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원고 F는 피고 G공단을 상대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 및 운영규정의 효력을 다투며 미지급 임금 3,902,670원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청구가 이전에 확정된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판단한 후, 원고의 청구 중 일부인 1,113,6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피고가 지급하라고 명령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원고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 및 운영규정에 따라 임금이 부당하게 감액되었다고 주장하며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이 사건 이전에도 동일한 임금 청구에 대한 소송이 진행되어 이미 확정된 판결이 있었는데, 이전 소송에서 원고는 노사합의의 '전부 무효'를 주장했던 반면, 이 사건에서는 '2차 노사합의 및 운영규정 내지 그에 따른 소급삭감'만의 무효를 주장하며 청구액 산정의 근거를 달리했습니다. 피고는 이러한 원고의 청구가 이미 확정된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원고가 제기한 미지급 임금 청구가 이전에 확정된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대법원 확정)의 '기판력(旣判力)'에 저촉되는지 여부였습니다. 특히, 원고가 이전 소송과 달리 임금피크제 도입 노사합의의 '일부' 무효를 주장하며 청구액 산정 근거를 달리한 것이 새로운 청구원인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기존 청구에 대한 단순히 다른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한지가 주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피고 G공단이 원고 F에게 1,113,6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연이자는 2020년 1월 15일부터 2022년 12월 20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됩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 2,789,070원(3,902,670원 - 1,113,600원)은 기각되었고, 소송비용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F의 미지급 임금 청구가 이전 확정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보아 대부분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피고 G공단에게는 미지급 임금 중 1,113,6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는 임금피크제 관련 노사합의 효력 여부에 대한 주장이 '2017년 7월분부터 같은 해 12월분까지의 미지급 임금 청구'라는 하나의 청구에 대한 서로 다른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하며, 새로운 청구원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 판결은 민사소송법상 '기판력(旣判力)'의 법리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기판력이란 확정된 종국판결이 가지는 구속력으로, 일단 판결이 확정되면 동일한 소송물에 대해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즉, 법원이 이미 판단을 내린 사안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이 다시 다툴 수 없도록 하여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제도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이전에 확정된 판결에서 청구했던 '특정기간의 임금 청구'와 이 사건 청구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비록 원고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 및 운영규정의 효력에 대해 이전에는 '전부 무효'를 주장하고 이번에는 '일부 무효'를 주장하며 청구액 산정 근거를 달리했지만, 이는 하나의 임금 청구에 대한 서로 다른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하다고 보아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시 말해, 노사합의의 효력 여부에 대한 주장은 임금 청구권 자체를 새로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존 근로계약에 따라 발생하는 임금 청구권을 감축하는 데 대한 항변에 대한 재항변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임금피크제 등으로 임금 감액을 다툴 때는 청구 기간이 동일한 경우 이전 소송의 확정 판결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동일한 임금 청구에 대해 이전에 이미 소송이 확정되었다면, 단순히 임금 감액의 근거가 되는 노사합의나 운영규정의 '전부 무효'를 주장하느냐 '일부 무효'를 주장하느냐 하는 것은 별개의 청구가 아니라 동일한 청구를 주장하는 다른 방식(공격방어방법)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이미 확정된 판결의 효력(기판력)에 따라 새로운 소송이 허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사한 상황에서 임금을 청구할 계획이라면, 과거 소송 이력을 면밀히 확인하고 청구 전략을 신중하게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