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식대 및 요양급여 가산금 허위 청구 사건

이 사건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병원 입원환자 식대가산금과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편취한 혐의로 기소된 병원 운영자들과 식자재 납품업체 운영자에 대한 항소심 판결입니다. 피고인들은 병원 식당이 직영인 것처럼 속이거나, 영양사 및 조리사가 병원 소속이 아님에도 허위로 가산금을 청구했습니다. 특히 일부 피고인은 비의료인이 병원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을 통해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했고, 간호인력 가산금 부당 수령 및 환자 유인행위도 저질렀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식대가산금 중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과 '직영 가산금'의 지급 요건을 엄격하게 구분하여 판단했으며, 식자재 납품업체 운영자의 공모 여부를 신중하게 심리하여 일부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거나 형량을 감경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외식납품업체 'L'의 운영자로서 여러 병원에 식자재를 납품하고 식당 운영에 일부 관여했습니다.
• 피고인 B: H병원을 운영하며 직영 가산금 및 면허 대여 조리사 가산금을 편취하고 간호인력 가산금을 부당 수령했으며, 환자 유인행위도 저질렀습니다.
• 피고인 C: I병원을 운영하며 직영 가산금을 편취했습니다.
• 피고인 D: J정형외과의원을 운영하며 직영 가산금을 편취했습니다.
• 피고인 E: P병원 및 Q병원을 운영하며 비의료인 개설 병원을 통해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했습니다.
• 피고인 G: P병원 및 Q병원에서 고용된 의사입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피고인들의 사기 범행으로 식대 및 요양급여 가산금 등의 피해를 입은 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입원환자 식사의 질 향상과 환자 부담 경감을 위해 병원이 식당을 '직영'하고 일정 수 이상의 상근 영양사 또는 조리사를 고용할 경우 '식대가산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해왔습니다. 또한 의료기관은 의료법상 자격 요건을 갖춘 의료인 또는 의료법인만이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여러 병원 운영자들이 식자재 납품업체와 계약을 맺고 식당을 운영하면서도, 실제로는 직영이 아니거나 영양사·조리사가 병원 소속이 아닌데도 직영 가산금, 영양사 가산금, 조리사 가산금을 허위로 청구하여 공단으로부터 가산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특히 피고인 E는 비의료인임에도 의사를 고용하여 병원을 개설,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을 통해 요양급여비용 약 31억 원을 편취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피고인 B는 간호인력 확보 수준을 허위로 신고하여 간호인력 가산금을 부당하게 수령하고, 환자들에게 본인부담금을 면제·할인하며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까지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했거나 사기의 고의가 없었으며, 식자재 납품업체 운영자는 사기 범행에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습니다.

핵심 쟁점

1.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는 병원 식대가산금(직영, 영양사, 조리사 가산금)의 지급 요건인 '병원 직영' 및 '병원 소속' 인력의 실질적 판단 기준이 무엇인가?
2. 비의료인이 개설한 이른바 '사무장병원'이 요양급여를 청구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와 이에 따른 요양급여비용 편취의 사기죄 성립 여부는 어떻게 판단되는가?
3. 식자재 납품업체 운영자가 병원 운영자들의 식대가산금 편취 사기 범행에 공모하여 공동정범의 죄책을 지는지 여부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가?
4.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범행의 일부를 실행한 후 공범 관계에서 이탈한 경우에도, 다른 공범자에 의해 나머지 범행이 계속 이루어졌다면 이탈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도 죄책을 부담하는가?
5. 병원 운영자의 간호인력 가산금 편취 및 영리를 목적으로 한 환자 유인행위가 법률에 위반되는가?

법원의 판단

1. 피고인 A: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식대가산금 편취 범행의 공모 혐의에 대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2. 피고인 B: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직영 가산금 편취, 면허 대여에 의한 조리사 가산금 편취, 간호인력 가산금 편취, 의료법 위반(환자 유인행위)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 편취 중 일부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3. 피고인 C: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습니다. 직영 가산금 편취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4. 피고인 D: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직영 가산금 편취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 편취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5. 피고인 E: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비의료인 개설 병원을 통한 요양급여비용 편취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형량을 감경했습니다.
6. 피고인 G: 항소를 기각하여 원심 판결(유죄)을 유지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식대가산금 편취 혐의에 대해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과 '직영 가산금'의 지급 요건을 법령 및 제도 도입 취지에 따라 엄격하게 구분하여 판단했습니다.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은 영양사 등이 병원 소속으로 상근하며 병원의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가 핵심 요건이며, 형식적인 고용계약이나 위탁 운영자의 일부 지휘를 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병원 소속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반면 '직영 가산금'은 병원이 식당을 자기의 계산으로 운영하고 이익과 손실을 직접 부담하는 '순수한 직영' 형태를 요구하며, 식자재 납품업체와 이익 및 손실을 공유하는 방식은 직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비의료인이 개설한 이른바 '사무장병원'은 의료법상 요양급여 청구 자격이 없으므로, 이러한 병원이 청구한 요양급여비용은 전체가 사기 편취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식자재 납품업체 운영자(피고인 A)의 공모 혐의에 대해서는 공동정범 성립 요건인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며 공모 관계의 입증을 엄격하게 요구했습니다. 포괄일죄의 경우, 공범 중 한 명이 범행의 일부 실행 후 이탈했더라도 다른 공범자에 의해 나머지 범행이 계속 이루어졌다면 이탈하지 않은 부분까지 전체 범행에 대한 죄책을 부담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병원 운영자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속여 식대가산금이나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받아낸 행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2.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사기)​: 사기죄로 인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는 등 일반 사기죄보다 가중하여 처벌합니다. 피고인 E의 경우 편취액이 약 29억 원에 달해 이 법이 적용되었습니다.
3. 구 의료법 제27조 제3항, 제88조 (불법 의료기관 개설 및 환자 유인행위)​: 의료인이나 의료법인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으며(사무장병원 금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면제·할인하거나 금품을 제공하며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4.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2항,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5조 제2항, 제8조 제2항: 요양급여의 기준 및 산정에 관한 법적 근거가 됩니다.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식대가산금 등 세부 기준이 정해지며, 이러한 기준을 위반하여 가산금을 청구하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5.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실행할 때 적용되며, 각자 그 죄의 정범이 됩니다.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본질적 기여'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다른 사람의 범행을 인식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상호 이용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6. 직영 가산금 및 영양사·조리사 가산금의 법리: 법원은 '직영 가산금'의 경우 요양기관이 식당을 자기 계산으로 운영하고 이익·손실을 직접 부담하는 '순수한 직영'을 요구하며, 식자재 납품업체와 이익·손실을 공유하는 방식은 직영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은 영양사 등이 요양기관에 형식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했는지가 아니라, 요양기관이 실질적으로 이들을 고용하여 지휘·감독했는지 여부에 따라 '소속' 관계를 판단합니다. 채용 과정, 식단 작성, 식자재 관리, 조리 및 위생 관리, 인건비 부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7. 포괄일죄에서의 책임: 수 개의 행위가 법률상 1개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포괄일죄'의 경우, 공범 관계에 있는 사람이 범행의 일부를 실행한 후 공범 관계에서 이탈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공범자에 의해 나머지 범행이 계속 이루어졌다면 이탈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부담합니다. 단, 이탈은 기능적 행위지배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을 때만 인정됩니다.

참고 사항

1. 병원 식당 운영 형태 명확화: 병원이 식대 가산금을 신청할 경우, '직영' 가산금은 병원이 식당 운영의 이익과 손실을 직접 부담하는 '순수한 직영' 형태여야 합니다. 식자재 납품업체와 이익이나 손실을 공유하는 방식은 직영으로 인정받기 어려우니 계약 및 운영 방식을 투명하고 명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2. 인력 고용 및 지휘 감독의 실질: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금을 받으려면 해당 인력이 단순히 병원 명의로 고용된 것을 넘어, 병원이 실질적으로 이들을 지휘·감독하고 급식 업무 전반에 관여해야 합니다. 외부 업체에 위탁 운영하는 경우에도 이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3. 사무장병원 운영 엄금: 비의료인이 병원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행위는 의료법 위반이며, 이 경우 청구된 모든 요양급여비용은 사기로 간주되어 막대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 운영에 참여하거나 자금을 투자하려는 사람은 의료법상 자격 요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4. 공모 혐의 주의: 식자재 납품업체 등 병원과 협력하는 외부 업체라도 병원의 불법적인 요양급여 청구 사실을 알면서 그 범죄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면 사기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계약 내용뿐 아니라 실제 운영 방식에서도 불법적인 요소가 개입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5. 포괄일죄 책임 범위 인지: 여러 차례에 걸쳐 동일한 유형의 범죄(예: 반복적인 부당 청구)를 저지르는 '포괄일죄'의 경우, 범행의 일부에만 참여했더라도 공범 관계에서 명확히 이탈하지 않았다면 전체 범행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6. 불법적인 환자 유인행위 금지: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면제·할인하거나 금품을 제공하여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는 의료법 위반으로 엄격히 금지됩니다. 건전한 의료 질서를 해치는 행위는 강력한 처벌 대상이 됩니다.
7. 가산금 청구 기준 숙지: 국민건강보험법,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보건복지부 고시 등 관련 법령 및 행정규칙에서 정하는 가산금 청구 요건을 정확히 이해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법령 해석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보다는 공단이나 관련 기관의 유권해석을 따르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