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근로자 G 씨가 음식물 폐기물 재활용 사업장에서 폐수저장탱크 내 수중펌프 점검 작업을 하던 중 산소 결핍으로 질식하여 사망했습니다. 이에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은 사업주인 주식회사 D와 그 대표이사 C, 관리이사 E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에게 밀폐공간 작업 시 필요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과 사용자로서의 보호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원고들에게 각각 2억 1천여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공동하여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2021년 5월 23일 밤 11시 10분경, 근로자 G 씨는 주식회사 D의 음식폐기물 재활용 사업장에서 반입호퍼 하부 지하 2층에 설치된 폐수저장탱크 위에서 수중펌프 점검 작업을 했습니다. 이 폐수저장탱크는 음식물 폐기물이 분리된 침출수를 보관하는 밀폐된 장소로, 유기물 분해 과정에서 산소가 다량 소비되어 질식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곳이었습니다. G 씨는 수중펌프 점검 중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다가 의식을 잃고 폐수탱크 내에 쓰러져 사망했습니다. 사고 조사 결과, 피고들(대표이사 C, 관리이사 E, 주식회사 D)은 밀폐공간 작업 시 반드시 필요한 '밀폐공간 작업프로그램'을 수립·시행하지 않았고, 작업 전후 환기,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 측정, 감시인 배치, 안전대·구명밧줄·공기호흡기 또는 송기마스크 등 안전장비 지급, 비상시 구출을 위한 기구 비치 등의 안전·보건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안전 조치 미흡이 망인의 산소 결핍 질식 사망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되어 손해배상 청구가 제기되었습니다.
이 사건 사고가 산소 결핍으로 인한 질식사인지, 사업주와 경영진에게 근로자 안전을 위한 업무상 주의의무 및 사용자로서의 보호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그리고 손해배상액 산정 시 근로자의 과실과 산업재해 유족급여 공제 방식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이 공동하여 원고 A와 B에게 각각 213,601,787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21년 5월 23일부터 2023년 8월 4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며,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망인이 음식폐기물 처리 사업장의 밀폐된 폐수저장탱크에서 수중펌프 점검 작업 중 일시적 산소 결핍에 따른 질식으로 사망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피고 C와 E은 안전관리책임자 및 관리업무 담당자로서 밀폐공간 작업 시 요구되는 '밀폐공간 작업프로그램' 수립·시행, 환기, 산소측정, 공기호흡기 지급, 감시인 배치 등 필수적인 안전·보건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아 사고를 야기한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어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사용자인 피고 주식회사 D 역시 근로자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망인에게도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한 10%의 과실이 인정되어 피고들의 책임은 90%로 제한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첫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입니다. 가해자의 행위가 손해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면, 가해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둘째, 사용자의 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입니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자가 일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신의칙상의 보호의무를 부담합니다. 이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으면 사용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러한 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려면, 사고가 근로자의 업무와 관련성이 있고, 그 사고가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 가능해야 합니다. 예측 가능성은 사고 발생 당시의 상황, 가해자의 능력,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셋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관련 법리입니다. 산재보험법 제80조 제1항 및 제3항은 산업재해로 인한 근로자의 손해를 보전하기 위한 것으로, 재해보상 청구권과 산재보험급여 수급권 외에 사용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도 행사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다만 동일한 사유로 산재보험급여를 받은 경우, 그 급여액 범위 내에서는 사업주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넷째, 산재보험급여의 공제 및 과실상계 방식입니다. 산업재해가 사업주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발생하고 재해 근로자에게도 과실이 경합된 경우, 산재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은 공단이 대위할 수 없으며, 손해배상액은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해야 합니다.
사업장에서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이 필요한 경우, 다음 사항들을 반드시 준수하여 유사한 사고를 예방해야 합니다. 첫째, 밀폐공간 진입 전과 작업 중에는 산소 농도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여 적정 공기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작업 공간의 적절한 환기를 통해 산소 부족이나 유해가스 축적을 방지해야 합니다. 셋째, 밀폐공간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를 감시할 수 있는 감시인을 외부에 배치하여 비상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넷째, 산소 결핍이나 유해가스로 인한 위험이 있는 경우 공기호흡기, 송기마스크, 안전대, 구명밧줄 등 적절한 개인 보호 장비를 지급하고 근로자가 착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다섯째, 비상시 근로자를 신속하게 피난시키거나 구출하기 위한 사다리, 섬유로프 등의 비상기구를 갖추어 두어야 합니다. 여섯째, 이러한 모든 안전 조치를 포함하는 '밀폐공간 작업프로그램'을 사전에 수립하고 철저히 이행해야 합니다.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 발생 시 근로자에게 일부 과실이 있더라도 사업주의 책임이 인정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때 수령한 산업재해 유족급여는 손해배상액 산정 시 공제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