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재생업체의 부적정 폐기물 처리 조치명령 취소 소송

종합재활용업체인 주식회사 A는 흡수합병한 주식회사 E의 사업장으로 특정 물질을 운반하여 보관하던 중, 울주군수로부터 폐기물관리법 위반에 따른 조치명령을 받았습니다. 주식회사 A는 해당 물질이 폐기물이 아닌 재활용 공정을 거친 아크릴 수지의 원재료(PMMA)이며 이미 모두 판매했다고 주장하며 조치명령의 무효 확인을 구했으나, 법원은 해당 물질이 폐기물로서의 속성을 잃지 않은 상태였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폐기물의 정의와 재활용 과정 중 원료로 전환되는 시점에 대한 법적 판단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 폐기물 재생 이용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폐기물 무단 투기 의심에 따른 행정처분(조치명령)의 취소를 구한 당사자입니다.
• 울주군수 (피고): 주식회사 A에 폐기물관리법 위반을 이유로 조치명령을 내린 행정기관의 장입니다.
• 주식회사 E: 주식회사 A가 2020년 7월 7일 흡수합병한 폐기물 재생 이용업 회사로, 사건의 핵심이 되는 물질이 운반되어 보관된 사업장(이 사건 사업장)의 이전 운영 주체입니다.
• F: 주식회사 E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인물로, 2019년 5월경부터 2019년 9월 3일까지 공정오니 등 폐기물을 이 사건 사업장으로 운반하여 야적 보관하고 침출수를 유출시키는 등의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 형사판결을 받았습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종합재활용업 허가를 받아 사업장 일반폐기물을 처리하고 재활용하는 법인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2020년 7월 7일 주식회사 E를 흡수합병했는데, 이후 울주군수는 '폐기물 무단 투기가 의심된다'는 민원을 접수하여 2020년 8월 25일 현장 확인을 실시했습니다. 현장 확인 결과, 울주군수는 주식회사 A가 E의 사업장으로 폐기물을 운반하였다고 판단하여 2020년 9월 18일 주식회사 A에게 폐기물을 적정하게 처리하고 이행완료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조치명령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명령에 불복하여 해당 물질이 폐기물이 아니며 이미 처리되었다고 주장하며, 조치명령의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E의 실질적 운영자 F은 이미 2021년 10월 19일 공정오니 등 폐기물을 운반 보관하고 침출수를 유출시켜 환경을 오염시킨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식회사 A가 운반하여 보관한 물질(공정오니를 가공하여 추출한 아크릴 수지의 원재료인 PMMA)이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설령 해당 물질이 폐기물이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 당시 해당 물질이 이미 모두 처리되어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식회사 A의 주장이 타당한지 여부입니다. 셋째, 위와 같은 쟁점을 바탕으로 울주군수가 내린 조치명령이 적법한지 또는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 인해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 울주군수가 주식회사 A에 내린 폐기물관리법 위반에 따른 조치명령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결론

재판부는 주식회사 A가 운반하여 보관한 물질이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에 해당하며, 폐기물로서의 속성을 잃고 완제품 생산을 위한 원료물질로 바뀌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울주군수의 조치명령은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고, 주식회사 A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판결과 관련하여 중요한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폐기물관리법 제2조 제1호 (폐기물의 정의): 이 조항은 '폐기물'을 '쓰레기·연소재·오니·폐유·폐산·폐알카리·동물의 사체 등으로서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 이 사건의 적용: 법원은 이 사건 물질이 비록 재활용을 위한 원료에 포함될 수 있는 성분을 가지고 있더라도, 주식회사 A의 사업 활동에 필요하지 않게 되어 허가받지 않은 다른 사업장으로 운반되었고, 최종 판매될 MMA를 생산하기 위한 실질적인 가공단계에 이르지 않은 채 보관된 상태였으므로 폐기물로서의 속성을 잃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단순히 재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폐기물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사회통념상 완제품 생산을 위한 원료 물질로 인정될 정도로 가공과정을 거쳤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2. 폐기물관리법 제48조 (폐기물 처리 등의 조치명령): 이 조항은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이 폐기물처리업자 등이 폐기물을 적정하게 처분·재활용 또는 보관할 수 있는 장소 외로 운반하는 등 법을 위반한 경우, 폐기물 처리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이 사건의 적용: 법원은 이 사건 물질이 폐기물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주식회사 A가 허가받은 처리·재활용 시설이 아닌 다른 장소(E의 사업장)로 이를 운반하여 보관한 행위가 폐기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울주군수가 내린 조치명령은 폐기물관리법 제48조에 근거한 적법한 행정처분이라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폐기물 분류의 중요성: 어떤 물질이 사업활동에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경우, 단순히 재활용의 원료로 사용될 계획이 있다고 해도 즉시 폐기물의 속성을 상실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물질이 파쇄, 선별, 풍화, 혼합 및 숙성 등의 가공을 거쳐 객관적으로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활동에 필요한 완제품 생산 원료로 사회통념상 승인될 정도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폐기물이 아닌 원료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는 물질의 약 85%만 PMMA였고, 추가 가공이 필요했기에 폐기물로 판단되었습니다.
2. 재활용 허가 내용 준수: 폐기물 종합재활용업 허가를 받을 때는 처분시설 및 재활용시설의 소재지, 영업대상 폐기물, 재활용 유형 등을 명확히 지정받게 됩니다. 허가받은 내용과 다르게 폐기물을 처리하거나 다른 장소로 운반하는 경우 법규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원고는 허가받은 소재지가 아닌 E의 사업장으로 물질을 운반했습니다.
3. 철저한 처리 및 보관 기록: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과정에 대한 모든 기록(운반, 보관, 가공, 판매 일자 및 방법 등)을 상세하고 정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특히 행정처분을 받은 이후에는 이행 완료 보고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는 등 행정 절차를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 원고는 물질을 처리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행완료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4. 흡수합병 시 이전 회사의 책임 승계: 회사를 흡수합병하는 경우, 합병 전 회사의 폐기물 관련 문제나 법적 책임이 승계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관련 사항들을 미리 점검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합병 대상 회사의 폐기물 처리 현황, 허가 사항, 관련 법규 위반 이력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