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과속 운전자의 전적인 책임이 인정된 사고 판결

K7 승용차 운전자 C이 혈중알콜농도 0.045% 상태에서 제한속도 시속 60km 도로를 132km로 과속 운전하던 중 가속차로에 주차된 마이티 화물차를 들이받아 동승자가 사망하고 두 차량 모두 전손된 사고입니다. K7 승용차 보험사인 원고 A는 화물차 보험사인 피고 B에게 화물차의 과실을 주장하며 구상금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K7 승용차 운전자의 전적인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법원은 주차 차량이 미등과 차폭등을 점등하지 않은 과실이 있었더라도 원고 차량 운전자의 극심한 과속 운전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주차 차량 과실과 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K7 승용차의 자동차종합보험을 계약한 보험사로, 본 사건의 원고이자 반소피고입니다.
• B 주식회사: 마이티 화물차의 자동차종합보험을 계약한 보험사로, 본 사건의 피고이자 반소원고입니다.
• C: K7 승용차 운전자이며, 사고 당시 혈중알콜농도 0.045% 상태로 제한속도의 두 배 이상을 과속 운전했습니다.
• H: K7 승용차 조수석에 탑승했다가 이 사건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 E: 마이티 화물차 운전자로, 택배업을 하며 사고 당일 밤 가속차로에 차량을 주차했습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자동차 사고 후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들 간에 누구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어느 쪽이 상대방에게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를 다투는 상황입니다. K7 승용차 보험사인 A는 주차된 마이티 화물차의 불법 주차 및 등화 미점등 과실을 주장하며 자신들이 지급한 보험금 중 일부를 피고 B에게 청구했습니다. 반면 마이티 화물차 보험사인 B는 사고가 K7 승용차 운전자의 전적인 과실로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이 마이티 운전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에 대해 A에게 구상금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과속 운전으로 인한 충돌 사고에서 주차 차량의 야간 등화 미점등 또는 주정차 방법 위반 과실이 사고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및 이로 인한 구상금 청구의 정당성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 주식회사의 본소 청구(피고 B 주식회사에게 158,716,900원 구상금 지급)를 기각했습니다. 반대로 피고 B 주식회사의 반소 청구(원고 A 주식회사에게 5,200,000원 구상금 지급)는 인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 A 주식회사는 피고 B 주식회사에게 52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17년 2월 26일부터 2018년 2월 27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을 지급해야 합니다. 소송 비용은 본소와 반소 모두 원고 A 주식회사가 부담합니다.

결론

이 사건 사고는 원고 차량 운전자의 혈중알콜농도 0.045% 상태에서의 현저한 과속 운전으로 인한 전적인 과실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따라서 야간에 가속차로에 주차되어 있던 피고 차량이 미등과 차폭등을 점등하지 않은 과실이 있었더라도, 원고 차량 운전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해 이 과실이 사고 발생에 직접적인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상금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의 구상금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상법 제682조(보험자대위)​ 이 조항은 보험자가 보험금을 지급한 경우, 그 지급한 금액 한도 내에서 피보험자나 보험계약자가 제3자(사고 유발자)에게 갖는 권리를 보험사가 대신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입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 모두 상법 제682조에 따라 상대방 보험사에게 구상금을 청구했습니다.
2. 도로교통법 제32조(정차 및 주차의 금지)​ 및 제33조(주차금지)​ 이 사건에서 피고 차량이 주차된 가속차로가 도로교통법상 주정차 금지 구역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해당 가속차로가 법률에서 정한 주정차 금지 구역이나 주차금지 노면표시가 설치된 곳이 아니었다는 점을 확인하여 피고 차량 운전자의 주정차 관련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3. 상당인과관계의 법리 사고 발생의 책임을 따질 때,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뿐만 아니라 그 행위가 결과(사고) 발생에 얼마나 직접적이고 일반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상당인과관계)를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차량 운전자가 야간에 미등과 차폭등을 점등하지 않은 과실은 인정되었으나, 원고 차량 운전자 C의 혈중알콜농도 0.045% 상태에서의 현저한 과속 운전이라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피고 차량이 등화를 점등했더라도 사고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아 등화 미점등 과실과 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운전자의 중대한 과실이 다른 경미한 과실의 인과관계를 단절시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참고 사항

자동차 사고 시 과실 비율은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1. 야간 주차 시에는 주정차 금지 구역이 아니더라도, 다른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위해 미등, 차폭등, 비상등을 점등하거나 안전표지 설치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그러나 본 판결과 같이 다른 운전자의 혈중알콜농도 0.045% 상태에서의 중대한 과속(제한속도 시속 60km 구간을 132km로 운전)과 같은 명백한 과실이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인정될 경우, 주차 차량의 경미한 과실(등화 미점등 등)은 사고와의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되어 전체 책임이 과속 운전자에게 전가될 수 있습니다.
3. 운전자는 항상 제한 속도를 준수하고 안전 운전에 유의해야 하며, 음주 운전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되지 않는 중대한 과실로 사고 발생 시 전적인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