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미성년자에게 저지른 준강간 재판 판결

피고인 A가 술에 취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던 16세 아동·청소년 피해자 E를 간음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원심과 환송 전 항소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대법원에서 증거의 증명력 및 법리 오해를 이유로 파기환송되었습니다. 환송 후 항소심(당심)에서는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하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사실을 인정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지만,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아동·청소년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인물
• 피해자 E (16세, 여성): 피고인 A에 의해 준강간 피해를 당한 아동·청소년
• C: 피해자를 먼저 준강간한 일행 중 한 명
• D: 피고인, C, 피해자 E와 함께 술을 마신 일행 중 한 명

분쟁 상황

2014년 7월 1일 새벽 2시경부터 3시경까지 피고인 A는 일행 C, D, 피해자 E(당시 16세)와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새벽 4시경, 피해자 E는 술에 만취하여 화장실에서 공범 C에게 준강간을 당한 후 알몸으로 쭈그려 앉아있었습니다. 이때 피고인 A가 화장실로 들어왔고, 피해자의 상태를 인지한 상태에서 피해자를 화장실 바닥에 눕혀 간음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성폭행한 혐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해자 E의 진술이 과연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
2. 피고인 A가 피해자 E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간음했는지 여부.
3. 피해자 E가 "괜찮다"고 말한 것이 성행위에 대한 동의 의사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심 법원과 환송 전 당심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증거 판단과 법리 적용에 오류가 있다며 파기환송했습니다. 환송 후 당심은 피해자 E의 진술이 일관되고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술에 만취한 상태였고, 직전에 공범 C에게 준강간을 당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이 화장실에 들어왔을 때 피해자가 옷을 입지 않은 상태였고, 이미 C가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 그리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괜찮냐'고 물어본 후 성행위를 한 것이 정상적인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의 나이, 직업, 전력 없음 등을 고려해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하고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결정했으나, 공개·고지 명령 및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했습니다. 이는 피고인이 술에 취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던 미성년자 피해자를 간음한 중대한 범죄임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의 개인적인 사정과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아청법) 제7조 제4항: 이 법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 일반 형법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내리도록 규정합니다. 특히 형법 제299조에 해당하는 준강간죄를 아동·청소년에게 범했을 경우 가중하여 처벌하게 됩니다. 본 사건에서 피해자가 16세 미성년자였으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어 피고인은 더욱 엄중한 처벌을 받았습니다.
2.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이 조항은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정의합니다. 여기서 '심신상실'은 정신 기능의 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은 심신상실 외의 다른 이유로 인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매우 곤란한 상태를 말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해자는 술에 만취한 상태였고 직전에 다른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한 직후였으므로, 법원은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3.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진술 내용의 합리성, 논리성, 모순 여부, 다른 증거와의 부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또한 증인의 태도나 뉘앙스 등 기록되지 않는 부분까지도 심증 형성에 반영합니다. 피해자 진술이 주요 부분에서 일관된다면 사소한 불일치만으로 신빙성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본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성이 인정되어 유죄의 중요한 증거가 되었습니다.
4.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47조, 제49조 (신상정보 등록 및 공개·고지 명령)​: 성폭력 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될 경우, 가해자는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되어 관할 기관에 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특정 경우에는 신상정보를 공개하거나 고지하는 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가해자의 나이, 직업, 가족관계, 성폭력 전력 유무, 범행 동기, 결과, 공개·고지 명령으로 인한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명령을 면제할 수도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여러 유리한 사정을 고려하여 등록은 하되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피해 사실의 기록: 성범죄 피해를 당했을 경우, 가능한 한 빨리 구체적인 피해 상황, 시간, 장소, 가해자의 행동 등을 상세하게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2. 증거 확보: 당시 상황을 증명할 수 있는 모든 증거(예: 메신저 대화, 목격자 진술, 통화 기록, 병원 진료 기록 등)를 보존하고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성범죄의 경우, 신체적 증거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수 있으므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3. 피해자 진술의 중요성: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은 성범죄 사건에서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사소한 부분에 일관성이 없더라도 주요 내용이 일치한다면 신빙성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기억나는 대로 솔직하게 진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4. "괜찮다"는 말의 의미: 술에 취했거나 심리적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괜찮다"고 말한 것은 실제 동의 의사가 아닐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황에서의 답변은 성관계 동의로 해석되지 않을 수 있음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5. 범죄 신고 시기: 피해 사실을 외면하거나 두려움 때문에 신고를 미루는 경우가 많지만, 나중에라도 피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신고하는 것이 가능하며, 정당한 고소 사유가 있다면 피해자의 용기 있는 행동이 범죄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6. 아동·청소년 성범죄의 가중처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더욱 엄중하게 처벌됩니다. 가해자가 미성년자였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라면 특별법에 따라 가중처벌 대상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