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간 성관계 거부 후 폭행으로 인한 강간미수 및 상해 사건

피고인 A는 2013년부터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 B가 성관계 요구를 거부하자, 폭언과 함께 폭행을 가하며 강간을 시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어깨관절 염좌 및 긴장 상해를 입었으며, 피고인이 흉기를 가지러 간 사이 피해자가 도망쳐 강간은 미수에 그쳤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3년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피해자 B와 연인 관계였던 남성으로, 성관계 요구를 거부한 피해자를 폭행하고 강간을 시도한 가해자입니다.
• 피해자 B: 47세 여성으로, 피고인 A와 연인 관계였으며 성관계 요구를 거부하다 폭행을 당하고 강간 미수 피해를 입은 당사자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19년 9월 28일 새벽 자신의 집에서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 B에게 성관계를 요구했습니다. 피해자가 '여자가 자기가 좋다고 하면 다 해줘야 되냐'며 거부하자, 피고인은 '어떤 놈하고 자고 와서 어떤 놈을 주려고 그러냐', '입술을 안주면 혀를 다 잘라 버린다', '너 죽여버리고 나 죽어버리면 된다' 등의 폭언과 협박을 했습니다. 이와 함께 피해자의 몸 위로 올라가 가슴을 5~6회 비틀고 검지와 중지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성기 윗부분을 3회 정도 긁었으며, 왼쪽 팔을 등 뒤로 꺾고 왼쪽 어깨를 누르는 등 폭행을 가하며 강간을 시도했습니다. 피고인이 '칼 가지러 간다'며 주방으로 간 사이에 피해자는 알몸 상태로 집 밖으로 피신하여 강간은 미수에 그쳤으나,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어깨관절 염좌 및 긴장 상해를 입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입은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어깨관절 염좌 및 긴장'이 형법상 강간상해죄에서 말하는 '상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되, 이 판결 확정일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추가로 3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습니다. 다만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및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여 강간 행위에 수반된 상해가 극히 경미하여 치료가 필요 없는 수준을 넘어 피해자의 건강상태를 나쁘게 변경하고 생활기능에 장애를 초래했다면 강간상해죄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 피해자의 어깨관절 염좌 및 긴장은 단순한 경미한 상처가 아니며 피고인의 폭행 없이 일상생활이나 합의된 성교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다고 보아 피고인의 상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강간상해죄가 성립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성관계를 강요하며 폭행과 협박을 가했으므로 강간죄의 기본 요건이 충족됩니다.
2. 형법 제300조 (미수범): 제297조의 미수범은 처벌합니다. 피고인이 강간을 시도했으나 피해자가 도망쳐 실제 성교까지 이르지 못했으므로 강간 미수죄가 적용됩니다.
3. 형법 제301조 (강간 등 상해·치상): 제297조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강간 미수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어깨관절 염좌 및 긴장 상해를 입혔으므로 강간상해죄가 적용되었습니다.
4. 강간상해죄에서의 '상해'의 의미: 법원은 상해가 극히 경미하여 치료할 필요가 없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만 상해로 보지 않으며,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구체적 상태를 기준으로 건강상태가 나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5도1039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어깨 및 팔의 멍과 긁힌 상처, 그리고 어깨관절 염좌 및 긴장이 2주간의 치료를 필요로 하였으므로 상해로 인정되었습니다.
5. 형법 제53조 (작량감경) 및 제55조 제1항 제3호 (법률상 감경): 법원이 양형에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형을 감경할 수 있는 조항입니다.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며 우발적 범행이고 강간이 미수에 그쳤으며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아주 중하지 않은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되어 감경되었습니다.
6.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일정한 요건 하에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습니다. 위 감경 사유들을 바탕으로 피고인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7.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제4항 (보호관찰 및 수강명령): 성폭력 범죄 유죄 판결 시 재범 방지 및 건전한 사회생활 복귀를 위해 보호관찰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을 명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성적 자기결정권의 중요성: 연인 관계라 할지라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강요하거나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입니다. '싫다'는 명확한 거부 의사는 반드시 존중되어야 합니다.
2. 폭행으로 인한 상해의 범위: 성범죄 상황에서 발생한 상해가 경미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원은 단순히 긁히거나 멍든 상처라도 그 정도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건강상태를 나쁘게 변경한 것으로 판단되면 '상해'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어 자연 치유되는 극히 경미한 상처가 아닌 이상 상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즉시 증거 확보: 폭행이나 상해가 발생했다면 사건 직후 신체 부위 사진을 촬영하고, 병원에 방문하여 진단서를 발급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상해의 정도와 원인을 입증하는 핵심적인 증거가 됩니다.
4. 피해자 보호 조치: 폭력이나 성범죄 위협을 느낀다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처럼 알몸 상태로 도망친 경우라도 생명의 위협을 피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5. 범행 미수에 그치더라도 처벌: 강간 행위가 미수에 그쳤더라도 폭행이나 협박으로 인해 상해가 발생했다면 '강간상해'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강간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폭력으로 피해를 입혔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