 임금을 삭감한 것이 정당한지를 다툰 사례입니다. 법원은 첫 번째 태업 기간(2017.10.13.~2017.12.27.) 동안의 임금 삭감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기간(2017.12.28.~2019.10.경)에는 직원들이 태업을 종료하고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고 판단하여, 해당 기간에 삭감된 임금과 지연손해금을 회사에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일부 원고들은 이 기간 동안 임금 삭감이 없었음을 스스로 인정하여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주식회사 소속 점포관리사원(TMR) 근로자 총 56명으로 구성된 B 노동조합 조합원들.
• 피고: 전국 15개 지점을 두고 담배수입 판매업을 영위하는 A 주식회사.

분쟁 상황

피고 회사 소속 점포관리사원(TMR)들은 B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영업직과 사무직 간 임금 격차 해소를 요구하며 2017년 3월부터 쟁의행위에 돌입했습니다. 초기에는 전면 파업을 벌이다가, 2017년 10월 13일부터는 직무 태업(일부 업무를 수행하지 않거나 게을리하는 방식)으로 쟁의행위 방식을 변경했습니다. 피고 회사는 이 기간 동안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근로자들의 임금을 삭감했습니다. 임금 삭감액은 TMR 업무에 대한 TMS(Time Motion Study)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업무별 가중치(거래처 방문 38.3%, 소매점 오딧 7.9%, 컴플라이언스 18.4%, 싸이클 활동 35.4%)와 실제 업무 수행률을 반영하여 산정되었습니다. 원고들은 2017년 12월 28일부터 쟁의행위를 완전히 종료하고 정상적인 근로를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피고가 그 이후에도 임금을 부당하게 삭감했다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원고들의 태업 행위가 제2계쟁기간(2017.12.28.~2019.10.경) 동안에도 계속되었다고 주장하며 임금 삭감의 정당성을 내세웠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들이 제1계쟁기간(2017. 10. 13.부터 2017. 12. 27.까지) 동안 태업을 하였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들이 제2계쟁기간(2017. 12. 28.부터 2019. 10.경까지) 동안에도 태업을 계속하였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태업 기간 동안 임금 삭감이 가능한지, 그리고 피고가 적용한 삭감액 산정 방식(TMS)이 합리적이고 적절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제1심판결 중 원고 X(순번 22), Y(순번 24), Z(순번 41)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부분을 변경하며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는 별지2 인용금액표에 기재된 원고들에게 미지급 임금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 각 3,000,000원에 대해서는 2020. 11. 26.부터,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2022. 4. 20.부터 2024. 11. 1.까지 연 6%의 이자율을,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율을 적용합니다.
2. 원고 X, Y, Z의 항소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이들은 제2계쟁기간 동안 임금 삭감 없이 전액을 지급받았음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3. 소송비용은 원고 X, Y, Z의 항소비용은 해당 원고들이 부담하며,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소송 총비용 중 5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태업) 종료 시점을 면밀히 판단하여, 특정 기간 동안 회사가 임금을 부당하게 삭감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에 삭감된 임금과 지연손해금을 직원들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으며, 이는 쟁의행위 기간과 그에 따른 근로 제공 여부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 (간주근로시간제): 근로자가 출장 등의 사유로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울 때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TMR(점포관리사원)들에게 이 간주근로시간제를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간주근로시간제가 적용되더라도, 근로자가 의도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는 '태업'의 경우에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2.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4조 제1항 (무노동 무임금 원칙): 이 조항은 사용자가 쟁의행위 기간 동안의 임금에 대해서는 지급 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근로자가 쟁의행위로 인해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기간에 대해서는 임금을 받을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근로자가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했음을 입증한다면, 사용자는 해당 기간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들이 제2계쟁기간(2017.12.28.~2019.10.경) 동안은 태업을 중단하고 정상적인 근로를 제공했다고 판단하여, 피고가 이 기간에 임금을 삭감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3. 민사상 지연손해금: 법정 이자율에 따라 채무 불이행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원칙이 적용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0. 11. 26.부터 법원의 판결 선고일인 2024. 11. 1.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이자율이, 그 다음날부터 실제로 모든 금액을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이자율이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쟁의행위 종료 의사 명확화: 노동조합의 태업 등 쟁의행위가 시작되거나 종료될 때에는 그 의사를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내부적 결정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에게 공식적으로 통보하거나 대외적인 행동을 통해 의사를 전달해야 향후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2. 객관적인 업무 기록 및 관리: 사용자 측은 쟁의행위 기간 동안 근로자들이 실제로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객관적인 자료(업무일지, 태블릿 기록, 현장 방문 기록 등)로 철저히 기록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이는 임금 삭감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데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3. 성과 측정 시스템의 합리성: 업무 성과나 업무량을 측정하는 시스템(예: TMS)이 있다면, 이 시스템의 기준과 측정 방식이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설정되어야 하며, 근로자들에게 충분히 설명되고 동의를 얻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형사사건 결과의 민사 효력: 관련 형사사건에서의 불기소 처분은 민사소송에서 임금 삭감의 정당성을 반드시 입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사건은 '범죄의 고의' 여부를 판단하는 반면, 민사사건은 '실제 근로 제공 여부 및 임금 지급 의무'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5. 단체교섭 발언의 한계: 단체교섭 과정에서 나온 강경한 발언은 협상 전략일 수 있으므로, 실제 근로행위를 판단할 때는 그러한 발언보다는 객관적인 업무 데이터와 정황 증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