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장으로 일한 사람의 근로자 지위 불인정 판결

원고는 피고 회사와 형식적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생산 공정의 일부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원고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피고의 근로자였음을 주장하며 근로자 지위 확인, 퇴직금, 연차수당, 미지급 급여 등 총 24,604,490원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이미 종료된 과거 근로관계에 대한 지위 확인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퇴직금 등의 금전 청구도 모두 기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의 모든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회사와 도급계약을 맺고 열처리 작업 등을 수행하며 근로자임을 주장한 사람입니다.
• 피고 C 주식회사: 와이어로프 및 특수강선 제조 판매업을 영위하며 생산 공정의 일부를 외부 사업자에게 맡기는 소사장제를 운영한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회사는 1992년경부터 '소사장제'를 도입하여 퇴직 근로자 등 사업자등록을 마친 사람들과 생산 공정 중 일부에 대한 도급계약을 맺고 노무를 제공받아 왔습니다. 원고 A는 'E'이라는 소사장 연합체의 일원으로서 2017년 12월부터 2019년 8월경까지 피고의 창원공장에서 열처리 작업 등을 담당했습니다. 원고는 자신이 형식적으로는 도급계약을 맺었으나 실질적으로는 피고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한 근로자라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과 함께 퇴직금 6,424,792원, 연차수당 2,135,760원, 미지급 급여 16,043,938원을 합한 총 24,604,49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가 근로자가 아닌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원고의 청구를 다투었습니다. 앞서 피고의 양산공장 소사장 3인이 제기한 유사 소송(2006가단143212호)에서도 소사장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판결이 확정된 바 있습니다. 또한 원고는 이 소송 제기 전 고용노동부에 퇴직금 미지급 등의 진정을 제기했으나, '혐의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기도 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이미 종료된 과거의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가 법률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있어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2. 형식상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회사와 일한 사람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3. 근로자성이 인정될 경우, 퇴직금, 연차수당, 미지급 급여 등 총 24,604,490원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이 사건 소 중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각하했습니다.
2. 원고의 퇴직금, 연차수당, 미지급 급여 지급을 구하는 나머지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모두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이미 관계가 종료된 과거의 근로자 지위 확인을 구한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여 각하했으며, 실질적으로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만한 사용종속관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퇴직금 등 금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모든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사소송법상 확인의 이익: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나 법률상 지위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입니다. 판례(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39856 판결 등)는 과거의 법률관계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그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일 때만 확인의 이익을 인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이미 2019년 8월경 종료되었으므로, 과거의 근로자 지위 확인을 구하는 것은 현재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청구를 각하했습니다.
2.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판례(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사용종속관계'가 있었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요소들을 고려합니다.
   • 지휘·감독 여부: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 근무시간·장소 구속 여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 독립성 여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적으로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 경제적 위험 부담: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 보수의 성격: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등.
   • 전속성 및 계속성: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 및 그 정도.
   • 사회보장제도 적용 여부: 사회보장제도 관련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소사장들의 업무에 대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했다는 근거 규정이 없었고, E의 소사장들이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적용을 받지 않고 자체 기준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점, 피고가 자재 등을 제공했지만 이는 도급 관계에서도 있을 수 있는 점, 소사장들이 도급대금을 내부 지분율에 따라 분배받았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었던 점 등을 들어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3. 근로기준법 및 퇴직급여법: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근로자에 해당하는 사람에게만 퇴직금, 연차수당, 임금 등의 권리를 인정합니다. 원고가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법률에 따른 금전 청구는 모두 기각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참고 사항

1. 과거 근로관계 확인의 이익: 이미 종료된 과거의 근로관계에 대한 지위 확인 소송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재 본인의 권리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근로자성 판단 기준의 종합적 고려: 계약의 이름이 '도급계약'이라 해도 실질적으로 사용종속관계가 있다면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을 적용하는지,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하는지 여부.
   •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여부.
   • 본인이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을 스스로 소유하거나 다른 사람을 고용하여 업무를 대신하게 하는 등 독립적인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지 여부.
   • 이윤 창출과 손실 발생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지 여부.
   • 받는 돈의 성격이 일 자체에 대한 대가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 회사에 전속되어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지 여부 및 그 정도.
   • 사회보장제도(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에서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3. 소사장제 등 특수고용 형태: 소사장제와 같이 외형상 도급계약을 맺는 경우, 계약서 내용보다는 실제 작업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의 지휘·감독 여부, 독립 사업자로서의 재량권 행사 여부 등이 중요하게 판단됩니다.
4. 노동청 진정과 법원 판단: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여 사실관계를 조사받을 수 있지만, 노동청의 판단이 법원의 판단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본 사례처럼 '혐의없음'으로 종결된 후에도 법원에서 동일한 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5. 증거자료의 중요성: 근로자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실제 사용종속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작업지시서, 출퇴근 기록, 급여 명세서, 복무규정 적용 사례, 회사의 지휘·감독을 입증하는 메시지나 문서 등)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