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택시 기사 최저임금 미달 임금 및 퇴직금 지급 판결

택시 회사들이 최저임금법 개정(택시 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 제외)에 따라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되자,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임금 협정 및 단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택시 기사들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퇴직금(또는 퇴직연금 부담금)의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 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고, 일부 택시 기사들에게 미지급 최저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특정 피고 회사에 대해서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전 1일 8시간 근무 합의가 입증되지 않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분쟁 상황

2007년 최저임금법 개정(2010년 7월 1일 시행)으로 택시 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인 초과운송수입금이 포함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택시 회사들은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에 피고 택시 회사들은 고정급 인상 대신,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통해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은 변함없이 1일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에서 4시간 또는 3시간으로 단축하는 임금 협정 및 단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원고 택시 기사들은 이러한 형식적인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회피하려는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그동안 미달하게 지급된 최저임금과 이를 바탕으로 재산정된 퇴직금(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의 경우 미납 부담금)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택시 회사들이 최저임금법의 강행 규정을 피하기 위해 실제 근무 변화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한 합의가 유효한지 여부. 만약 해당 합의가 무효라면, 최저임금 및 퇴직금을 산정할 때 어떤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어야 하는지. 피고 회사들이 청구 금액에 대해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이나 상계 주장을 할 수 있는지 여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제도 운영 중 미지급 최저임금이 발생한 경우 퇴직금 및 퇴직연금 부담금 산정 방식.

법원의 판단

피고 U 합자회사는 원고 C에게 39,493,291원, 원고 D에게 16,567,892원, 원고 E에게 30,151,706원 및 각 돈에 대한 2019. 9. 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피고 T 주식회사는 원고 G에게 3,690,044원, 원고 Q에게 4,107,838원 및 각 돈에 대한 2019. 10.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원고 A, B, F, G, I, J, K, L, M, N, O, P, Q, R의 피고 S 주식회사에 대한 청구와 원고 C, E의 피고 U 합자회사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 원고 G, Q의 피고 T 주식회사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각 당사자의 승패 비율에 따라 분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제1, 2항은 가집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U 합자회사와 T 주식회사가 최저임금법의 특별 규정(택시 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 제외)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한 합의를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를 잠탈하기 위한 탈법 행위이며, 최저임금법의 입법 취지(고정급을 높여 근로자의 안정된 생활 보장)를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합의가 무효이므로, 최저임금 산정 시에는 기존에 적용되던 소정근로시간(U 합자회사는 2003년 단체협약에 따른 1일 8시간, T 주식회사는 2009년 단체협약에 따른 1일 8시간)이 여전히 유효하게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을 채우지 못했음을 주장하여 임금 지급 의무를 면하려면 사용자가 이를 입증해야 하는데, 피고들이 이 사건에서 이를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미지급 최저임금은 법정 최저시급과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된 최저임금액에서 실제 지급된 임금(비교대상임금)을 공제하여 계산되었습니다. 퇴직금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전 기간에 대해서는 재산정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도입 후 기간에 대해서는 법정 부담금과 실제 납입액의 차액을 기준으로 산정했습니다.

피고들의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주장과 상계 주장은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경영상의 어려움은 강행법규 위반을 정당화할 수 없으며, 단체협약상 무효인 소정근로시간 조항의 경우 무효행위 전환 법리가 적용되지 않고 종전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피고 S 주식회사의 경우, 원고들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전에 1일 8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이 합의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피고 S 주식회사에 대한 원고들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이 사건 특례조항): 일반택시 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하도록 규정한 조항입니다. 이 판결은 해당 조항의 입법 취지가 택시 운전근로자의 고정급 비율을 높여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려는 것이므로, 이를 회피하기 위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소정근로시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합의하여 정한 근로시간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이 합의가 형식에 불과하거나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가 있는 경우 그 효력을 부정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1항, 제2항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 단체협약의 근로조건에 관한 부분은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가집니다. 특정 조항이 무효가 된 경우, 종전 단체협약에 정해진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근로관계 당사자에게 여전히 효력을 미친다고 판단했습니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3항 (최저임금 지급 의무 및 미달 부분의 무효):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근로계약 부분은 무효가 되고, 그 부분은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1항, 제20조 (퇴직금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퇴직금은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되며,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부담금으로 납입해야 합니다. 최저임금 미달로 인해 지급되지 않은 임금은 평균임금 산정 및 퇴직연금 부담금 계산에 영향을 미칩니다.
신의성실의 원칙 (신의칙):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해야 한다는 추상적 규범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강행법규를 위반한 노사 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해 신의칙 적용을 원칙적으로 배제하며,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이 강행법규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예외적인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138조 (무효행위 전환 법리): 무효인 법률행위가 다른 법률행위의 요건을 갖추고 당사자가 그 무효를 알았더라면 다른 법률행위를 의욕했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 유효한 것으로 보는 법리입니다. 법원은 이 법리가 집단적 노사 관계를 규율하는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고 보았으며,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가 된 소정근로시간 조항의 경우 종전의 유효한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참고 사항

강행법규 위반 합의의 무효: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등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강행법규를 회피하거나 잠탈할 목적으로 체결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변경은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실제 근로 형태의 중요성: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상의 소정근로시간이 변경되었더라도, 실제 근로자의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이 변경되지 않고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되었다면, 형식적인 시간 단축 합의는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정근로시간 입증의 책임: 사용자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을 채우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임금 지급 의무를 다투려면, 해당 근로자가 '자기의 사정으로 소정근로시간의 근로를 하지 아니하였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 가능성: 만약 지급받는 임금의 고정급 부분이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면, 근로자는 그 차액에 해당하는 미지급 최저임금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퇴직금 및 퇴직연금 재산정: 미지급된 최저임금이 있다면 이를 포함하여 평균임금이 재산정되고, 이에 따라 퇴직금 또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부담금도 재계산되어 추가 청구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 주장: 회사가 최저임금 미달액 지급으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다는 주장은, 강행법규를 회피하려던 행위로 인해 발생한 결과이므로, 일반적으로 최저임금 청구를 막는 사유로 인정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