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파키스탄 국적의 근로자 A는 주식회사 B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금형 작업 중 손 부상을 입는 산업재해를 당했습니다. 이후 A는 B사와 퇴사 합의를 하면서, '근무 중 발생한 모든 일에 관하여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부제소합의를 체결했습니다. A는 산업재해와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등 총 43,547,060원을 지급받았습니다. 그러나 A는 B사를 상대로 추가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B사는 이미 부제소합의가 있었으므로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A는 합의 당시 B사와 통역인이 부제소합의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기망 또는 착오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합의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합의 과정에서 통역인 D가 통역을 했고, A가 합의서를 제시받아 검토할 시간이 있었으며, 치료 종결 후에 합의가 이루어졌고, 산재 보상금 수령과 더불어 본국 귀국 위험이 제거되는 등 A에게도 이득이 있었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A의 기망 또는 착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법원은 부제소합의가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A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파키스탄인 근로자 A는 2017년 11월 금속가공 제조업체인 주식회사 B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18년 8월 20일 금형 작업 중 손이 금형에 들어가 우측 제2수지 압착손상, 손가락 중지골 및 원위지골의 골절상 등을 입는 산업재해를 당했습니다. 이후 A는 2019년 10월 14일 B사와 퇴사 합의를 하면서, '쌍방 합의하에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고, 원고는 피고에게 피고 회사에서 근무 중 발생한 모든 일에 관하여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에 합의했습니다. A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8,688,880원, 휴업급여 23,709,920원, 장해급여 11,148,260원, 합계 43,547,060원을 지급받았습니다. 그러나 A는 B사를 상대로 추가적인 손해배상금 34,207,346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B사는 이미 합의를 통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으므로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A는 합의 당시 피고와 통역인이 부제소합의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기망 또는 착오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합의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원고와 피고 간에 체결된 '근무 중 발생한 모든 일에 관하여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가 유효한지 여부와, 이 합의에 포함된 부제소합의(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의 효력 인정 여부입니다. 또한 원고가 주장하는 합의 당시 기망 또는 착오가 있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여부도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원고 A가 피고 주식회사 B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산) 청구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또한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 판결은 원고와 피고가 이전에 체결했던 합의가 유효하다는 점을 인정한 결과입니다. 법원은 원고가 합의 당시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거나 속았다고 주장한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통역인이 있었고 원고가 합의서를 검토할 시간이 충분했으며, 합의로 인해 원고에게도 이득(본국 귀국 위험 제거)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합의가 정당하게 이루어졌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합의에 따라 원고가 소송을 제기할 수 없으므로, 소송 자체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종결하는 '각하' 결정을 내렸습니다.
부제소합의란 특정 분쟁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당사자 간의 합의를 말합니다. 이러한 합의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며, 합의가 유효하게 성립되었다면 그 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소송은 법원에서 '각하'됩니다. 즉, 법원이 소송의 내용을 심리하지 않고 소송 자체를 종결시킵니다. 민법 제109조(착오로 인한 의사표시)에 따르면,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사표시를 한 사람)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부제소합의 내용에 착오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통역인이 있었고 원고가 합의서를 검토할 시간이 있었으며, 합의로 인해 원고에게 본국 귀국 위험이 제거되는 이득이 있었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의 착오가 합의를 취소할 만큼 중요하거나 피고가 기망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따르면,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부제소합의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자신을 기망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단순히 설명을 충분히 듣지 못했다는 주장만으로는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등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업주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과는 별개의 보상 체계입니다. 회사와의 합의는 이러한 산재보험 외에 추가적인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일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어떤 종류의 합의서든 서명하기 전에는 반드시 모든 내용을 꼼꼼히 읽고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와 같은 문구는 향후 소송 제기 권한을 포기하는 중요한 내용이므로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언어 장벽이 있는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반드시 신뢰할 수 있고 공신력 있는 통역인을 통해 합의서 내용을 완벽히 이해해야 합니다. 단순히 통역이 제공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불리한 합의 내용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상금(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등)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지급하는 것이며, 이것과 별개로 회사와의 합의는 추가적인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합의 시에는 산재 보상금 외에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위자료 등)까지 포기하는 것인지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일단 합의서에 서명하면 나중에 '내용을 몰랐다' 또는 '속았다'고 주장하며 합의를 취소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법원은 합의 당시 상황, 통역 여부, 검토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망이나 착오 여부를 판단합니다. 합의서를 제시받았을 때, 즉시 서명하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내용을 검토하거나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