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개발사업 주택공사 상수도원인자부담금 취소 사건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도시개발사업 시행 중 직접 설치한 수도시설 비용을 공제하지 않고 서울특별시 강서수도사업소장이 부과한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사전 협의 및 고지 절차를 누락하고, 이미 부담한 수도시설 설치비용을 공제하지 않아 이중 부과에 해당하는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여 부담금 부과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서울주택도시공사 (원고,피항소인):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주체이자 수도시설의 설치 비용을 부담한 회사입니다.
• 서울특별시 강서수도사업소장 (피고,항소인): 서울시의 상수도사업을 담당하며 원고에게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한 기관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서울 강서구에서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하면서, 사업지구 내에 필요한 수도시설(배수지, 수도관 등)을 자체 비용으로 설치했습니다. 이후 서울특별시 강서수도사업소장은 서울주택도시공사에게 이 사건 사업지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것과 관련하여 총 4억 8,707만 1천 원의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했습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이미 수도시설 설치비용을 직접 부담했으므로, 이 부담금 부과가 부당하고 법률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부과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가 원고가 이미 부담한 수도시설 설치비용과 중복되어 이중 부과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2. 상수도원인자부담금 산정의 근거가 되는 구 서울특별시 조례가 상위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3. 부담금 부과 전에 필수적인 사전 협의 절차와 사전 고지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여부입니다.
4.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서울특별시 강서수도사업소장)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서울주택도시공사)에게 부과된 상수도원인자부담금 처분을 취소한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실체적,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첫째, 원고가 도시개발사업 시행자로서 자신의 비용으로 수도시설을 설치하여 이미 관련 비용을 부담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 비용을 전혀 공제하지 않은 채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한 것은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1항'이 금지하는 이중 부과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는 재량행위이며, 조례에 정해진 금액은 상한으로 해석되어야 하므로, 이미 부담한 비용을 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둘째, 피고가 '수도법 제71조 제2항' 및 '수도법 시행령 제65조 제1항'에서 정한 사전 협의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형식적인 의견 수렴이나 일방적인 통지는 충분한 협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셋째,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2항'에서 규정한 부담금 납부의무자에 대한 사전 고지 절차(산출 근거, 감면 요건, 용도 등 구체적인 내용 포함)를 누락하여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하자들이 중대하여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 인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수도법 제71조 제1항, 제2항 및 수도법 시행령 제65조 (상수도원인자부담금)​:

   • 수도사업자는 수도공사 비용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그 수도공사 등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으며, 부담금 산정 기준과 징수 방법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수도법 시행령은 원인자부담금이 '수도시설 신설·증설 비용' 등을 합산한 금액으로 구성되고, 세부 기준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고 규정합니다.
   • 특히 중요한 것은 수도사업자가 부담금을 부과하려면 산정 기준과 납부 방법 등에 대해 '미리 협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이 사전 협의가 부담금의 이중 부과 여부 확인 및 절차의 공정성,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절차라고 강조했습니다.
   • 법원은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가 '기속행위'(법에 따라 반드시 해야 하는 행위)가 아닌 '재량행위'(일정한 범위 내에서 행정기관의 판단 여지가 있는 행위)이며, 조례에 정해진 금액은 '정액'이 아니라 '상한'으로 해석되어야 하므로 사업 시행자가 이미 부담한 비용을 공제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2.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1항, 제2항 (이중부과 금지 및 사전 고지 의무)​:

   • 제1항 (이중부과 금지)​: 부담금은 설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도록 부과되어야 하며, 동일한 사유에 대해 이중으로 부과되어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원고가 이미 수도시설 설치비용을 부담했음에도 이를 공제하지 않고 부담금을 부과한 것은 이중 부과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제2항 (사전 고지 의무)​: 부담금을 부과할 때는 납부의무자에게 부담금의 법적 근거, 납부 금액, 산출 근거, 납부 방법, 감면 요건 및 방법, 용도, 의견 제출 가능성 및 기한 등을 미리 알려야 합니다. 법원은 피고가 산출 근거, 감면 요건, 용도 등 구체적인 내용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3. 도시개발법 제54조, 제55조 제1항 제1호 및 제2항 (공공시설 설치 및 비용 부담)​:

   • 도시개발사업에 필요한 비용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사업 시행자가 부담합니다(제54조).
   • 도시개발구역의 상하수도관로와 연결되지 않고 통과하는 상하수도관로의 설치 의무 및 비용 부담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지만(제55조 제1항 제1호, 제2항), 이에 해당하지 않는 시설은 사업 시행자가 부담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수도시설이 '통과하는 상수도관로'에 해당하지 않아 원고에게 설치 의무가 있다고 보았지만, 이것이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의 이중 부과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4. 지방재정법 제82조 제1항 (소멸시효)​:

   • 금전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권리는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법원은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급수공사 신청이 있은 때'로 보았으며, 이 사건의 경우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법률 및 조례 확인: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관련 법률(예: 수도법, 도시개발법, 부담금관리 기본법)과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여 원인자부담금의 부과 기준, 산정 방법, 공제 조항 등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2. 사전 협의 기록: 수도시설 설치와 관련된 비용 부담 협의가 진행될 경우, 협의 내용, 참석자, 논의 결과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면으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공제 가능성이나 부담금 액수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3. 고지 내용 검토: 행정청으로부터 부담금 부과 고지를 받으면, 고지서에 부담금관리 기본법에서 요구하는 모든 정보(산출 근거, 감면 요건, 용도 등)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정보가 부족하거나 불명확할 경우, 즉시 추가 정보를 요청하고 이에 대한 답변도 서면으로 받아야 합니다.
4. 이중 부담 여부 검토: 사업 시행자가 이미 상당한 비용을 들여 수도시설을 직접 설치했다면, 이후 부과되는 원인자부담금에 그 비용이 중복되어 포함되지 않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이중 부과가 의심될 경우 이의를 제기하고 관련 증빙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5. 소멸시효 기산점: 원인자부담금의 소멸시효는 일반적으로 '급수공사 신청 시점'으로부터 5년이므로, 관련 부과 처분이 이 기한을 넘기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6. 재량행위의 이해: 원인자부담금 부과가 법률상 '재량행위'에 해당한다면, 행정청이 재량권을 적절하게 행사했는지, 즉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판단했는지 여부를 따져볼 수 있습니다. 획일적인 부과는 재량권 일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