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지연 아동의 정신과질환 보험금 지급 거부 사건

원고는 자녀 C를 피보험자로 하는 실손의료비 특약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피고 보험회사가 자녀 C의 질환인 '지연된 이정표'를 보험 보상에서 제외되는 '정신과질환 및 행동장애'로 판단하여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질환이 정신과질환에 해당하고 보험회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자녀 C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금을 청구한 사람.
• 피고 B단체: 원고 A와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보험회사.
• 소외 C: 원고 A의 자녀이자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1년 6월 21일 자녀 C를 피보험자로 하는 D 보험계약을 피고 B단체와 체결하며 실손의료비 보장특약Ⅱ에 가입했습니다. C는 2013년 1월 2일 뇌염 및 간질 진단을 받았고, 2016년 3월 24일에는 '질병코드 R62.0 지연된 이정표' 진단을 받았습니다. 피고 보험회사는 2016년 10월경까지 C의 치료비를 지급했지만, 2017년 2월 15일부터 C의 질환이 보험 보상에서 제외되는 'F70 경도 정신지체' 또는 'F84 전반적인 발달장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미지급 통원치료비 29,609,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그리고 향후 보험금 채권의 존재 확인을 청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보험자 C의 질환인 '질병코드 R62.0 지연된 이정표'가 실손의료비 특별약관상 보상하지 않는 '정신과질환 및 행동장애'에 해당하는지 여부.
2. 피고 보험회사가 보험계약 체결 시 보상제외 항목에 대한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의 피고에 대한 29,609,000원의 보험금 지급 및 보험금 채권 존재 확인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보험자 C의 질환이 '질병코드 R62.0 지연된 이정표'로 진단되었더라도, F단체에 대한 사실조회 및 의료자문 결과에 따라 이는 실손의료비 특별약관에서 보상하지 않는 '정신과질환 및 행동장애'인 'F70 경도 정신지체' 또는 'F84 전반적인 발달장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보험회사는 원고에게 보상제외 항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였고, 원고가 이를 확인하는 서명까지 하였으므로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보험계약의 설명의무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보험업법 제95조의2 제1항):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계약자에게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내용'이란 보험사고, 보험금, 면책 조항 등 보험계약자의 권리 또는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말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보험금 보상제외 항목이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며, 원고가 확인서에 서명한 사실 등으로 미루어 보험회사가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았습니다. 보험회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한 경우, 보험계약자는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당 약관 조항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게 됩니다.
2. 보험약관의 해석 원칙: 보험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며, 개개 계약자가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우리말로 작성되어야 합니다. 또한 약관 조항이 명백하지 않을 때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합니다(작성자 불이익의 원칙). 그러나 본 판례에서는 '정신과질환 및 행동장애'라는 약관 문언이 명확하고, 피보험자의 질환이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해당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아,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3. 질병분류코드의 의미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질병코드는 의료 기록 및 통계 작성을 위해 사용되는 분류체계입니다. R코드(증상, 징후 등)는 특정 질병이 확진되기 전의 잠정 진단이나 다른 원인이 배제된 후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F코드(정신 및 행동 장애)는 보다 구체적인 진단명을 나타냅니다. 본 판례에서는 R코드 진단이 있었더라도, 의료 자문 및 사실조회 결과에 따라 질병의 본질이 F코드에 해당하는 '정신과질환 및 행동장애'로 판단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참고 사항

1. 보험 가입 시 특별약관의 보상제외 항목을 꼼꼼히 확인하고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정신과질환, 행동장애 등 특정 질병에 대한 보상 여부는 더욱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2. 질병 진단 코드는 의료기관마다 다르게 부여될 수 있으며, 보험금 지급 여부는 진단 코드 자체보다는 실제 질환의 의학적 성격과 보험 약관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의료 자문이나 사실조회 결과가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3. 보험회사의 설명의무 이행 여부는 계약자의 서명, 확인서 등 명확한 증거로 판단됩니다. 중요한 내용은 반드시 서면으로 확인하고 사본을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아동의 발달장애 진단과 관련하여, R코드(증상, 징후, 이상 임상 및 검사 소견)는 최종 진단명이 아닐 수 있으며, 보다 구체적인 F코드(정신 및 행동 장애) 진단이 내려질 경우 보험 약관 해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